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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를보다 Apr 29. 2023

2023.04.29.

일을 하며 뿌듯함이나 성취감 따위는 느낄 수 없어 밋밋하지만 그럭저럭 무난한 하루들을 모아가고 있다. 내가 죽어 없어질 때에 내가 여기에 머물렀다는 흔적 같은 거창한 것을 남길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확실해지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남부끄럽지 않은, 나름의 소소함으로 풍족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자부한다.


내가 요즘 보내고 있는 하루하루의 삶은 꽤나 만족스럽기도 하다. 매일 아침 일어나 나가야 할 곳이 있고, 돈이 없어 굶지 않을 만큼의 월급과 언제나

나를 지지해 주시는 건강한 부모님이 계시고, 세 들어 살고 있긴 하지만 나의 노곤한 몸을 뉘어 따뜻하고 포근한 잠을 잘 수 있는 좁지만 안락한 집이 있으니까.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을 친구들이 있고 독서와 음악을 즐길 줄도 안다. 이렇듯 제 삶은 나름 그럭저럭 만족스럽다.


내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게 전부라면?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온 세상이 깜깜해지고 나는 가파른 절벽의 벼랑 끝으로 몰리는 듯한 기분을 느끼곤 한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좋을까?

 내가 이 세상에 머무는 마지막 날, 눈을 감는 그 마지막 순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재미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으려면 말이다.


 이 글이 어떤 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 재미나고도 별난, 거칠고 가파르게 흘러가는 듯하지만 따뜻한 쉼표가 곳곳에 놓여있는  알록달록 지구별에 살아가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정답 비슷한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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