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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myoo Jul 23. 2023

15. 언어 능력이 좋아야, 공부가 쉬워집니다.

철학은 우주라는 드넓은 책에 쓰여 있다. 그 드넓은 책을 읽으려면 우주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 그 언어는 수학으로 되어 있으며 문자는 삼각형, 동그라미, 기하학적 수치들이다.

                                                                                                                                - 갈릴레오



철학과 우주에 관해서 갈릴레오가 했던 유명한 문장입니다. 노년의 갈릴레오가 우주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밤하늘을 관찰하던 모습을 상상하며 이 문장을 떠올리곤 했지요. 수많은 과학자로 이어지는 우주라는 드넓은 책을 이해하기 위한 탐구의 씨앗이 이렇게 움트게 되었습니다. 별과 달, 우주를 좋아했지만, 수학이라는 언어가 뛰어나지 않았던 저는 그저 밤하늘의 별을 보는 수준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지요. 


그런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이 문장이 새롭고 다르게 다가오곤 합니다. 공부도 마찬가지로 언어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우주의 언어는 수학이지만, 우리 아이들이 하는 공부의 대부분은 한글로 된 문장을 기반으로 합니다. 즉 한글 문장을 이해하는 것에서 모든 공부가 시작된다는 것을 꼭 아셨으면 합니다. 한글 단어의 의미를 알고, 기억하며, 문장이 모여 만들어지는 문단에서 핵심을 파악하고, 그렇게 모인 전체 글의 구조와 맥락을 읽어내는 능력, 여기에서 공부 실력이 결정됩니다.


Chapter 1에서 하워드 가드너가 학교 교육이 언어지능과 논리수학지능이 높은 아이에게 유리하다고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초등학교 1, 2학년 저학년 수준의 공부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아동심리학에서는 이 시기를 전조작기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1, 2학년 학습은 이 시기 아동의 특성에 맞춰 설계됩니다. 이 시기의 아동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며 보이는 대로만 믿고 받아들입니다. 때문에 논리적 사고를 요구하는 학습이 아닌,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수준의 학습 혹은 간단한 수체계를 이해하거나, 사물을 감각하고 이해하는 학습이 주로 이루어집니다.


공부의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잘해도 큰 차이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진짜 실력 차이가 드러나는 시기가 아닌데 워낙 조기교육과 선행학습이 유행처럼 이루어지다 보니, 이 시기의 실력 차이를 전부로 받아들이는 폐해가 생긴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합니다.


언어지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언어지능이 높은 아이는 언어에 관심이 높고 언어와 관련된 기억력과 감각이 종습니다. 때문에 혼자서 책을 읽어내기도 하고, 여러 책을 읽으며 언이 능력은 더 견고해집니다. 그래서 이런 아이가 흔히 똑똑하다고 평가받게 되고,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일찍 두각을 보입니다.


제가 경험한 언어지능이 높은 아이들은 문자 그 자체를 좋아합니다. 지점토로 쐐기문자를 만들어 보겠다며, 문자를 즐거운 놀이로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언어를 감각하는 시각 또한 예민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면 이런 아이들이 사소한 글자나 문체의 차이를 예민하게 감각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글도 이른 나이에 혼자 깨달곤 하죠. 뿐만 아니라, 언어 그 자체가 더 잘 기억되니 공부가 덜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언어지능이 높다고 모두 공부를 잘한다고 할 수도 없고, 또 언어지능이 낮다고 해서 공부를 못할거라고 단정하시면 절대 안됩니다. 언어지능과 능력을 꾸준히 개발해주는 노력 또한 중요하며, 단순 언어능력 이상의 공부 실력이 필요한 시기가 되면 논리수리지능 같은 다른 지능이 진가를 발휘하게 됩니다. 물론 언어지능이 낮아서 조금 늦는 아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오히려 좀 더 길게 보고 언어 반달을 위해 꾸준히 노력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여기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언어 발달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만 확실히 해두고 싶습니다. 힘들어도 이 시기에 꾸준히 노력하면 중, 고등학교 때까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기본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꾸준히 책을 읽고, 생각을 말과 글로 명확히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으면 합니다. 긴 호흡을 가지고 꾸준히 읽을 수 있는 책을 정해서 정독하기를 하며, 글의 맥락과 구조를 파악하고, 생각을 글로 옮기는 쓰기 연습도 꾸준히 해주어야 합니다. 좀 더 구체적인 학습 방법은 차근히 풀어 나가겠습니다.


https://youtu.be/6A6fOq0E7IE


윤 경 미

(현) 성북동 좋은선생님 원장 

(현) 좋은 연구실 대표

(전) 대치동 KYLA Smart Education 원장

(전) 성북동 성당 주일학교 교사

 

저서 및 저작 활동  

<뮤지컬 앤 더 시티> 저자

<일기는 사소한 숙제가 아니다> 저자

<초등 1, 2학년 처음공부> 저자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mmyoo

블로그

https://blog.naver.com/mm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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