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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레기를쓰자 May 30. 2019

책 감상: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생각의 근육을 위한 PT

이 책을 다 읽고, 다시 (칼럼이 아닌 책의)제목을 보고, '아침'과 '죽음'과 '생각'을 생각해 보았다.
아침은 하루의 시작이다.
죽음은 일생의 끝이다.
그렇다면 아침과 죽음의 만남은 아이러니가 아닐까? 아이러니를 위한 만남 아닐까?
그렇다면, '노년에는 성장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어떨까?
물론 구리지만 이 책의 제목으로 영 써먹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혹은 '결혼전에는 연민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라던지 '추석에는 제정신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어떨까?
뭐, 비슷한 느낌 아닌가 하고 우겨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에서 '생각'은 대체 불가능하다.
따라서 '생각'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한다.

나는 언제 생각할까.
생각이란 건 항상 하는거 아냐? 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침대에서 나와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다시 침대로 들어가는 날도 있었지 싶다.
책을 한 줄도 읽지 않은 날, 이동할 때 계속 팟캐스트만 들은 날, 친구들과 뻔한 얘기만 한 날, 루틴처럼 같은 일만 반복한 날, 등등.
예전에 읽었던 뇌과학 책의 내용을 간신히 떠올려 보면 뇌라는 장기는 무게에 비해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소모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효율을 무엇보다 중시해서 신경전달물질을 항상 이용하는 경로로만 보내려 한다.
그러니까 내 사고가 여러 뉴런들을 자극시키면서 뻗어나가는 것을 생각이라 한다면, 뇌는 가능하면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각에는 의외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왜 생각을 하는 것이 '좋을' 까.
그것은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삶과 죽음의 의미, 옳음의 기준 같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이 살아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 아닐까.
멘토나 힐링같은 단어를 통해 외부로부터 편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닌,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고 그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적어놓는 일은 삶의 복잡하거나 심란한 국면에서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만들고 심란한 감정을 경쾌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내가 적은 대답이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에 자만하지 않고 언제든 내 대답을 업데이트 할 수 있는 유연한 태도를 겸비해야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평소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즉,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저자가 보여주는 그 주요한 트레이닝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질문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OO이란 무엇인가?란 제목의 칼럼이 무려 5개(하나는 인터뷰)가 실려있다.
우리가 흔히 ‘안다’고 생각하는, 혹은 생각해보려고도 하지 않는 무언가에 대해 새삼 주의를 기울여보는 것은 쉽지 않다.
'당연히' 안다고 생각했던 어떤 것에 대해 새삼 질문해 보고 그 대답을 구하려는 노력은 생각의 근육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이 책을 제대로 읽는 방법은 저자가 언급한 주제들에 대해 나만의 질문을 만들고 나만의 대답을 적어보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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