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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길동 Dec 01. 2023

12월에도 지구는 돈다

세월이 분다


12월의 느낌은 복합적이다. 한 해의 끝이라는 아쉬움도  있고, 다 끝났다는 홀가분함도 있다. 내년 잘 되겠지라는 기대도 있고,  잘 돼야 할 텐데라는 걱정도 있다. 그래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일과 다음 해를 준비하는 일, 두 가지를 잘하면 12월은 의미 있는 시이 된다. 반면에 한 해 돌아보지 못하고 내년 바라보 못아쉽기만 하고 걱정만 되는 흐름이 될 수 있다. 버릴 것을 안 버리고 새해를 맞는 것은 쓰레기까지 포장해 이사 간 꼴이 된다. 12월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1월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12월을 뜻하는 December는 라틴어로 숫자 10을 의미하는 Decem에서 나온 말이다. 인류가 최초로 만든 달력은 1년을 10달로 구분했. 이후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달이 지구를 12 바퀴 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1년을 12달 구분하는 달력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1월과 2월을 추가하였고 당초 10월은 12월이 됐다.


람들은 때로 세상을 12로 구분한다. 동양에서는 12지(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가 기본이다. 리나라도 갑오경장 이전에는 하루를 12 단위, 자시에서 해시지로 구분했다. 지금은 하루를 오전 12시간과 오후 12시간으로 나눈다. 연필은 12개를 한 다스 포장한다. 10은 2와 5로 나눌 수 있지만, 12는 2, 3, 4, 6으로 나눌 수 있어 편리다.


12월엔 기온이  영하가 되는 날이  춥지만 풍경은 따듯하다. 사람들은 한 해를 보내는 송년회 약속이 많고 TV 방송에서는 한 해를 평가하는 연말 프로그램이 쏟아진다. 거리에는 캐럴이 울려 퍼지고 꼭 붙은 연인들의 배경 음악이 된다. 든 학교는 방학을 하고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뛰쳐나온다. 그렇게 북적이면서 12월은 지나간다.

12월 10일은 전 세계가 최초로 합의한 세계인권선언의 날다. 우리는 제 멋대로 12월을 자유롭게 보내지만 어디누군가는 자유와 평등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12월 22일은 1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이다. 이 무렵이면 저녁 6 시만 돼도 어두워진다. 사실 지구의 북반구는 겨울이지만 남반구는 여름이고 낮이 가장 긴 하지(夏至)이다. 여기에 비 온다고 저기에 비 온다고 생각하는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서는 안 된다. 


12월의 클라이맥스는 25 일,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생일이다. 사람들은 자기 생일인 냥 가족들과 모이고 이웃들과 즐기는 축제 날을 만든다. 람들은 하얀 눈이 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한다. 눈을 치워야 하는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다.


한해의 끝날 12월 31 일은 공식적인 날은 아니지만 오히려 특별한 날이다. 사람들은 어디에선가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경건한(?) 의식을 진행한다.



중요한 것은 지나간 어제도 아니고 다가올 내일도 아니다. 지금 눈 감아 괜찮은 오늘이다. 12월 첫날부터 끝 날까지 오늘을 꽉 채워야겠다. 12월에도 1월에도 지구는 계속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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