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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밧 Feb 16. 2023

Ep01 여행순례자 피레네를 넘다

[파르밧 산티아고 안내서 ㅣ 생장 ~ 론세스바예스]

775.5km 

Santiago de compostela 


생장(프랑스) - 론세스바예스(나바라) 25km





길 위의 여행은 특별하다. 블록버스트 영화의 배경이다. 조명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면 스크린 속으로 빠져든다. 이야기는 예상대로 전개되지 않는다. 위기의 순간을 넘어 클라이막스에 오르며 결말에 이른다. 좋은 영화는 여운인 오래 남는다.


산티아고 프랑스길 800km의 시작이다. 날이 밝기전의 골목은 가로등의 노란 불빛이 남아 있다. 배낭을 멘 순례자들이 같은 방향으로 향한다. 새벽을 여는 발걸음이 일상이 될 것이다. 첫날부터 피레네 산을 넘어야 한다. 산을 경계로 프랑스와 스페인이 나뉜다. 평지가 아닌 산길을 걷고 고도를 1,000m이상 올라야 한다. 날씨의 영향을 받기에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


가장 인기 있는 카미노 프링스 길 

Camino Frances 는 산티아고 순례길 중 가장 유명한 길이다. 이베리아 반도 북부를 가로 지르는 고대 순례 길로 프랑스의 생장(Pied-de-Port)에서 시작해 성스러운 도시 산티아고 콤포스텔라(Santiagod de Compostela)에서 마치게 된다.


황소몰이 축제로 유명한 팔플로나
스페인의 와인산지로 유명한 라 리오하(La Rioja)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웅장한 대성당의 도시 부르고스
거대한 성채의 도시 레온과 폰페라다


산티아고 순례길
예수의 12제자 중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콤포스텔라는 1189년 교황 알렉산터 3세가 3대 성지(예루살렘. 로마. 산티아고)로 선포되었다. 산티아고는 성 야고보를 의미한다. 14세기 이후 종교전쟁. 종교개혁 등 다양한 상황으로 순례에대한 관심이 감소했다.

1987년 파울로 코엘류의 <순례자> 출간 이후 더욱 유명해졌다. 엘리아스 바리나(Elias Valina) 신부의 헌신과 노력때문이기도 하다. 오세이브로의 본당 신부였던 그는 지금의 노란 화살표를 제안해내신 분이다. 유럽 사이의 문화교류와 소통을 위해 순례길을 알리는데 노력했다. 1993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고. 매년 수 많은 순례자들이 찾고 있다. 




순례 인증서를 받기위해 도보 또는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 갈리시아의 사리아에서 100km이상을 걷는다.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최소 200km를 완료해야 한다. 폰페라다에서부터 시작할 경우 일주일 정도소요 된다. 깨끗한 자연과 고풍스런 역사적인 건물들을 보며 중세 도시를 거니는 경험하게 된다. 피레네 산맥과 라 리오하 지방의 포도밭에서 메세타의 광활한 평원과 험준한 산까지... 삶의 한가운데 성찰의 시간이 될 것이다. 




피레네 산맥을 넘는 길은 두 가지 길이 있다. 출발지인 생장의 해발 고도는 170m이다. 시세 언덕길(Ruta de los Puertos de Cize)은 해발 1410m의 레페데르 언덕(Col de Lepoeder)을 넘는다. 여름에는 이 코스를 주로 이용하지만 우천, 겨울 시즌에는 주의해야 한다. 날씨의 변화로 사고가 많이 났던 구간이다. 안전한 순례를 위해 순례자 사무소의 권고를 지켜야한다. 우회도로는 국도를 따라 걷는 발까를로스 루트((Via Valcarlos)이다. 고도에 따른 자연 풍광은 덜하지만 조용한 시골 마을의 여유로움을 만난다. 






순례자 유의 사항

1. 걷기 운동이 부족할 경우 체력적으로 무리가 될 수 있다.
    론세스바예스까지 짐을 보내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2. 완주의 강박관념을 버린다
    순례자들은 누구나 이곳에 오게 된 스토리가 있다. 여행 의지를 존중한다. 서로를 의식하는 경쟁의 길이

    어선 안된다. 여행의 중심을 잃지 않는다. 목표 보다 여행의 목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3. 비상키트와 행동식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위해 음료와 행동식을 챙기도록 한다. 여름이라 해도 저체온증 사고가 발생 할 수 있

    다. 기상이 급변함에 대비 우비와 보온의류를 챙긴다. 피레네를 넘을 때 물을 공급 받을 수 있는 급수

    포인트를 확인해 둔다.(오리손 산장, 정상에서 하산 중 마지막 급수, 롤랑의 샘)


산티아고에서는 모두가 아침형으로 바뀐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걷게 된다. 어슴프레한 분위기의 조요함을 즐긴다. 새벽의 소리에 익숙해진다. 새소리도 크게 들리고 온 몸으로 스치는 바람의 향기도 맡는다. 몸이 먼저 적응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작은 빵가게가 일찍 문을 열었다. 산행 중에 먹을 간식으로 빵과 과일을 구입했다. 종일 배낭을 메고 걸어야 하기에 조금씩 자주 섭취해 주어야 한다. 스스로 걷기 계획을 세운다. 지도를 통해 각 거리마다의 포인트를 확인하고 안전한 도보를 위해 쉼터,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한 대처를 머릿속에 그린다. 앞선 순례자들의 정보도 좋지만 자신만의 페이스와 재확인이 유용할 것이다. 마을을 벗어나는 초입에 이정표가 보인다. 론세스바예스(Roceveauz-Orreaga)까지 24.3km 이다. 프랑스어와 바스크어가 같이 표기되어 있다. 정상 Col de Bentarte까지 계속 오르막이 이어진다. 


7km지점의 오리손 산장을 거쳐 간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목가적인 시골길이다. 풀을 뜯는 소들도 여유롭다. 올라갈수록 산등성이를 감싼 운해가 멋있는 풍광을 자아낸다. 자연을 즐기기위한 최선은 짐을 줄이는 것이다. 몸이 편해야 주위의 관심이 생긴다. 발아래 꽃들과도 한 번 더 마주하고 사진도 찍게 된다. 앞서 가는 순례자가 눈에 들어온다. 짐이 어마어마하다. 힘이 들어 바닥만 바라보고 걷고 있다. 땀을 많이 흘리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산티아고의 초반, 누구나 의욕이 충만할 때이다. 첫 날의 관심 여행자는 리투아니아에서 온 아주머니였다.




올라. 부엔 까미노” (좋은 순례되세요) 산티아고에서 인사이다.


한 달여의 프랑스길 800km를 걸으며 끊임없이(?) 만나게 되었다. 생장에서 피레네를 넘는 순례자들은 대부분 완주를 목표로하는 사람들이다. 산티아고까지 개인차는 있지만 비슷한 도보여정이다. 약속은 하지 않지만 매일 만나게 된다. 열린 마음으로 순례자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녀는 항상 들플 사이의 꽃들을 핸드폰에 담고 있었다. 순례길의 모든 꽃들을 담았을지 모른다. 갈수록 짐은 가벼워 졌고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광장에서도 만났다. 완주의 기쁨으로 서로를 응원했다.




8km 걸을 준비 되셨나요? Albergue Orisson


두 시간여 오르막을 올라 오리손 산장에 도착했다. 운동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Are you ready?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 휴식이 필요하다. 전망 좋은 야외테라스에는 이미 많은 순례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시원한 물을 담을 수 있다. 피레네를 여유 있게 걷고자 하는 경우 사전 에약을 통해 숙박도 가능하다. 생장 시내에 순례자들을 위한 인프라가 잘 되어 있다. 아침 일찍 출발한다면 운행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


You need darkness to sea the stars


산장에 적혀 있는 글귀이다. 진리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어딘가에 숨어 있는 행복을 찾아 마음에 담는 것이 과제 중 하나이다. 맑은 날에는 수분 섭취를 위해 충분한 물을 준비해야한다. 정상까지 오르는 길에는 그늘이 없기에 선크림과 더위에 노출된다.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적다. 통제구간 정보는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16km ㅣ피레네 오아시스. 푸드 트럭(Food Truck)


시원한 콜라 한 잔이 생각 날 즈음, 길 가에 푸드 트럭이 있다. 커피와 도넛, 과일등 간단한 간식들을 판매하고 있다. 화이트 보드에 손수 론세스바예스까지의 루트를 표시해 두었다. 이제부터 산길로 접어들어 오르게 된다. 누구나가 쉬어가야 할 적절한 포인트다. 1km정도 오르막길 이후 5km정도 평지길을 가면 정상에 도착한다. 이후 5km 내리막길 끝에 숙소가 위치한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된다면 선택을 할 수 있다. 택시를 요청하면 이곳까지 픽업을 온다. 론세스바예스까지 40~50유로 비용이 소요된다.


몇 번의 산티아고를 걸으며 다양한 날씨 상황을 경험했다. 모든 사고는 예상치 못하고 한순간에 일어난다. 산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자신이다. 의욕은 넘치는데 나를 통제해 줄 누군가가 없을 때 내 안에서 사고가 일어난다.


#피레네(2018. 4.25일)

아직도 산의 정상 부근에는 눈이 쌓여 있다. 바위 구간은 살얼음이다. 안전상의 이유로 순례자사무소와 지역 구조대에서는 우회도로를 가도록 통제했다. 일부 순례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산을 넘는 나폴레옹 코스를 택했다. 일행 중에도 약속을 무시하고 개별 행동을 했다. 평소의 산행능력을 과신한 탓이다.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지쳐있는 상태에 물도 챙기지 않았다. 급격히 혈당도 떨어진 상태. 다른 순례자들의 도움을 받아 늦은 시간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산길을 따라 오르막길이다.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비상 대피소를 지난다. 비를 많이 맞게 되면 체온이 급격이 떨어진다. 판쵸 우의를 입어도 바람에 날리기 때문에 불편하다. 이럴 때 상하 분리된 우의가 유용하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경계를 넘어선다. 나바라 지역이다. 중세 영웅서사시 “롤랭의 노래” 이야기가 전해오는 롤랑의 샘은 마지막으로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오르막에 체력을 소진했다면 하산길에 힘이 풀리기 마련이다. 돌과 낙엽들의 발디딤과 미끄러지지지 않도록 유의한다. 나무 그늘 아래 호젓한 하산길이 된다.

론세스바예스는 시간을 거스른다. 웅대한 성채는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순례자들은 도착한 순서대로 접수하여 침대를 배정받게 된다. 혹은 웹사이트를 통해 숙박과 저녁식사 예약이 가능하다. 알베르게에 도착한다. 다리의 근육 통증만큼 성취감도 느낀다. 빨간색 조끼를 입은 실버 봉사자분들의 안내를 받는다. 론세스바예스의 만능 해결사, 등대와 같은 분들이다.



스페인 북부 나바라주의 작은 마을, 론세스바예스


778년 롱세보 고개 전투. 샤를마뉴가 이끄는 프랑스군이 무어인에 패배한다. 프랑스 최고의 기사로 알려진 롤랑(샤를마뉴의 조카)도 사망하게 된다. 롤랑의 죽음에 대한 애도는 12세기 서사시 롤랑의 시(Chanson de Roland)로 불려졌다.


813년 성 야고보의 무덤이 발견되었다. 산티아고 순례의 시작이다. 피레네 산을 넘으면 론세스바예스를 거쳐야했다. 1127년 팜플로나 주교는 이바네티 고개 아래 순례자들을 위한 수도원을 설립했다.17세기부터 까미노의 순례 인기가 떨어졌다. 20세기에 새로운 순례의 의미를 찾고 있다. 나바라 주에서 건물과 성당 시설을 리모델링했다. 론세스바예스는 가장 큰 규모의 알베르게로 순례자들을 위한 쾌적한 쉼터를 제공한다.




[정보]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 

웹사이트 예약페이지 내 지정 날짜를 확인하고 예약이 가능하다.
인적사항 및 옵션(인원. 식사)을 정하면 된다. 선착순으로 도착하여 침대 배정을 받을 수 있다. 성수기 시즌 여유가 없을 경우도 있다. 실버 봉사자들께서 
도움을 주신다.

예약 사이트 ㅣ https://alberguederoncesvall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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