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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밧 Feb 13. 2023

코코다(KOKODA). 세계 최고의 오지 트레일

영국 BBC 선정 죽기 전에 가보야 할 Top10 트레일

하늘과 숲이 맞닿은 능선, 일본군의 포화에 병사들의 죽음이 있었다. 코코다에 징용되었을 한국인의 영혼들을 생각한다. 머나먼 오지 정글에서 사라져간 사람들. 그들의 존재를 찾을 수 있을까? 가슴이 메어온다.     


트레킹의 시작. 코코다 게이트의 트레커들


파푸아뉴기니가 어디쯤이지? 인도네시아 근처인가? 생소한 코코다(KOKODA)의 만남은 낯선 여행지에 대한 설렘보다 걱정이 밀려듭니다. 말라리아, 황열병, 파상풍 접종을 마치고서 실감이 납니다. 프로그램 답사를 위해 오지로 향합니다.      


뉴기니 섬(New Guinea)은 호주 북쪽 태평양에 위치합니다.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섬입니다. 파푸아 뉴기니는 동쪽의 절반 산호섬을 포함합니다. 수도는 포트모리스비(Port Moresby)입니다. 환태평양 화산대의 가장자리 지진과 화산 활동으로 불안정합니다. 정글에서의 모험, 배틀필드(Battlefield)로 유명한 코코다 트레일(KOKODA Trail)이 있습니다.     


2차 대전의 공포가 남아 있는 코코다 트레일(KOKODA Trail)
뉴기니 섬 남, 북을 가르는 오웬 스탠리 산맥(Owen Stanley Range) 96㎞ 종단     



학교가는 길


호주 단체 종주팀



1890년대 요다 금광을 찾아가던 광부들이 이용했던 길입니다. 2차 대전 시 일본과 연합군 전쟁의 격전장이기도 합니다. 1942년 7월 21일 뉴기니 북부 해안에 상륙합니다. 활주로가 있는 코코다 마을을 점령합니다. 험준한 오웬 스탠리 산맥을 넘어 호주 보병단과 마주합니다. 4개월 전투에서 호주군 6,000’ ‘일본군 1만 2,500’ 사장자가 발생합니다. 말라리아, 거머리, 모기가 우글거리는 정글에서 질병으로 인한 병사자가 많았습니다. 호주인들에게는 순례의 의미가 큰 곳입니다.       

 


코코다 전쟁 공포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7~8일 동안 하루 6~7시간 걷는 96km 여정입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된 길입니다. 1,500m 고도차의 봉우리를 매일 넘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경험하는 힘든 코스입니다. 포트모리스비에서 경비행기로 30분을 비행합니다. 트레킹의 시작 코코다 게이트(KOKODA Gate)에는 출발준비로 부산합니다. 몸을 씻기 위해 냇가로 내려갑니다. 꼬멩이들이 옷을 ‘홀라당’ 벗고 이방인에 물을 끼얹으며 장난합니다.       


트레킹 첫날 이수라바(Isirava)마을을 지납니다. 요다 계곡(Yodda Vally)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추모 기념비(Isurava Memorial)가 있습니다. 가장 치열했던 전장입니다. 약 3.5톤의 큰 돌 4개를 호주 멜버른에서 옮겨왔습니다.     


산속의 작의 마을 알로라(Alrola)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입니다. 템플턴(Templetons)에서 부시 캠핑(Bush Camp)을 합니다. 원시의 평화로움을 느낍니다. 진흙 길이 미끄럽고 신발도 엉망입니다. 한낮의 강렬한 열기로 일찍 중단합니다. 원주민 스텝들은 맨발로 다니니 대단합니다.  



이오로바이바(Iorobaiva)마을 일몰


험한 정글을 맨발로 걷는 원주민 가이드



불빛 없는 산중의 밤은 암흑입니다. 모닥불에 두런히 앉아 ‘불멍?’의 재미가 쏠쏠합니다. ‘무아의 순간’을 느끼게 합니다. 피자(Pizza)가 구워지기도 합니다. 오지의 시간은 특별합니다. 전기가 없어도 핸드폰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트레일의 가장 높은 벨라미 산(2,190m)은 평평한 능선입니다. 몇 개의 마을을 지나게 됩니다. 마나리(Manari)는 경비행기 활주로가 있습니다. 정글의 한 가운데서 문명과 소통합니다. 코코다 전쟁 전설을 만납니다. 오보르(Ovuru) 할아버지는 마지막 퍼지 위지 엔젤(Fuzzy Wuzzy Angel : 104세)’입니다. 자랑스럽게 훈장과 군복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합니다. 마을 곳곳에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포탄, 탄피, 녹슨 철모 들입니다. 꿈처럼 지나간 시간을 상상합니다.



'퍼지 위지 천사(Fuzzy Wuzzy Angels)' 코코다 전쟁시 부상당한 병사를 돕고 보급 물품을 산악지형으로 옮기는데 참여한 원주민. 연합군‘승리에 기여한 바가 크다. 호주와의 우정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 퍼지 위지 엔젤. 오보르(Ovoru) 할아버지



협곡의 노을이 아름다운 이오로바이바(Iorobaiva)입니다. 마을의 집들은 주변 판나누스(Pandanus)를 재료로 사용합니다. 지면에서 높이 떨어져 해충과 비를 피하기 위함입니다. 자연의 소리가 요란합니다. 새소리, 물소리, 아침을 깨우는 닭들은 유별납니다. 텐트 주변에 와서 확성기를 틀어댑니다. 일어날 때까지 울어댑니다. 코코다 트레킹 시즌은 5~8월 입니다. 9월부터 우기가 시작되고 계곡의 길이 잠기게 됩니다. 



열대 태평양에서 자생하는 판다누스(Pandanus)
골디리버(Goldie river)를 건너는 대원들


마지막 고비 언덕 임이스트(Imist)입니다. 일본군이 혹독한 정글 환경과 풍토병을 이기지 못하고 후퇴한 곳입니다. 골디리버(Goldie river, 600m)를 따라 가슴에 차는 계곡을 수시로 가로지릅니다. 반대편에서 시작하는 호주 커플을 만납니다. 힘이 드냐고 묻네요. “어떻게 완주를 하려나! 정말 힘든데...” 자연 속에서 마지막 부시 캠핑(Bush campung)입니다.      


코코다 정글에서 가장 큰 에포기(Efogi) 마을 전경


코코다 트랙의 관문 오너스 코너(Ower’s conor)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코코다 정신(Kokoda Spirit)’을 배웁니다.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의 신념입니다. 고립된 전장에서 ‘퍼지 위지 엔젤’이 있었듯 원주민 스텝들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퇴로가 없는 트레일에서 자기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모두가 손을 치켜듭니다. 종주를 축하해주는 소낙비가 힘차게 내립니다. 한국인 최초 코코다 완주’ 파푸아 뉴기니 신문에 인터뷰 기사가 올랐습니다. 여행을 마치고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습니다. 코코다를 생각하면 정글의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세계 최고의 오지 트레일에서 느낀 행복감코코다가 제게 준 선물입니다.     



○ Information

 · 시즌 : 5 ~ 9월(우기 시즌 제외)

 · 입국 : 포트모리스비 (마닐라 경유 에어뉴기니 항공 운항) 

 · 추천 숙소  : 로로아타섬 리조트(Loloata Island Resort

 · 가볼만한 곳 

   국회 박물관, 보마나 국립묘지(Bomana war Cemetery), 보타닉 가든(Batanic Garden)        

   

글. 사진 김진홍(오지 여행가)

     닉네임 파르밧(Parbat) : 산스크리트어로 ‘산’을 의미    






Photo


트레킹의 시작, 이수라바 마을


호주 병사를 돕고 있는 원주민 동상


산비탈에 형성된 아오라 마을


코코다 전쟁의 흔적


열대 우림을 걷는 대원들


길이 없는 곳에서 협곡을 따라 걷는다


호주 단체 종주팀


구름긴 정글 운해


힘든 순간에도 긍정의 힘이 넘친다


평화로운 산골 마을 에포기(Efogi)


마을 움막을 이용하면 호텔이 부럽지 않다


파푸아뉴기니 휴양지. 롤로아타 리조트(Loloata resort)


미스 파푸아 선발대회


미스 파푸아 선발대회, 화려하게 전통 장식을 하고 춤 경연도 진행된다


보나마 국립묘지(Bomana War Cenetery) 코코다에서 전사한 호주군 국립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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