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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옥수수

집밥이 건강이다

by 김형찬
옥수수_017.jpg 사진 류관희 작가

여름날, 텃밭의 작물들은 정말 하루가 다르게 자랍니다.

전날 점찍어둔 옥수수를 따다가 속껍질 한겹만 남기고 껍질을 벗깁니다.

옥수수 껍질을 벗기고 있으면 손끝의 까슬한 느낌을 타고 이런 저런 기억이 떠오릅니다.


옥수수 하모니카란 노래도 떠오르고

잘 씹지도 않고 양껏 먹었다가 탈이 나서 고생한 기억도 떠오릅니다.

슈타이너의 책을 보고 한밤중에 옥수수를 심는 저를

부모님이 창문으로 보시던 모습은 한 장의 사진처럼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껍질이 쌓여 갈수록 떠오르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껍질 속에 감춰져 있던 옥수수도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겉으로는 멀쩡하고 실해 보였는데 알이 성글고 상한 녀석도 있고

기대를 안했는데 꽉 차고 실한 녀석도 있습니다.

겉모습에 혹했던 지난날의 내가 떠올라 괜히 부끄럽고

나는 또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칠까 생각합니다.


손질한 옥수수를 큰 솥에 끓고 있는 물에 넣습니다.

물과 불 그리고 옥수수 외에는 아무것도 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것을 더한 옥수수보다 정말 맛있습니다.

옥수수는 옥수수 맛으로 먹어야 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의 본질은 좋은 식재료임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올 여름 가기 전에 농민의 옥수수를 직접 받아서 직접 다듬어 삶아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

이제까지 먹었던 맛과는 전혀 다른 옥수수가 품고 있었던 제 맛을 오롯이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옥수수 삶은 법은 여기에 ->

https://youtu.be/1FSOiZcNn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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