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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이 생각 Jul 17. 2020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유분수!

"그동안 뭐하셨어요?.. 책임지세요!"


2015년 화창한 여름, 어느 투자자의 이야기다. 제대로 감정 이입해보자. 



 친척 중에, 부자가 "된" 고모가 있다. 내가 어렸을 적부터 저축한 돈으로 땅을 사셨다. 그런데 그 땅이 많이 올라서, 고모 식구들은 모두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계신다. 그렇다.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프다는 옛 속담이 있듯, "나도 배 좀 아파보자!"라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저축했다. 


결실을 앞두고, 주변 사람들이 경매로 낙찰받으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과감하게 경매를 선택하고, 드. 디. 어  낙찰을 받게 된다. (친척분들! 배 아프지요?)


그. 런. 데. 2016년 비 오는 여름,


 공무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집에 찾아오는 것 아니겠는가? 


나 : "무슨 일이시죠?" 


공무원's : "나님께서 낙찰받은 토지에 폐기물 500톤이 매립되어있네요. 제거 조치하세요."


나 : "제가 매립 안 했는데 왜 그러시죠?"


결국 나는, 폐기물은 본인이 발생시킨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제거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전 소유자가 제거해야 한다.라는 취지의 소송을 건다.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간 실제 사건이다.)


1심 판결 : 낙찰받은 "나"씨에게 땅을 청결 유지를 위해 노력을 명령할 수는 있으나, 그 대상에 폐기물 처리는 포함되지 않아요. 


2심 판결 : "나"씨.. 안타깝지만, 땅을 청결 유지 의무에 폐기물 처리를 위한 노력도 포함됩니다. 처리하세요!


2020년 7월 10일,


대법원 판결 :  2심 판결은 정당합니다. 처리하세요!


정리하면,


나 씨는 땅을 경매받았을 뿐인데, 폐기물을 500톤이나 처리하란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실제 폐기물 사진(해당 사건 X)_1
실제 폐기물 사진(해당 사건 X)_2
실제 폐기물 사진(해당 사건 X)_3


물아일체 편에서 언급했던, 실제 우리 법인에서 매각을 진행한 토지의 폐기물 관련 사진이다.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 씨는 낙찰받았을 뿐인데 도. 대. 체 왜! 나씨에게 폐기물을 처리하라는 것인가?


여. 기. 서. 반. 전.


실제로 나 씨는 2015년 토지를 낙찰받았다. 그런데, 낙찰받기 전 소유자가 있는 상태에서 이미 폐기물이 30톤이 매립되어 있었다. 그 부분을 알고 샀다. 그런데 2016년, 불과 1년 사이에 폐기물이 470톤이나 늘었다. 


"1년 동안 이렇게 폐기물이 늘어났는데, 도대체 어디서 뭐하셨어요?"


법원 판결의 취지는 위의 문장 하나로 정리가 되겠다. 감정이입해보자. 모를 수가 있었겠나?.....


 나 씨가 폐기물을 매립했을 수도 있고, 나 씨는 몰랐는데 정말 억울하게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법원은, 1년 동안 책임 의무를 다하지 않은 나 씨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 판례는 실무에서 아주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언젠간 반드시 겪어야 할 중대한 이슈이다. 다만 우리 중개업의 행태가 선진국에 비해 아직까지 많이 도태되어 있기 때문에, 이 중대한 이슈에 대해서 다뤄주는 중개법인이 거의 없는 것은 부끄러운 현실이다. 


누군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계약 과정에서 토지 폐기물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해야 함을 기억하자. 



20000 


 

https://v.kakao.com/v/20200710060107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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