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산문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경선 Oct 27. 2024

[에세이] 주말

2024.10.27. 산문

평화로운 주말, 요즘은 평일과 주말의 차이가 없다고 해도, 주말은 좋다. 주말만의 분위기가 좋아. 거리의 사람들, 행복 바이브, 너울대는 사랑. 그렇지만 또 너무 사람이 많은 건 힘들어서. 이번 주말은 조금 기가 빨리는 것 같아, 좋은 의미에서 이긴 하지만 말야. ​

어젠 독립서점에서의 모임에 참여. 오늘은 현대미술관 관람 후 카페. 어디에나 사람이 많았다. 최애 독립서점에서 모임이 있어, 참여해봤다. 10명 정도를 모집했는데, 전원 참석. 주제는 없다. ‘아무것도 아닌 모임’이었어. 그게 특이해서 궁금해서 가보았다. 남자는 둘. 간단한 자기소개 이후, 바로 게임이 시작됐다. 마피아, 손병호 게임 등 정말 오랜만의 게임이었어. 즐거웠다. 한 시간 정도 ㅎㅎ 총 3시간의 모임이었는데, 한 시간만에 지쳐버렸어. 대부분 20대였고, 그 밝은 에너지가 좋았는데 굉장히 힘들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세대통합. 두 시간은 집에 가고 싶단 생각으로.. 버티고 버텼다. 그래도 할 건 다 했어. 24 친구가 내게 고민이 무엇이냐 물었을 땐, 정말 당황했다. 어떻게 답을 해야 하나, 고민이 있다고 하는 게 맞나. 나이와 관계 없이 그 생각의 깊이는 물론 다르겠다만, 잘 모르는 20대 초반 아이들에게 말야. 대충 얼버무렸어, 다 그랬던 것 같다. 아무튼 그래도 어느 정도 재미있었던, 신선했던 경험. 책방지기님이 게임들을 정말 잘 이끌어 주셔서, 놀랬다. 진행능력이 엄청났어. 배우고 싶다. 이 시간을 통해서 또 변화해야 할 것과 나아가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무엇 하나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그걸로 됐다.

오늘은 현대미술관을. 오랜만에 삼청동을 걷다, 미술관에 갔다. 사람이 너무 많았어. 삼청동에 이렇게 사람이 많다니, 역대급이야. 미술관에도 전보다 사람이 많았다. 그래도 전시관 내부는 괜찮아서, 천천히 즐겁게 잘 관람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낯선 표현들을 접했고, 아주 생경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 하나 배웠어. 전시 관람 후 좋아하는 카페에 왔어. 아, 이게 왠일인지, 사람이 꽉 차있다. 이런 적은 없는데, 인기가 많아진 건 사장님에겐 좋은 일이지만, 단골들에겐 슬픈 일이다. 재즈가 흐르던 고즈넉한 공간이, 시끌벅적해졌다. 딱히 소리가 큰 분은 없지만, 소리들이 모여서 벅적벅적해졌어. 창가쪽에 앉아서 창밖을 본다. 늘어선 화분들을 바라보고. 글을 쓰고, 책을 보고.

그나저나 핸드폰 충전을 해야 하는데 배터리가 곧 나갈 것만 같다. 오늘 저녁은 맛있는 걸 먹어야지. 고기로. 밖에 나오면 매 순간이 돈이야. 그래도 나오고 싶은 걸 어떡해.

잘 살아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자. 모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