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이름 Nov 20. 2018

준비 라인에 서기

'Call me by your name' 여행기 0  - Epiloge 

 아침해가 어스름이 뜨기 전 새벽 런던의 옥스퍼드 거리에 있는 호스텔에서 나왔다. 드디어 이번 여행의 큰 목적이었던 영화 '콜미 바이 유어 네임'의 촬영 장소인 이탈리아 북부로 가는 날이었다. 


 원래 이 여행의 시작은 미국에 있는 고모집으로 조부모님을 모시고 같이 가는 일정이었다. 3년 전에 똑같이 모시고 간 적이 있어서 익숙했지만 그때처럼 한 달 이상을 미국의 소도시에서만 보낸다는 것은 나에게 아주 많이 무료한 일이었다. (차가 없으면 혼자 다니지 못한다.) 사촌동생도 학교를 다니느라 바쁘니 고모의 휴가가 올 때까지 혼자 유럽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약 두 달 전부터 만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이번 여행. 물론 영화 촬영지에 다녀온 사람은 많았지만,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엘리오와 올리버가 자유롭게 뛰어놀며 오르던 폭포와 산은 예외였다. 아직 한국인이 다녀온 흔적이 없었으니까. 처음으로 혼자, 온전히 혼가 가는 유럽여행이기 이전에 관광지가 아닌 영어도 통하지 않는 이탈리아 소도시로 떠난다는 긴장감과 기대감에 여행 전날 위가 아파 잘 먹지 못할 정도로 내 몸과 마음은 상기되어 있었다.


 2018년 6월 9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조금 떨어진 소도시, '크레마'에서부터 여행이 시작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And I'll call you by mine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