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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연 Dec 10. 2023

고양이로 삶을 배우다, 이수연 신작

고양이 처방전

 이런. 또 신작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이 작가는 왜 이리 열심히 일하나 생각하실 수 있지만, 실은 거의 백수에 가깝습니다. 고작 일 년에 한두 권 쓰는 것인데요. 계속 쓴다는 게 그런 거 아니겠나요. 열심히 하지 않아도 쓰다 보면 턱턱 써버리는. <고양이 처방전>또한 그렇습니다. '참새방앗간'에서 연재 형식으로 쓰던 글이 책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고양이입니다.


 그간 우울을 주제로, 혹은 삶을 주제로 글을 썼다면 <고양이 처방전>에서 주인공은 뭐니뭐니해도 고양이입니다.  고양이란 무릇 사랑이고, 삶이고, 생명이지요. 어두운 삶에서 아무 말 없이 저를 지켜주던 고양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 지나칠 수 없는 고양이. <고양이 처방전>은 고양이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외침일지도 모릅니다.


너무 사랑스럽잖아?!


 서두가 길었네요. 별 관심 없을 책 소개를 하자면 <고양이 처방전>은 단비 출판사에서 나온 딱지책(딱 요만큼의 지식) 시리즈의 001번입니다. 시리즈의 첫 주자가 이수연이 된 셈이지요. 아니, 고양이가 되어버린 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넘어 내가 아닌 무엇을 쓴다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는, 그런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봉사활동 다니는 곳의 고양이 체다


 책에 담지 못한 얘기를 굳이 하자면, 일주일에 한두 번 가는 봉사에서 고양이들과 인사하는 게 제 소소한 낙입니다. 그곳에는 고양이가 아주 많은데, 슈레드는 욕심쟁이라서 츄르를 주면 모두를 제치고 봉지까지 씹어먹지요. 가장 자주 찾아가는 고양이는 체다입니다. 체다는 이름을 부르면 대답하며 튀어나옵니다. 배를 깔고 드러누워버리죠. 가감 없이 온몸에 낙엽을 붙이고 다니는 걸 보면 영락없는 길고양이인데,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고등어와 슈레드


 나를 사랑하라는 지긋지긋한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만드는 고양이. 술에 빠져 살던 시절(지금도 그런 느낌이 있지만) 괴로움에 몸부림칠 때도 고양이는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1도 정도 높은 체온으로 따듯하게 곁을 지켰습니다. 그게 세상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 만드는 힘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때 제 곁에 있어준 고양이에게 한 마디를 할 수 있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너희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정도로 사랑한다고. 비록 고양이의 말로 그 말을 전하기 어렵지만, 눈에서, 행동에서, 시간에서 사랑을 느낍니다. 아무래도 고양이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건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은 즉슨, 사랑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요.



 끝으로 지루한 홍보를 합니다. 이 구구절절한 글들은 모두 <고양이 처방전>을 소개하기 위한 독백 같은 것이겠죠. 많은 분들에게 닿길 바라는 마음은 작가로서 어쩔 수 없습니다. 알량한 책 홍보라고 생각해 버린다면 어쩔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이 걸렸다면 한번 즈음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을 모르던 사람이, 사랑을 어떻게 배워나갔는지. 깨발랄한 고양이와의 일상 또한 묘미겠지요.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478018


 마지막으로 또 하나의 홍보를 하자면 북토크를 합니다. 강연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는데 무려 20분간 짧은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강연이 하기 싫어서 강연 몸값이 꽤 비싼 저인데, 무료로 신청해서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사실 빈자리가 너무 많으면 쓸쓸하니까, 좀 덜 쓸쓸하게 얘기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포부가 많은 성향은 아니라서요. 기어코 오신다면 저희는 기어코 만나고 말겠죠.



북토크는 아래 링크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30명 한정 북토크입니다.


https://www.splib.or.kr/intro/menu/10052/program/30014/eventDetail.do?currentPageNo=1&searchCondition=title&searchKeyword=%EC%9D%B4%EC%88%98%EC%97%B0&eventIdx=561107&educationTypeCd=&eventStatusCd=&ev


 이토록 보도자료에 없는 얘기만 하는 책 홍보라니. 이래서 제가 안 되나 봅니다(웃음). 뭐 어떻습니까. 사는대로 사는거지. 그럼에도 기어코 저와 제 책을 만난다면 반갑게 인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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