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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기 Jul 09. 2022

욥기를 읽다 보면

욥의 이야기

욥기를 읽다 보면 속이 얼마나 타들어가는 지 모르겠다. 암만 생각해도 내가 욥처럼 성실히 살 수 있을까. 하루 아침에 떨어진 날벼락에 그지 깽깽이가 된 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친구라는 녀석들이 입을 쉬지 않는다.


힘이 다 빠질 때쯤이 되니까 어느 녀석이 갑자기 또 나타나 참참못을 시전하는데 이 놈은 또 뭔가. 나한테 떨어진 벼락의 한 줄기만이라도 이 놈들한테 떨어진다면 속이 조금이라도 시원하겠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절규의 절정은 하나님을 만나 버렸을 때, 그 두려운 눈부심 앞에 이 모든 감정을 조금도 뱉어낼 수가 없다. 이미 가슴에 핏덩이가 맺어져 있건만 이를 뱉어내려 해도 그의 압도적인 광채에 넋을 잃는다.


뱉어내는 것도 아니오. 삼켜내는 것도 아니오. 그저 올라오는 울분을 막으며 듣고 또 듣고, 깨지고 또 깨지다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을 인정할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 축구를 보며 또 한번 깎여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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