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영이 생각 Jul 11. 2020

안되는데... 전세가가 오른다.

"6.17, 미워요"

 20번이 넘는 규제책에도 여전히, 서울의 부동산 열기는 식지 않는다. 거래 건수가 줄어들었어도 가치에 의한 거래가 지속되고 있으니까. 그래도 나름대로 젊은 나이에 부동산과 관련된 많은 실전 경험도 했고, 현업을 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예측이 되지 않는 현상은 없었다.


 "서울에 공급이 부족하다"라는 논쟁에 대한 개인적 입장은 굉장히 "역설적"이다. 서울의 물리적 토지 공급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논쟁에 의미가 없다.라는 입장과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서울의 아파트는 너무나도 희소하고 계속 오른다.라는 입장이니까..


 "그래서 언제 사야 돼?"라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듣는데. 사실 답답하다. 나름대로 중개법인을 2개나 운영하고 있으니.. 뭔가 굉장히 명쾌한 대답을 기대하는 눈치인데 내 답변은 "바로 어제"라는 답변밖에 할 수 없으니까... 실제로 요즘은 오늘이 제일 비싸다.


실제 사례를 예로 들어본다.


 마곡 지점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이사에게, 6.17 대책 발표 당일 미모의(?) 여성 고객께 한통의 전화가 왔다. "마곡 OOO 아파트 어떤가요?" 대학 시절, 유독 여성 친구들이 많았던 그는 아주 섬세하게 평소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OOO 아파트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줬는데, 만족스러워했다고 한다. 요즘 상황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여성 고객분은 마지막에 굵은 한마디를 하셨다.


"이제 막차를 타야 할 것 같아요.."


 다만, 코로나 19 때문에 세입자가 거주하는 집은 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다른 층-같은 타입을 보여주기도 한다. 만족하셨고 이틀만 부모님과 상의하고 연락을 주신다고 하셨다. (잠깐 우리 자랑을 좀 하자면, 아무리 급해도 고객 본인의 확신이 없으면 "절대" 당일 매매를 진행하지 않는다.)


이틀이 지났다.


 이 날은 마곡으로 출근했기에, 총괄 이사의 통화를 들을 수 있었는데.."고객님, 5천만 원이 올랐어요..." 고객님은 말씀하셨다. "세상에"


 요즘은 실제로 매물이 워낙 귀하기 때문에, 매물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다.. 그래도 운 좋게 다른 매물이 있어, 이걸 보여드렸고 바로 다음 날 연락을 준다고 하셨다.


하루가 지났다.


 이 날은 마곡으로 출근하지 않았아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고객님, 그날 오후에 팔렸답니다."


 그래서 다른 매물을 찾고 있다.^^

"바로 어제"라는 말이 체감되는가...?


 아무튼,


 이번 이야기는 6.17 규제와 함께, 굉장한 이슈인 임대차 보호 3 법 정책 입법에 대한 부작용이 "주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하는 것이 논점이긴 하다.


2020년 이사철인 4~6월은 전세 매물이 엄청 귀했다. 위와 같은 정책적 리스크 때문에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기에 부담을 느낀 것이 요인중 하나였고, 코로나 19 영향으로 이사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갈아타지 않는 요인도 있을 것이다. 별다른 게 없어서 전세 값이 크게 오르지 않을 줄 알았다. 완전 패착이었다.


매매 시장과 같이 전세 시장도, 전세 매물이 귀한 만큼 가끔 나오는 매물도 최고가를 경신하며 거래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굉장히 심각하다..."라는 것이다.


6.17 규제와 임대차 보호 3 법 정책이 "심각하다"는 의미는 굉장히 복합적이지만 최대한 심플하게 현상과 영향 측면에서 기록해야겠다.


현상


1) 엄청난 양도세 그리고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에 따라 매도자는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환경이다. 그런데 오히려 집주인들이 보유한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계속 올랐다.


2) 임대차 보호 3 법이 입법될 경우, 한번 계약하면 임차인이 스스로 나간다고 하지 않는 이상 9년 동안 임차인을 바꾸지 못한다.


3) 전세로 내놓자니, 임대차 보호 3 법도 이유이고 은행 예금 금리가 너무 저렴하니까 저축 메리트도 없다. 그렇다고 전세금을 활용해 또 다른 투자를 하기엔 그동안의 규제가 너무 촘촘해서 불가능하다.


4) 위와 같이 느끼는 집주인들이 점점 많아질수록 전세 매물은 귀해진다. 아니, 전세를 놓을 이유가 굳이 없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5) 전세금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고, 임대차 기간도 너무 길기 때문에 반전세 혹은 월세로 매물을 내놓는 것이 훨씬 메리트라고 생각하는 집주인들이 증가한다.


영향


1) 실제 시장에서 전세의 반전세화 혹은 월세화 되는 매물들의 출연이 증가한다.

 

2) 은행 대출 금리와 월세(반전세의 월세도 포함) 금액을 비교했을 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에서 월세 시세가 형성되면 이를 받아주는 전세 수요자들이 증가한다.

 

3) 넘쳐나는 유동성장에서 지난 15년간 체득한 "서울 아파트는 오른다"라는 학습 효과는 더해지는 월세 수익과 함께 투자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투자 의지를 불태운다.


정리하면,


전세의 반전세화-월세화 -> 월세와 대출 금리와 비교 -> 월세 선택 수요 증가 -> 투자 메리트 증가 -> 유동성 유입 -> 매매 가격 상승  



 토지-빌딩 매입 매각 위주의 업무를 하고 있지만, 요즘 "아파트는 끝"이라며 항상 이야기하시던, 상업용 투자자분들과도 "아파트 전세의 반전세화-월세화에 대한 투자 메리트"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고 있을 정도니까..


실제로 150억대 자산가와 나눴던 대화의 일부를 기록하면서.... 20000


"임 대표님, 잘 아시겠지만 강남 입지 좋은 10평 남짓 상가를 매입하려면 25억 정도가 필요하죠. 그런데 실제로 받는 월세는 500만 원 남짓입니다. 매매 가격은 오르지도 않고요. 차라리 아크로 OOOO아파트 매입해서 반전세 놓고 기다리면 어차피 아파트는 계속 오르는데, 임대 수익까지 확보되면 이제 아파트가 더 좋은 투자처가 되는 거 아닌지요..?"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61615555435684


https://newsis.com/view/?id=NISX20200708_0001088466&cID=13001&pID=13000


https://newsis.com/view/?id=NISX20200626_0001074370&cID=13001&pID=13000


작가의 이전글 41년 보유, 그리고 물아일체_1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