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프리라이팅을 통해 15편의 글을 썼다.
프리라이팅을 준비하면서 참여하는 분들이 어떤 글감으로 어떻게 글을 쓰시게 할 수 있을지 고심하며 준비했다. 또한 어떻게 친절하게 안내하며 도울지도 고민했다. 글쓰기 책들에서 발췌한 문장들도 준비해 보며 글 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기획안을 완성하고, 조금 더 보기 좋게 디자인적으로 신경을 써서 캔바에서 예쁘게 카드뉴스처럼 만들었다. 최종적으로 15회 글쓰기를 위한 15개의 글감과 15개의 팁, 15개의 문장을 준비했다. 그리고 나도 그에 따라 열심히 글을 썼다.
글쓰기 모임을 직접 주최하기 전에도 글쓰기 모임에 여러 번 참여했었다. 그때 리더이신 분들이 같이 글 쓰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분들의 글이 궁금하기도 하고, 참고도 하고 싶어 기다렸으나 그 모임의 방침인지 리더 분들은 같은 글감으로 글을 쓰지 않으셨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 모임을 시작하면 함께 쓰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내가 쓸 수 없는 글감이라면, 도저히 글로 표현할 수 없다면 그게 무슨 소용일까 싶어서 같이 공부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참여하신 분들처럼 나도 15번의 글을 쓰면서 성장했다. 내가 준비한 글감이지만 그 글감 앞에서 고심했고 더 잘 쓰기 위해서 노력도 했다.
글쓰기 모임을 주최하지만 아직 출간 작가도 아니고 학부에서 국어국문학을, 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 독서논술강사였던 이력만을 가지고 도전하였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로 브런치북을 발행한 경험과 매일 글쓰기를 했던 경험을 가지고 조금 앞선 사람의 마음으로 도전해서 나도 함께 글을 썼다. 그래서 프리라이팅이 더욱 애틋하게 다가온다. 특별히 2기부터는 유료모임으로 전환된 터라 나라는 사람을 뭐를 믿고 이렇게 돈을 지불하시면서 오셨을까 하는 마음에 감사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 컸다. 아무리 인스타라는 세상에서 자신의 PR을 능숙하게 하고, 자신의 강점을 두드러지게 해서 내세우라고 하지만 감사한 건 감사한 거고, 송구스러운 것도 송구스러운 거다.
15편의 글을 썼다고 확 달라지는 일은 없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글감을 째려보면서, 머리를 굴려가면서 나의 지난날을 회상하고, 앞으로의 날을 기대하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한 글을 썼다. 어쩌면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고 딱히 독자가 없는 글이지만 그래도 '나'는 글을 썼다. '나'라는 사람이 '나'에 대해 쓴 글은 아무도 쓸 수 없어서 더 특별하고 가치가 있다.
나의 사유의 길들이 만들어지기 위해 풀숲을 헤매며 풀에 손을 베이면서도 사유의 숲을 헤쳐 나갔다. 길을 만들어 가는 여정이라서 소중하고 애틋했다. 함께 해 주신 분들이 계셔서 더 귀한 시간이었다. 나도 글을 더 잘 쓰고 싶고 글쓰기라는 평생 가져갈 취미이자 무기를 장착하고 싶어서 시작한 '프리라이팅'이 다른 분들께 어떻게 다가갈지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의미 있고 소중한 시간이었으리라 믿으며 프리라이팅의 두 번째 만남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