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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연 Jan 16. 2023

글쓰기에서 필요한 균형들

취미로서의 작가로 오래가기 위하여

글쓰기를, 정확히는 브런치 작가를 시작하면서 주기적으로 글을 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2022년도 연초에 올해는 60개의 글을 쓰고 싶다고 연초버프를 받아 다짐했지만, 결과는 40개 정도에 그쳤다. 문제는 너무 양에 집착하다 보니 뒤로 갈수록 글에 고민한 흔적이 담기지 않았다는 것. 그저 output을 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나의 시시콜콜함이 담긴 일기정도에 그쳤던 느낌이라 퀄리티 면에서 후반부는 굉장히 아쉬웠다. 2023년의 글쓰기를 위해 작년에 글을 쓰며 필요하다고 느꼈던 두 가지를 적어본다.

2022년의 글들


1. 나의 색깔과 읽는 이의 시선 사이의 균형


자기만족에 그치는 글쓰기 었다면, 굳이 브런치나 블로그 같은 오픈 플랫폼에 내 글을 노출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글솜씨가 부족함에도, 독자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열린 공간에 글을 남기는 건 자의식에 나를 가두지 않기 위함이다. 또한 누가 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다 보면 비문이나 맞춤법도 한 번 더 검수하게 되고, 문장이 장황하지는 않은지 한번 더 읽어보게 된다. 꼭 전문 작가가 아니어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용기도 생긴다. 이렇게 쓴 글이 갑자기 다음메인에 실리고 조회수가 몇 천을 돌파하면 갑자기 신이 나서, 다음 글은 반응이 올 것 같은 글에 집착하게 된다. 읽는 이의 시선으로 마음이 시소처럼 기우는 느낌.. 이런 마음이 과해지면 자칫 내 생각이 아닌 문장도 마치 나의 생각인양 포장하게 될 때가 있었다. 결국, 나의 색깔을 잃지 않는 선에서 다른 사람이 읽고 싶은 글을 쓰는 게 최종적인 목표이다.


아주 가끔 기분 좋던 순간들



2. 더 나은 output을 위한 input의 시간


글이 써지지 않을 때면, 맛있는 글을 만들어낼 재료가 부족한 게 아닌지 돌아보며 input의 시간을 가지자. 평소 내 취향이 아닌 책도 읽어보고, 전시회도 가보고, 새로운 장르의 노래도 들어보고, 오가며 주변을 관찰도 하며 다양한 재료들을 담아보자. 그 재료들이 쌓여 언젠가 이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거고, 그때 가서 새로운 글을 쓰면 된다.  당장 마감일이 있는 전문작가도 아니니까 조급해하지 말자. 내가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의 기억들이 휘발되는 게 아쉬워서, 그리고 생각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오늘의 input - 장 줄리안 전시


확실히 품을 들이고 고심한 글은 뿌듯함이 있다. 적어도 브런치에 만큼은 하나의 주제를 긴 호흡으로, 글의 흐름을 미리 구성하고, 고민의 흔적이 담긴 결과물을 남기고 싶다.


오늘 보고 온 장줄리앙 전시가 인상 깊어서 찾아본 인터뷰 중 굉장히 큰 힘이 되는 한 문장을 읽었다. 글쓰기에도 이런 태도를 적용한다면, 나는 올해 조금 더 즐겁게 글쓰기를지속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줄리안의 인터뷰 내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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