소음이 걱정돼
직장에 다닐 때는 그때그때 마늘을 찧어 쓸 여유가 없었다. 으깬 마늘을 잔뜩 얼렸다가 쓰곤 했다.
시어머님이 살아계실 때, 마늘을 곱게 찧어 얼리고 한 번 쓸 만큼씩 네모나게 잘라서 몇 봉지를 주시면 몇 달을 먹곤 했다.
시간이 많아진 지금은 필요할 때마다 대여섯 알 밥그릇만 한 도자기 절구에 찧어서 쓴다.
믹서에 휙 갈아서 써도 되지만 절구에 빻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한다.
마늘을 찧을 때 풍기는 알싸한 향기가 좋고, 음식 하기 직전에 으깨 넣어야 더 풍미가 깊다.
문제는 찧을 때 쿵쿵 소음이 온 아파트에 울린다는 거다. 할 수 없이 칼등으로 누른 후 절구를 손에 들고 절구공이로 찧는다.
그럴 때마다 고향집이 생각난다.
바닥에 놓고 쾅쾅 찧어도 아무에게도 성가심을 주지 않고, 층간 소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볕 좋은 날은 올레 담에 이불을 내어 널고,
마당에 빨래를 말리고
우여팟에서 푸성귀를 뜯어다 먹는 자연의 삶.
편리한 아파트지만 이런 것들은 절대 따라올 수 없다.
친구가 고향에 내려가면
아침 일찍 식사 준비를 하던 엄마가
마늘 찧느라 쿵쿵거리는 소리에 식구들이 깰까 봐
가슴에 안고 마늘을 찧곤 했다던 말이 생각난다.
절구를 손에 들고 마늘을 찧으며 문득 떠오른
엄마 마음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