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면조 육개장은 그럭저럭, 은근히, 쉬엄쉬엄 팔렸다. 두 분이 거대한 수익창출의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게 아니다 보니 "점심때만 영업. 예약제. 주일은 쉽니다."의 까다로운 조건의 결과였다. 식당을 개업하고 나서 몇 번은 그릇이라도 씻어주려 드나들었지만,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손님이 띄엄띄엄했다. 지금은 영업을 하는지 안 하는지 궁금하게 여기는 식당이다. 아는 사람이 알음알음 전화해서 예약하면 준비하는 정도. 내가 쌍둥이를 출산하고 몸조리를 하는 동안에도 엄마의 손을 빌릴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친정 엄마 없어요?"
갓난쟁이들을 돌보러 오시던 시터분이 그렇게 물으셨다. 첫째도 있는데 쌍둥이 둘을 보려니 힘에 부치는 걸 보고 애타서 하는 말이었다. 그러고 보면 엄마는 딸네 집이라고 해서 자주 드나들거나, 자고 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게 서운하지는 않았다. 두 분은 과잉보다는 절제가 어울리는 사랑으로 우릴 키우셨으니까. 엄마는 일주일에 한 번씩 미역국과 반찬을 해오시고, 주말에 첫째를 데리고 가시는 것으로 나의 수고를 덜어주셨다. 요리하며 머리카락이 빠질까 봐 두르신 두건을 벗지도 않고 오신 엄마는 또 종종걸음이다. 두 분의 시간은 언제나 촘촘했기에 반찬을 내려놓고 첫째를 챙기자마자 일어서야 했다. 그 짧은 와중에도 엄마의 손은 쉬지 않았다. 틈틈이 갓난쟁이를 안아주거나, 옆에 있는 빨래를 개거나, 싱크대에 쌓인 설거지라도 했다. 그것만으로 나는 엄마에게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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