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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블록을 만드는 이유

by 블록군


안녕하세요. 집중 플래너 BLOCK (블록)을 만들고 있는 '김동신' 입니다.


블록 레터는 블록을 만들기 시작할때부터 꼭 할 것중 하나였어요. 단순하게는 제가 블록이란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 블록을 사용하는 방법, 일상에서 집중/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등을 정리해서 매주 보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블록을 잘 사용하시는 블록커님들을 뵙고, 블록이란 브랜드를 가치있게 만들어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첫번째 BLOCK Letter를 작성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습니다. 제 고질병인 '고민고민병' 에 빠져있었어요. 정작 뭣이 중헌지를 모르고(아니죠 알았지만 어렵다고 생각하고 모르는척 한건지도 몰라요).


첫번째 글은 무엇으로 나누면 좋을까 고민만 몇주를 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고민만 하고 한글자도 쓰지 못했다는 거죠. 반성합니다. BTS도 말했는데요. 고민보다 GO! 라고, 그래서 GO! 합니다.


첫번째 블록 레터는 BLOCK의 비전에 대한 생각을 말씀 드려볼까 해요.


그동안 5년간 BLOCK을 만들었습니다. 첫번째는 분기가 아니라 작년 11-12월 2달치 분량이었습니다. 이 당시에 저는 정말 힘든 상황이었는데요. 인생에서 가장 무기력했던 한달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뭐라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든것이 BLOCK 이었습니다.


BLOCK은 제가 만들고 싶던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 하나였고, 지금 여러분과 만나고 있는 플래너가 아니라 원래 아이디어는 '앱' 이었습니다. BLOCK을 시작 하기 전에 저는 비트윈이란 앱의 브랜드 마케터로 약 7년여란 시간을 보냈습니다.


퇴사 후에 저의 작더라도 제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앱 마케팅 경험이 있다보니 당연히 제가 만들고 싶은 브랜드는 '앱' 이었습니다. BLOCK도 아이디어 스케치는 '앱 화면' 이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개발을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개발자분을 구해서 만들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제 자신에 대한 확신도 부족했습니다. 제 자신에 대한 확신도 없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같이 하자고 할 수 있겠어요?


그런 와중에 제가 일명 '자발적 백수'로 8개월 가까이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무산되면서 극심한 무기력증에 빠졌습니다. 정말 한달 가까이 제 자신만 책망하면서 보냈던것 같아요.


그러다 안되겠다,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때 떠올린게 BLOCK 이었습니다.


그런데 개발을 못하니 어떻게 시작하지라고 고민하는데 플래너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더라구요. 플래너라면 인 디자인(Adobe 편집 프로그램)으로 디자인을 하면 되고, 그 정도는 할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MVP (Minimum Viable Product) 였던거죠.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할 생각을 했습니다. 킥스타터를 하고 싶었어요. 시작할 거면 해외부터 해보자는 그냥 패기였죠. 그런데 킥스타터는 한국에서는 할 수가 없더라구요. 또한 판매/배송등의 문제도 상당했어요. 그래서 한국부터 하기로 하고, 텀블벅에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 꿈은 BLOCK이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집중/생산성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었고, 그래서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내용도 모두 영어로 디자인 했습니다. (이건 왜 간단하지만 영어로 써있지 하고 궁금하셨다죠?)


그래서 첫 번째 BLOCK은 2개월만 담은 테스트 버전이었습니다. 9월말에 준비해서, 10월초에 펀딩하다 보니 한 분기(10-12월)를 온전히 담을 수 없었던 거예요. 그런데 지금 보면 사실 플래너의 두께나 무게는 이때 만든 2개월치 분량이 가장 좋긴해요. ㅎㅎ


이 한권을 만들면서 제가 이 플래너 제작하는것을 얼마나 쉽게 생각했는지를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정말 쉽지 않더라구요. 특히 일반 개인인 제가, 수천-수만권을 만드는 공장에 가서 2-300권을 만들려고 하니, 정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또한 그런 경험을 통해서 하나 하나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BLOCK 품질을 높여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매번 아쉬운게 하나씩 생기는게 문제이긴 하지만요. 그래도 계속 잘 체크하면서 품질을 높여가겠습니다.


그래서, 본론 입니다.
저는 왜 BLOCK을 만들까요?


아마 많은 분들께서 이런 생각을 하실것 같아요. 저에게 정말 진심이 담긴 걱정의 메시지를 주신분들도 계세요.


돈은 벌고 계신거죠? 다음 분기도 나오는거죠?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아직 돈은 못 벌어요. 제가 BLOCK으로 회사를 다닐때 월급 정도를 벌려면 한달에 1000권 정도는 판매를 해야 할거예요. 생활비 정도를 번다고 해도 300권정도는 판매를 해야해요. 그런데 지금은 50권 정도 판매를 하고 있거든요. 당연히 ROI 측면에서 보자면 제가 이걸 계속 만드는건 바보 같은 짓이예요. 솔직히 그냥 좋은 회사로 이직하면(물론 그곳에서 받아준다면) 연봉도 높이고, 커리어 향상에도 좋을텐데 왜 이러고 있니. 라고 말씀하시는 주변 분들도 계세요. 모두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이세요. 진심으로 저를 걱정 해주시는 거예요.


당연히 저도 가끔은 걱정이 돼요. 이거 괜한 짓을 하는건 아닐까? 1-2년 더 지나면 날 찾는 회사도 없을텐데 지금이라도 오퍼가 온 회사로 들어갈까? 라는 생각도 가끔 해요. 솔직히.


그런데 조금만 고민하면 언제나 대답은 아니다. 입니다. 왜냐하면 전 BLOCK을 통해서 제가 꿈꾸는 목표의 10%도 아직 못했거든요. 100미터 달리기의 출발 신호가 떨어진지 1초도 안된거예요. 그런데 항상 조급해서 이미 10초는 지났다고 생각하는거죠.


BLOCK을 시작할때부터 저는 스스로에게 다짐한게 있는데요

'플래너를 만드는게 아니야. 브랜드를 만드는 거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플래너를 만든다고 비전을 잡으면, 제 목표는 오직 지금 블록을 많이 팔아서 이익을 남겨야 해요. 그런데 제가 다른 플래너 브랜드와 경쟁해서 더 많이 팔수 있을까요? 스터디 플래너라면 모트모트보다 더 많이 팔수 있을까요? ..........;;;;;;;;


또 그렇게 플래너라고 생각하면 전 그 틀에서 경쟁하고, 그 틀안에서만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거예요.


그런데 제 꿈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 입니다. 부끄럽지만 전 그래서 BLOCK을 만들면서 집중할때는 밥을 안먹어도 행복해요. 제 아내는 그런 저를 보면서 신기해 합니다. 그리고 특히 진심이 담긴 여러분의 메시지 하나하나를 받을때 너무 행복해요. 그 메시지들은 제가 모두 캡쳐해서 가지고 있어요. 브랜드 북을 만들게 된다면 꼭 담고 싶거든요. 물론 그때가 온다면 허락을 받겠습니다.


BLOCK은 이런 제 꿈의 시작 이예요. 그래서 전 절대 포기 하지 않을 거예요. 무엇보다 매번 저보다 저를 걱정해주시고, 또 BLOCK을 잘 활용해주시는 BLOCKER님들 한분 한분의 격려는 수백권을 파는 것보다 저에게는 가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BLOCK을 아는 분들도 정말 적으니까요. 그만큼 아는 분들이 늘어나고, BLOCK의 가치를 느끼는 분들이 늘어난다면, 자연스럽게 더 많이 판매도 되겠죠. 요즘에는 저보다 BLOCKER 님들께서 걱정을 해주셔서 저는 오히려 그 걱정을 안하고 있어요.


지금 당장 한권을 더 판매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BLOCK의 내실을 더 튼튼하게 만들고, BLOCK을 진심으로 아껴주시는 진정한 고객을 한분 더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BLOCK은 단순히 플래너의 이름이 아닌 브랜드 입니다. BLOCK '블록 플래너' 를 중심으로 아래와 같은 생태계(Ecosystem)로 구성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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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CK은 집중 생산성을 바탕으로 '보다 여러분의 집중 성과를 향상시키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그런 과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게 BLOCK과 라인업의 목표 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아이데이션 -> 기획/전략 -> 실행의 단계로 구성 됩니다. 공부를 하던, 서비스를 만들던, 프리젠테이션을 만들던, 어디에도 모두 적용될 거예요. BLOCK 제품 라인업은 이 단계별 성과를 최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도와드릴 거예요. 그렇게 현재 구상이 끝난 라인업만 해도 위의 7개 입니다. Write Now는 이미 BLOCK안에 들어가 있어서 잘 아실거예요. 그리고 이번에는 텀블벅을 통해서 제작을 시작할거예요.


그렇게 Write Now를 시작으로 Canvas, Timeline, Cal. ,Circle, Study, Log를 3분기 안에 런칭하는것이 목표입니다. 거의 2주에 하나씩 끝내는 일정인데요. 그렇게 하면서 제가 BLOCK을 처음 만들때 하고 싶었던 가장 중요한 목표인 '브랜드 북'을 만들거예요. 그러면서 BLOCK과 관련한 영상 강의 프로그램도 시작하려고 해요. 이때 여러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미리 도움 요청 드려요~~)


그리고 이렇게 제가 하기로 한 것을 우직하게 끝까지 해내는 것이 저라는 개인 '김동신'에게 가장 부족한 점이기도 해요. 저는 무엇이든 중간에 끝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리고 항상 나중에 후회를 합니다. 그때 그걸 그냥 끝까지 해봤다면 하고 말이죠.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후회를 남길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것을 제 목표대로 해낼 수만 있다면 분명히 의미있을것이라고 확신해요. 설령 잘 안된다고 해도 말이죠. 아! 하지만 말이죠. 어떤 경우에도 BLOCK을 원하는 분이 한분이라도 계시다면 제 상황이 어떻든 계속 만들거예요. 당연히 저는 계속 사용할거라서 최소한 한명이 이미 있는거죠.


그러니까, BLOCK이 안나오면 어떨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무엇보다 제 꿈은 제 브랜드를 만들고, 나아가 역사에 남을 브랜드를 만드는 거예요. BLOCK은 제 브랜드로, 무엇보다 A-Z까지 모든것을 제 스스로 경험할 수 있는 저에게는 브랜딩을 제대로 부딛히면서 배울 수 있는 최고의 프로젝트 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핵심은 제가 아닌 BLOCK의 팬 분들이세요. 여러분 한분 한분께서 BLOCK의 팬이자, BLOCKER (정말 블록이 잘 커서 여러분들을 블로커라고 명명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로 BLOCK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잘 활용하고, 공유하고, 알려주시게 하는게 가장 중요한 마케팅 입니다.


고객이 최고의 마케터다! 이게 제가 마케팅을 할때 항상 하던 말이었는데요. 물론 그렇게 못해서 외치고 다녔죠. 그렇게 되려면 당연히 제품이 의미가 있고, 매력이 넘쳐야 겠지요. 저는 블록이란 제품을 '볼수록 매력적인 브랜드'로 만들겠습니다. 여러분들도 많이 도와 주실거죠?


첫번째 편지를 쓸때의 목적은 저 BLOCK Ecosystem을 보여드리는 것이었는데, 쓰다보니 제 의식의 흐름대로 작성했네요. 읽으시면서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도 되나?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실텐데, 전 가능하면 최대한 솔직하고 진솔하게 말씀드리고 나누고 싶습니다. 그게 제가 브랜드를 만들면 꼭 하고 싶었던 거예요.


그만큼 BLOCK은 아직 많이 부족하고, 가야할 길이 멀어요. 무엇보다 저의 게으름이 문제 입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BLOCK을 개선하고, 성장시켜야 할 방법을 찾고 있기도 해요. 그렇게 곧 소개할 Canvas, Timeline 같은 아이디어가 나왔으니까요. 그래서 가끔 게으름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잠시 나무에서 떨어져 숲을 볼 수 있는 여유를 주거든요.


여러분들도 너무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잠깐 여유를 갖고 바라 보세요. 너무 성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쉴때는 제대로 쉬고, 집중할 때 제대로 집중하는것! 이게 BLOCK을 통해서 여러분이 얻으셨으면 하는 실질적인 소득 일거예요.


역시나 했는데 글이 두서없이, 제 의식의 흐름대로 써졌네요. 양해 부탁드릴게요. 두번째, 세번째 편지를 드리면서 보다 정비가 되지 않을까요? 아 확답은 못드려요. 하지만 더 집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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