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첼 Mar 30. 2020

Kuta_발리 여행의 관문

모닝커피 그리고 바리스타

* COVID19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터지기 전에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꾸따의 작은 카페


아침에 일어나서 온 몸에 햇빛을 받는 느낌이 좋다. 날씨가 좋은가보다. 
출근하기 위해 1분 간격으로 맞춰놓은 알람을 끄는 대신 발리의 햇빛과 함께 눈을 떴다. 침대에서 밍기적 거리다가 '아, 커피는 마셔야겠다' 싶어서 모자만 쓰고 나왔다. 너무 일찍 나왔는지 주스 가게도 아직 열기 전이다. 

꾸따의 낮과 밤은 너무 다르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동네다. 공항과도 가깝고 쇼핑몰, 24시 카페, 클럽, 초보자가 서핑할만한 곳 등 편하긴 한데 그만큼 발리만의 느낌이 없달까? 정신없고 그냥 음 서울의 명동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나저나 문득 웃음이 나왔다. 출근도 퇴근도 없다. 무엇보다 지하철을 안타도 된다니요? 

이 시간이면 팀원들이랑 커피타임을 가지면서 주말에 뭐했는지 안부를 물어볼 시간인데.. 아니다, 일단 회사는 생각하지 않는 걸로.


오늘은 구글맵도 안 켰다. 어젯밤에 지나오다 본 카페에 가볼 생각이다. 

구글맵을 보고 갈걸 그랬다. 몇 번 헤매다가 도착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인지 카페가 닫았다.

오늘 나랑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우기라 그런지 땀이 삐질삐질 나는 날씨에 새로운 카페를 찾기도 귀찮았다. 빨리빨리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야 할 것 같았다.

 카페라고는 없을 것 같은 길로 걸어가다 작은 카페를 발견했다. 


Mercato

스페셜티 커피 & 페이스트리


오.... 심지어 가려고 했던 곳보다 좋아 보인다. 북적거리지도 않고 커피를 시키고 멍 때리기에 좋을 것 같다. 

커피맛은 어떨까? 이 전 시리즈에 적기는 했지만 일반적으로 인도네시아의 커피는 바디감이 풍부하고 산도가 낮은 편이라고 한다. 자바 커피, 술라웨시의 또라자(Toraja) 커피, 수마트라의 만델링, 가요, 그리고 루왁커피가 있다. 같은 한국이지만 제주만의 특징이 있는 것처럼 발리는 주요 커피 재배 지역이 낀따마니(Kintamani) 고지대라고 한다. 드립 커피도 마셔보고 싶었는데 실컷 고민하다 보니 당 떨어지는 느낌이다^_^ 

결국은  카라멜라떼 / 아이스라떼를 시켰다.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맞은편 카페에 오토바이가 주르륵 주차되어앴다. 발리에 있는 동안 빨리 한대 뽑아야지 뚜벅이는 역시 힘들다. (결국 뚜벅이인 채로 여행을 마무리했다고 한다..ㅎㅎㅎ)

여행 중에는 평상시 하지 않았을 법한 것들을 한다. 

출근하기 바빠 가장 빠른 길로 가던 모습에서 벗어나 한참을 걸었다.
여행 중에도 보통은 구글맵을 켜고, 목적지를 설정해 따라간다. 그러다 보면 그 장소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주위 배경은 보지 못하고 맞게 가고 있는지에 집착하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긴장하곤 한다. 그래서 오늘은 구글맵도 켜지 않고, 무작정 걸었다. 걷다 보니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이번 발리에서는 먹고 걷고, 먹을 예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녀왔습니다, 발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