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된 후로 모임을 할 때마다 금액으로 환산하는 버릇이 생겼다. 월요일 오전마다 열리는 1,500만 원짜리 부서장 미팅. 참석하는 부서장과 임원들의 대략적인 시급을 합산하여 얻은 통계이다. 가벼운 농담으로 시작되지만 어느 순간부터 다들 주눅 들고 눈치를 보면서 말을 아끼는 분위기가 오늘도 반복되었다. 2시간 동안 나에게는 총 다섯 번의 발언 기회가 와서 의견을 내놓았지만 누구도 내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 주간에 해야 할 일을 가득 받아온 뒤 자리에 돌아와 팀원들에게 배분하려니 '이것도 우리가 해야 하나요?'라는 볼멘 불만의 표정이 그려진다. 위로부터 배우지 못하고, 아래를 설득시켜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팀장은 월요일 아침마다 퇴사가 마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