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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두두 May 31. 2023

모임을 이끌어가는 힘, 'Why?'

조직의 존재 이유

당신만의 Why를 찾아라!


세계적인 강연가 사이먼 사이넥이 TED 강연과 저서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에서 강조한 말이다. 어떤 조직이든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why(왜)부터 찾고 How(어떻게)와 What(무엇을)을 생각하면 보다 열정적이고 행복하게 임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2> p.28"


공통의 관심사와 주제로 모인 모임 또한 이 "Why?"가 필요하다. 주제와 활동 내용이 명확할 경우 더욱 무엇을 할지(what)만 공유되기 쉽다. 무엇을 하느냐로 홍보해 모집을 했기 때문에, 이전부터 활동 방식이 정해졌기 때문에, 하던대로 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그 무엇만 하면 동아리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더 이상의 진화는 어렵다.


책 읽어주는 학부모 동아리의 'waht(무엇)'은 매주 금요일 아침 15분 동안 각 학급에 들어가 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회원 스스로 책을 선정하고 아이들과 읽고 나오면 된다. 그리고 집에 가면 된다.


그럼 우리의 why(왜)는 무엇일까? 지난해 내가 동아리 대표가 되고 가장 처음 시도한 것이 이것이다. 나는 신학기 첫 활동이 시작되기 전 회원들을 워크숍에 초대했다. 회원의 약 80%가 최근 6개월 내 신규 회원이었다. 자기소개와 워밍업을 충분히 한 후 '우리의 why 찾기' 활동을 했다.


우리는 왜 이 모임을 하는가?

우리는 왜 그 바쁜 아침 시간, 자녀와 함께 학교에 등교하여 책을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는가? 이 학부모 동아리는 학생들에게 또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학교에 어떤 영향을 주기를 소망하는가?


이미지카드를 준비했다. 12명 회원을 4명씩 3개 조로 나누어 각 한 세트씩 배부했다. 그리고 당황한 그들에게 가이드를 주어 생각할 시간을 마련했다.


<이미지카드를 활용한 우리의 why 찾기>

1. 각자 이 활동을 내가 왜 하는지를 생각해 보고, 그와 어울리는 이미지카드를 한 장 고르세요.
2. 각 조 안에서 한 사람씩 내가 고른 카드와 의미를 설명해 주세요.
3. 각 조 안에서 총 4장의 카드 중 합의를 통해 대표 카드 한 장을 선택해 주세요.
4. 각 조가 선택한 한 장의 카드와 의미를 전체와 공유해 주세요.   


이미지카드 활용 (솔라리움)



1조가 협의 후 선택한 한 장은 "노부부가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뒷모습"의 사진이었다. 아이들이 평생 책을 가까이하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2조의 선택은 "한상 가득 차려진 밥상"이었다. 다양한 음식들을 골고루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아이들이 다양한 책들을 골고루 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3조는 "강가 벤치에 앉아 생각하는 듯한 여인"의 사진을 선택했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할 수 있는 단단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토의를 통해 결정한 3장의 이미지카드



우리 아이들이 평생 책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골고루 맛있는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선물합니다


회원들의 마음에서 나온 의미들을 모아 한 문장으로 만들었다. 이 문장이 곧 우리의 활동 비전이 되었고 목적이 되었다. 이 결과물은 거의 매주 우리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주고 있다.


회원들이 활동 초반에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있다. "아이들 반응이 별로더라고요. 책 선정을 잘못한 걸까요?"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서로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다.


"가랑비에 옷 젖듯 한 권 한 권 쌓여서 아이들에게 힘이 될 거예요."

"우리의 활동 목적이 '골고루 맛있는 책'을 읽는 거잖아요. 이런 책도 읽고 저런 책도 읽고 다양하게 맛보는 거죠~"

"꼭 웃기는 것만 재미가 아니라, 의미 있는 것도 재미있을 수 있잖아요. 아이들이 또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이 있을 거예요.'


우리가 함께 생각해 낸 "Why"이기에 그 방법과 결과가 어떻든 또 다음 주를 준비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우리는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들"이 평생 책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골고루 맛있는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선물하는 훌륭한 사람들이다. 자부심을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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