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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Nov 15. 2019

서른의 가치

서른 랩소디

‘서른의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내가 하는 일에 나는 어떤 가치를 두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제는 왕복 다섯 시간 직접 운전을 하고,

두 시간씩 두 번 강연을 했다. 강연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목소리가 잠겨 나오지 않았다.

체력이 모두 소진된 기분이 들었다.


지난 몇 주간 약간은 걱정되는 마음으로 이 날을 기다려 왔다. 힘든 날이 될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몸이 힘든 것보다 마음이 힘들었다.

‘이걸 좀 더 쉽게 설명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 부분 자료를 더 준비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나의 부족한 점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자괴감에 빠지려는 순간, 나는 자기 합리화를 하기 시작했다.

‘에이 뭐, 이 정도면 충분하지.’

‘원래 두 시간 강연을 누가 꽉 채워서 하나’

‘강연료도 다른 곳보다 훨씬 낮았는데 뭘.’

강연료에 생각이 미치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어떤 강연은 시간도 덜 걸리고, 체력도 덜 쓰면서 많은 강연료를 받을 수 있다.

어떤 강연은 시간도, 체력도 많이 소진되면서

앞선 강연료의 3분의 1도 못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왜 효율이 떨어지는 힘든 강연에

더 마음이 많이 쓰일까?


고민을 하며 저녁에 ‘창업가 마인드’ 수업을 들으러 갔다. 강사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돈보다 우위에 둘 수 있는 사업의 가치를 정하세요. 사업을 할 때 돈에 목적이 있다면,

돈을 잘 벌 때는 교만해지고 못 벌 때는 쉽게 흔들리게 됩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 사업(강연)의 가치가 어디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만약 내 강연의 가치가 ‘돈’에 있다면,

내 몸이 힘든 강연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리고 쉬우면서도 많은 돈을 주는 강연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더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쉬운 강연은 ‘더 잘할 걸’ 생각하게 되는 강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더 잘할 걸’ 생각하게 되는 강연강연료가 작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내가 배운 수업료를 뺀 것이 될 테니까.  



돈이 우선이 아니라면,

나의 사업(강연)의 진짜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그건 내가 정할 수 있다.

‘다시 듣고 싶은 강연’

‘다음 강연이 더 기대되는 강연’

‘한 사람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강연’


내 일에 가치를 세워보니 마음이 단단해진다.

어떤 강연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할 기준이 생겼기 때문이다.

강연을 잘한 날도, 못한 날도 모두 나에게는 가치 있는 날이 될 수 있다.

강연료가 ‘많은지, 적은 지’ 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점점 더 많이 벌게 될 그 날을 꿈꾸지만)



서른의 가치는 바로 여기 있다.


살아왔던 날을 통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가치를 세우는 일에.


어쩌면 돈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자신만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에.


살아온 날보다 더 중요한 날들을 앞에 두고서, 자신만의 가치를 결정하는 일에.



서른의 순간순간 경험들로 인해

서른 이후의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지 않겠나.  


그래서 서른 이후의 나는

어떤 인간으로 살아갈 것인지 결정하는데

서른의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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