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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름 Oct 25. 2018

And I'll call you by mine 4

영화 'Call me by your name'에 대한 감상

"I love this, Oliver"
"Us, you mean?"

 2018년 5월 31일


1. 졸업 후 터덜터덜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날 보러 간 영화. 콜미바이유어네임. 여전히 내게 큰 의미이고 사랑인 영화. 그리고 드디어 곧 크레마와 시르미오네, 베르가모로 떠난다. 영화에서 봤던 그대로였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해치지 않을 테니. 내 작은 바람이자 이번 여행의 목표이다. 있는 그대로 가만히 바라보다가 올 것이다.


2. 같은 영화를 같은 시기에 여러 번 보다 보면, 러닝타임이 굉장히 빠르게 지나감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이 영화가 하나의 덩어리(?)로 느껴진다. 말하자면, 영화의 모든 장면과 이야기를 담은 사진 한 장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3. 처음 몇 번 봤을 때는 인터뷰에서 알게 된 편집된 장면들을 궁금해하거나, 원작 소설에 나오는 올리버가 “내가 그렇게 좋아, 엘리오?”라고 묻는 장면이 빠진 걸 아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게 하나의 덩어리, 한 장의 사진이 된 이후에는 마음을 바꾸었다. 완성된 영화를 빠짐없이 받아들이기도 벅차니까.


4. 이 영화를 봤다면 원작도 꼭 읽어야 한다! 다 읽고 마지막 챕터만 남겨두었다. 되도록 나중에 읽어야지. 


5. 최근 찍은 것 중에 마음에 드는 사진과 소설에서 제일 좋아하는 문장. 엽서로 만들었다.


6.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꿈의 의미가 그저 평안히 다가왔으면 좋겠다. 무겁지 않게,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그러면 좋겠다. 어떤 강연에서 신해철이 그랬다. 인생은 보너스 게임이라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 그저 행복해지기 위한 게임이라고. 인생의 목적은 태어나기 위한 것이었고, 우리는 다 해냈기 때문에 신은 나머지 보너스 게임에서 그저 우리가 행복하길 바라는 것이라고. 이왕 하게 된 보너스 게임인데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다.


7. 콜미바이유어네임이 대부분 종영되었다. 엘리벨리가 여름과 함께 다시 짠하고 돌아오길 기다려야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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