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뛰는 삶이라고 쓰기만 해도 가슴이 말랑말랑 숨 쉬면서 생동하여 일어서는 듯하다. 어디선가 들어본 말인데 머리가 시키는 대로 하지 말고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그만큼 가슴 뛰는 삶이 진심으로 기쁘고 살아있음을 분명히 느끼니까 그런 것은 아닐까.
가슴이 뛴다는 것은 마음의 흥분과 동요가 일어나 쿵쾅쿵쾅 하며 도파민과 아드레날린이 폭죽처럼 팡 팡 쏟아지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언제 가슴이 뛰었나 생각해 보면 결혼 전, 남편과 연애할 때 가슴이 뛰었던 것 같다. 출퇴근 길에 데려다주고 데리러 오는 남편에게 고마움과 설렘을 느끼며 알콩달콩했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이 둘을 다 어린이집에 입소시킨 후,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서서 뭐라도 일을 시작했을 때 가슴이 뛰었던 것 같다.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구나 하는 기대감과 설렘으로 가득 찼던 순간이었다.
나에게 있어 가슴 뛰는 삶이란 이전의 삶과 다르게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할 때다. 생활이 변화되고, 생각이 변화되고 만나는 사람이 변화되어 이전의 내 모습과 다른 내가 발산되어 나올 때 가슴이 뛰었다. 지금 나는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있는가 자문한다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최근 한 두 달 사이에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일들을 시도해서 새롭게 시작하고 그것을 유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도 하고 있었던 독서모임이 온라인 1개, 오프라인 1개가 있었으나 일을 쉬는 1,2월에 조금 더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온라인 독서모임 3개를 추가해서 가열차게 읽고 있다. 그리고 글쓰기 모임에도 여러 군데 참여하여 전업 작가는 아니지만 읽고 쓰는데 주력을 다하고 있다. 그 밖에 다른 모임에도 참여하고 있어 바쁜데, 너무 바빠 숨이 차서 가슴이 뛰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신 이 나서 가슴이 뛰는 건지 정확히 구분되진 않는다.
그래도 읽고, 쓰고, 필사하고 프로젝트 모임처럼 지인들과 읽을 책을 나누며 완독프로그램과 완독퀴즈를 제공하는데 가슴이 뛰었다. 정말 좋아하는 책을 재독, 삼독, 다독하며 아이와 사춘기 북클럽을 하기 위해 발제문과 퀴즈를 만드는 데 가슴이 뛰었다. 아이와 함께 책 내용을 이야기하며 퀴즈를 풀고 마인드 맵핑으로 책의 내용을 정리할 때 가슴이 뛰었다. 이렇게 열중하는 내 모습을 보고 남편이 진지하게 비용을 받고 일을 진행하는 것인지 물어왔다. 그런데 해맑은 표정으로 그냥 재미있어서 한다는 대답에 남편이 너털웃음을 짓는 걸 보면 내 모습이 가슴 뛰는 모습이었나 보다 짐작했다.
1월의 중순을 겨우 넘겼을 뿐인데 벌여놓은 일이 많아 허덕이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때의 나와 내 손가락을 탓하며 왜 모임을 신청했는가, 왜 일을 벌였는가 약간의 후회가 되기도 했다. 그래도 벌여 놓은 일을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며 잘 마무리하고 싶다. 그래서 조금은 홀가분한 2월을 맞이하고 싶다. 2월엔 어떤 모임도 신청하지 않고, 스스로 일을 벌이지 않으며 아이들의 방학 중 공부를 봐주고 싶다. 읽고 쓰는 것도 지금보다는 조금 느슨하게 유희로서 즐기고 싶은 마음도 크다.
치열한 1월이여 어서 가고, 2월이여 오라! 는 마음으로 오늘도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