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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yno Apr 16. 2020

국악바의 문을 단 하루만 엽니다.

주니어 PM의 사이드 프로젝트 이야기

2019년 10월, 가장 한국스러운 Wework 선릉점에서 단 하루만 열리는 국악바가 오픈했다.

행사 참여 총 인원 180명, 청춘 2명이 한 달 만에 만들었던 기적을 기록한다.    



국악바의 시작 전엔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Hotae와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스타트업 관련 유명 인터뷰 채널인 'EO' 출연했던 나의 영상을 보고 인스타그램 DM으로 Hotae에게 연락이 왔다.

( EO인터뷰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tg-1bZGQRb0 )


그때 당시 Hotae는 미국에서 갓 스타트업에 취업한 빅데이터 분석가였고 동아시아 전략을 담당하면서 인재를 서칭 하던 중 나를 발견하곤 연락을 했다.

나도 블랭크 코퍼레이션의 자회사였던 블랭크K에서 PM으로 일을 하고 있던지라 '한국에 오시면 한번 보아요'라는 얘기와 함께 첫 연락은 끝이 났다.


9월 중순 Hotae는 회사일로 한국에 한 달 정도 출장을 왔고 그때 서로 시간을 맞춰 강남에서 만났다.

(서로 패스트파이브 강남 1호점, 3호점에 회사가 있었기 때문에 약속잡기가 정말 쉬웠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커피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고, 한국적인 무언갈 늘 만들어보고 싶었던 나의 열정과 미국에서 국악을 보고 관련 행사를 열어보고 싶었던 Hotae의 의지가 만나, 만난 지 하루 만에 '국악바'라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

*사이드 프로젝트 :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특정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여 취미 이상을 꿈꾸는 활동


페이스북을 통해 사전 니즈 파악


1. 기획단계 '가치와 현실 사이'


기획단계의 시작은 Hotae가 이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이유와 내가 이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이유가 같진 않더라도 똑같은 방향을 함께 갈 수 있는지가 정말 중요했다. 그렇게 하여 서로가 조율한 프로젝트의 방향성은

1. 창의적인 기획

2. 한국 전통과 국악에 대한 대중의 진입장벽 낮추기

3. 전통의 새로운 발전성 제시

이렇게 정리가 됐다.


당시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서로가 본업이 있었고 밤과 주말 그리고 새벽에만 기획 + 핸들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국악바'는 두 청춘이 만나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생각하는 소중한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물론 성공적인 성과도 포함)


나는 늘 프로젝트나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내 콘텐츠를 보고 떠올렸으면 하는 느낌들, 그걸 느끼기 위해 나는 어떤 컨셉과 플로우 그리고 디자인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부터 고민하는 것 같다.


'국악바'에 사람들을 오게 하려면 과연 어떤 브랜딩을 담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국악 #오프라인행사 에 관련된 나의 인사이트를 하나씩 챙겨 오기 시작했다.




첫 번째 인사이트 : JTBC 효리네 민박 신청자 12만 명 돌파

( 관련기사 : https://www.insight.co.kr/news/129980 )

:

첫 번째 의문 : 사람들이 신청하고 싶도록 오프라인 행사를 JTBC 예능처럼 브랜딩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두 번째 인사이트 : JTBC 비긴 어게인 일러스트 포스터처럼 디자인을 해보자

( 관련 이미지 : http://star.hankookilbo.com/News/Read/201706151388410216 )

:

두 번째 의문 : 포스터를 일러스트로 제작했을 때 카피라이팅은 어떤 식으로 짜면 더 오고 싶어 질까?

:

세 번째 인사이트 : 'tvN' 윤식당 프로그램의 메인 카피라이팅인 '단 열흘만 엽니다.'

( 관련 영상 : https://youtu.be/OQ-Aywbi2OA )

:

세 번째 의문 : 행사의 핵심이 되는 것은 국악바 공연팀인데 어떤 공연팀을 섭외해야 하는 걸까?

:

네 번째 인사이트 : 전우치 국악 비트, K-POP 국악버전 영상을 보며 조금 더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퓨전국악'팀을 섭외하기로 결정

( 관련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rgLhzxUhQTU )

( 관련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iTffO90d2Sk )

:

네 번째 의문 : 하루만 연다, 퓨전국악팀이 온다 그리고 마지막 핵심 포인트는 뭐를 추가할 수 있을까?

:

다섯 번째 인사이트 : 다른 행사에서 알게 된 간편하게 케이터링을 즐길 수 있는 '박스 케이터링' + 한식

( 관련 행사 :  https://www.facebook.com/taeyong.kim.980/posts/2307497279364197 )

:



이런 식으로 점점 전체적인 뼈대에서 살을 붙이기 시작했다.


기획단계에서 가장 머리가 아팠던 건 가치를 더 추구할 것인가(사비를 더 쓸 것인가) 아니면 현실에 조금 타협할 것인가(티켓값으로 행사 퀄리티를 맞출 것인가)였다.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저것 살을 붙이곤 있지만 아무리 입장 가격을 조율해봐도 대관료, 주류, 케이터링, 인테리어, 스텝 등의 비용을 모두 충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가치 있고 멋진 행사를 100% 우리 사비로 진행할 순 없으니 협찬사 모집을 위한 기획안을 먼저 제작하기로 했고, 그 자료에 핵심적으로 들어갈 소비자의 니즈 파악은 브랜딩에 맞는 임시 포스터를 디자인해서 페이스북(4.5만), 인스타그램(6천), 트위터(1만) 팔로워의 나의 개인채널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국악바 행사 소개서 기획안


2. 제안 단계 '나의 히스토리에 담긴 진심의 중요성'


앞서 얘기했듯이 협찬사와 우리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과연 대중들이 이 행사의 컨셉에 공감하고 참여할 의사가 있냐는 것이었다.

예전부터 나의 가장 큰 장점은 나의 코어 타겟층들이 밀집돼 있는 개인 sns에 대중들의 니즈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추가로 디자인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글+이미지로 더욱 확실한 제품, 행사의 느낌을 보여줄 수 있었다.


팝업 이미지를 만들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관련 내용을 뿌렸고 (기사 뿌리듯..)

총 150명의 인원이 참여의사를 댓글로 남겨 주셨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협찬사에 뿌릴 행사 소개서 제작 +  180명 정도의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 서칭 + 2시간 정도 공연이 가능한 퓨전국악팀 섭외를 시작했다. (원래는 각 팀 당 1시간씩 2팀을 섭외하려 했었다.)


행사 소개서를 제작하면서 협찬사들이 개인행사에 혹 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정리한 내용은

1. 확실한 타겟층 (한국 전통을 좋아하는 2030)

2. 행사 주최자들의 이력과 경력 (주목받는 한국 스타트업, 주목받는 외국 스타트업 직원)

3. 대중들의 니즈 (sns에 올렸던 인게이지먼트 값들을 정리)

4. 콘텐츠 캘린더를 보여줌으로써 보장할 수 있는 행사를 어필 (사전/사후 콘텐츠 제작)

이었다. (행사 소개서는 상단 pdf 파일 참고)


한 달밖에 없는 시간이었지만 (11월 초, 10월 말에 행사 액션 예정) 뭔지 모를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직접 협찬사를 찾아 나서기보다는 우리의 가치와 브랜딩에 맞는 브랜드가 있다면 직접 연락 부탁드린다는 글을 sns에 올렸고, 가장 비용 부담이 큰 주류 같은 경우 '전통'이라는 가치와 엮을 수 있는 막걸리와 수제 맥주 브랜드를 한 곳씩 찾아 직접 연락을 드렸다.


그 결과,

한국 전통과 관련된 브랜드 7군데에서 제품 협찬을 해주셨고, 호랑이 배꼽, 핸드 앤 몰드에서 각각 막걸리와 맥주를 200인분씩 지원해주셨다.

이때 '히스토리에 담긴 진심'이 정말 중요하다 생각한 게 내가 만약 한국 전통과 관련된 일들을 하지 않고,

다짜고짜 이 행사를 기획하고 컨택했다면 신뢰성과 진실성이 부족했을 수도 있지만 세종여권케이스, 조선호랑이 자켓을 비롯한 다양한 전통문화 계승 활동들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담당자분들이 흔쾌히 수락해주셨던 것 같다. (호랑이 배꼽 대표님은 조선호랑이자켓 펀딩을 이미 봤었다고 했다.)

굳이 오프라인 행사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에 큰 키워드를 두고 나아간다면 굳이 한 가지 포맷이 아닌 다양한 포맷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음을 깨달았다.


우리의 행사소식이 생각보다 넓게 퍼졌는지 'Wework 선릉점'에 있던 관계자 분과도 연락이 통해 평일 저녁시간을 무료로 대관하게 됐다.


물론 주류, 공간, 제품 협찬을 해주신 모든 관계자 분들에게 행사 소개서를 보내는 과정이 있었고 메일을 보낼 때 행사소개서와 더불어 글로 '우리 행사와 함께하게 된다면 해당 브랜드에서 가져갈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사후 콘텐츠엔 어떤 식으로 협찬사를 담을지'에 대한 내용을 함께 써서 보냈다. 


결과 : 공간, 주류 무료로 협찬 / 제품 협찬으로 사후 후기 이벤트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됐음





3. 마케팅 단계 '지화자~ 놀아보자~'

* 이 모든 단계 중 마케팅 단계가 가장 재밌고 자신있다.


나는 마케팅 전공자가 아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잘 분석하지도 그 데이터를 보고 전략을 잘 짜진 못한다.

그러나 6년 동안 쌓아온 sns 관종의 바이브랄까.. 그냥 '어느 채널에서 - 어떤 콘텐츠로 - 어떤 카피라이팅으로 - 킬링 콘텐츠가 있다면 돈을 써서라도 홍보를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늘 고민해보는 편이다.


이번 행사도 나의 인스타그램에서 반응이 가장 좋았기도 했고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이 가장 높았기 때문에 해당 플랫폼을 메인으로 브랜드 계정을 만들어서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았고,

'옛날 느낌의 그림체가 담긴 이미지 콘텐츠'를 제작해서 초반 콘텐츠를 채우고 포스터도 조금 더 컨셉에 맞는 방향으로 디벨롭시켰다.


브랜딩을 하는 사람이 마케팅과 디자인을 함께하면 좋은 점은 기획자의 의도와 디자이너의 의도 그리고 마케터의 의도가 100% 같아지기 때문에 3배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마케팅을 위해 핵심적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했던 포인트는

1. 하루밖에 열지 않는 특별한 바

2. 오직 한국이라는 키워드만 담긴 케이터링, 음악, 공간

3. 불금엔 국악바로 (사실 행사를 주말에 하고 싶었는데 Wework가 주말엔 오픈을 안 해서)

4. 전통 관련 6억 펀딩 디자이너가 디렉팅 하는 전통행사

이 4가지를 강조했던 것 같다.


사실 모든 기획자들이 공감 하겠지만 액션 하는 당일만큼 떨리는 건 티켓팅의 순간이다.

기획, 디자인, 제안, 마케팅할 때 고민했던 것들이 대중들에게 잘 어필이 된 덕분일까

국악바 티켓은 단 이틀 만에 120명 매진이 됐다. (Wework 멤버, 행사에 도움 주신 내빈들은 따로 초대)


생각해보면 나에게 마케팅이랑 남들이랑은 조금 다른 개념인 것 같다.

옛날부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 덕분일까.. (깡시골 출신에 친구들이 없어서 원맨쇼를 자주 함)

기획할 때는 레고놀이처럼 인사이트 블록을 여러 콘텐츠에서 가지고 와서 쌓는 것 같고 마케팅은 마치 조커가 병원 건물을 폭파하듯이 정량, 정향적 목표를 한방에 폭파시키는 것처럼 핵심적인 부분에 폭탄을 설치하고 폭파 버튼을 눌러버리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경영/전략은 체스게임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생각한다.) 


처음 국악바를 기획했을 때는 국악팀과 개별적으로 영상 촬영을 하고 예고 영상을 만들고 싶었는데 한 달이라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있어 제작하지 못한 게 조금 아쉽다 

만약 하게 된다면 스튜디오 기와처럼 만들어 보고 싶었다.

( 관련 영상 : https://youtu.be/sdghoh82FlQ )



생각보다 위워크 공간에 좌석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콘서트처럼 지정석과 스탠딩석 티켓을 따로 판매했으며, 지정석은 맥주/막걸리 FREE DRINK + 케이터링 서비스 + 올타임 공연의 혜택이 있었고 스탠딩석은 맥주/막걸리 FREE DRINK + 2부 공연의 혜택이 있었다.



 

제너럴 시트 항목은 9번까지


4. 준비단계 '경험은 배신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행사는 여러모로 할게 많다. (다방면으로..)

잘 기획하는 것만큼, 디자인이 예쁜 만큼, 마케팅을 열심히 한 만큼 그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정리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나 중요하다.

누군가가 이 자료를 필요로 할 수도 있고 내가 다른 행사를 기획할 때도 필요할 거라 생각하여

섭외/컨택 리스트 - 비용 계획 - 콘텐츠/디자인 캘린더 - 확정 협찬사 정리 - 입장 리스트 - 행사 스케줄 - 체크리스트 - 인플루언서 리스트 - 주의사항 리스트 - 발표자료 이렇게 9가지를 시트에 정리하면서 준비했다.


이 단계에서 정말 경험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이유는 나의 대학경험과 인턴경험 덕분이다.


대학생 2학년일 때 나는 디자인을 할 줄 안다는 이유로 21살에 총학생회 인권 복지국장이라는 자리에 역임하게 됐고, 'KT&G'와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처음 기획에 재미를 느끼게 됐고

3학년 때는 최연소로 총학생회 기획국장의 자리에 역임하게 되며, 자잘한 행사와 1억 예산의 학교 축제를 디렉팅 하게 됐다.


그때 당시 우리 학교 축제는 시골에 있다는 이유로 외부 유입이 1도 되지 않는 조촐한 축제였고,

축제에 전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는 그 전년도에 인권복지국장을 하며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던지라

최대한 우리 학교 축제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도록 고민했다.

그렇게 나온 우리 학교 단점은 '너무 시골에 있다, 밤이 되면 무섭다, 다른 축제에 비해 먹거리가 부족하다.'

였는데, 너무 시골에 있다는 단점을 이용하여 다른 축제보다 클럽파티를 더 크고 웅장하게 기획했다. 

(시내에 있는 대학에서는 주민들의 민원이 들어오기 때문에 클럽파티를 안 하는 곳도 있음 )

밤이 되면 무서운 단점을 이용하여 방탈출, 귀신의 집을 미용예술학과와 함께 기획했으며,

다른 축제에 비해 먹거리가 부족한 단점을 이용하여 운영되는 모든 부스의 음식은 메뉴가 겹치지 않게 각 학과 학회장들과 함께 조율했다.

이런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경험이 지금의 나를 빠르게 성장시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 관련 영상 : https://www.facebook.com/2017for.s/videos/436089356723868 )


인턴경험도 정말 특별했는데,

우선 나는 영어를 1도 못하는데 외국계 기업에 오퍼가 와서 첫 인턴을 하게 됐다.

당시 A+E Networks(디즈니 자회사 미디어기업)는 이제 막 한국에서 론칭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런 중요한 순간에 멋진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정말 정말 큰 축복이었다.

인턴경험으로 배웠던 것들은

1. 구글시트를 이용한 데이터 정리 + 활용방법

2. 외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이용해서 한국형으로 영상 재편집 (한국 트렌드를 방영한 주제와 카피라이팅 선정)

3. 외국 본사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한국형으로 바꿔서 이미지 콘텐츠로 만들기

정도를 핵심적으로 배웠던 것 같다. (인턴의 특혜... 배울 수 있다는 것)


그 경험들 덕분에 이번 행사를 진행할 때도 어떤 것들을 정리해야 하고 어떤 단계들이 필요한지 미리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자잘한 경험들도 결국 어떤 순간에 쓰일 때가 있다.

가령 내가 좋아하는 한옥카페를 간다던가,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다 던가, 지나가다 발견한 홍보물이 예쁘다던가, 유난히 이 예능이 재밌다던가 이런 모든 생각들과 경험들 덕분에 내가 만들어내는 오프라인 행사가 더욱 단단해진 것 같다.

 



5. 액션 단계 '최소 플랜 C'


1억 예산의 대학 축제를 총괄해 본 덕분에 준비하면서 그리고 행사를 진행하면서 그렇게 큰 스트레스나 이슈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달은 게 있다면 1. 모든 것은 최소 플랜 C까지 준비하기 다.

예를 들어, 국악바 네온사인을 무대 중앙에 설치하려고 했지만 만약 그 자리에 설치가 되지 않는다면 2, 3순위로 어디로 설치할지, 음향이 좋지 않았을 때 어떤 식으로 조율해야 최대한 관객들이 기분 좋게 공연을 즐길 수 있을지, 공연팀의 대기실과 저녁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등등 계속 처음부터 끝을 생각하며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계속 계속 놓친 부분을 채우고 2, 3순위 상황을 만들어가는 게 정말 중요했다.

(이 과정이 탄탄하지 않아서 당일에 조금 힘들었다.)


2. 행사 장소는 최소 2번 이상은 체크해보기 다.

아무리 행사장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해도 이런 공연에 원래 적합하지 않은 행사장이라면 더더욱 사전체크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체크를 위해 위워크를 방문했을 때 생각해둔 공연 무대와 마이크선 거리가 충분치 않아서 마이크 연결 어뎁터를 미리 구매를 했고, 화장실/비상구 등을 미리 파악하고 좌석 테이블 위치를 조정할 수 있었다.


인테리어 비용도 녹록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공간의 오브제들을 미리 체크해보고 활용해서 한국적인걸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Wework 공간의 천장 파이프 오브제들을 활용해서 검정, 남색, 분홍색의 천을 동대문원단시장에서 당일 오전에 구입하여 바로 인테리어를 했다.

( 초반에는 흰색, 빨강, 파랑색 천을 구입하려 했으나 생각해보니 그렇게 천장에 걸게 되면 무당집 같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색을 밤하늘 그라데이션 색으로 변경했다.)


 


3. 시작된 건 어쩔 수 없다 결국 디렉터의 재량

행사가 시작되니 결국 A-Z까지 우리가 손을 안 댈 곳은 없었다. 스텝의 역할에서부터 디렉터의 역할까지 모두 소화를 해야 하는 적은 인원으로 행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모든 진행에 있어 우리의 센스는 너무나 중요했다.

당일 Hotae의 지인 2명이 스텝으로 함께해줬는데 한 명은 국악인이었고 한 명은 유학파였는데 두 분 다 너무나 스텝 이외의 역할도 잘해주셨기 때문에 행사는 정말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뒤풀이를 함께 못한 게 너무나 아쉽다)


그렇게 우리의 행사는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이런 전통행사는 처음이다.', '2번째가 더욱 기대된다' 등 후기도 좋았고, '전통' 덕후들도 함께 모여 우리의 가치를 공감해줬고 행사의 여운이 반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글을 쓰는 재주가 없어 이만 글을 줄여야 할 것 같다. (약간 박수칠 때 떠나는 느낌)

아무튼 이 멋진 행사는 이런 생각과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했고, 비록 지금은 호주에 있지만 언젠간 한국에 돌아가게 된다면 꼭 '제주에서 맘마미아'라는 행사를 기획하고 싶다.


국악바의 멋진 순간을 담은 영상은 아래 url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https://www.facebook.com/whddnjs6157/videos/2662024297189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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