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하다보면, 내면의 나와 대화를 자주 하게 된다
나는 달리기 후반부에 오는 그 클라이막스 같은 순간에
뇌가 말랑말랑해지고 웃음이 막 나오는 기분 좋은 상태를 좋아하는데,
자주 느낄수 있는 건 아니다.
최대한 속도가 빨라야 하고,
가슴의 심장박동이 높이 올라가야 하고,
내가 지금 한계를 이겨내고 있다는 느낌이 생겨야 한다.
대부분의 달리기는 잠시 생각에 빠진 사이, 한눈 판 사이,
속도를 떨어뜨려 천천히 달리게 만든다.
여기서 필요한건,
생각이 몸을 지배하게 해야한다는 것.
몸의 이야기에 절대 귀 기울이면 안된다.
오늘은 마음을 먹었다.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겠다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앞만 보고 달렸다
생각하는대로 몸이 따라와야 한다고 계속 몸에게 이야기 했다
지금 이 속도로 가는게 맞다고. 가야한다고 달래면서 달렸다
내 생각이 육체를 완전히 지배한 순간이었다.
그럴때 희열이 느껴지고 자유가 솟아난다
순간, 가오(정신)가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냥 한낱 가오잡는 남자가 하는 가벼운 말이 아니라,
정신력으로 육체의 한계를 넘겨본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었구나.
정신력(생각)이 육체를 지배하는 경험이 축적되어 형성된 자아와
그로 인해 만들어진 자존감은 실로 엄청날 것이다.
나도 가오가 육체를 지배하게 만드리라... ㅎㅎ
내 의지가 육체를 지배한 오늘, 잘 달렸다!
오늘은 6키로. 페이스는 6분 17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