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디자이너, 요식업 회사 CCO가 되다.
내 주변 지인 중에는 요식업으로 서울의 한 상권을 움직일 정도로 성공 한 사람이 있다.
그 지인의 첫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지켜본 한 사람으로서 트랜드한 매장의 컨셉과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잘 융합되어 임팩트를 내는 과정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었고
기획, 디자인, 마케팅, 인맥자원이 풍부한 나로서는 지금 요식업에 도전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회사 대표님과 인연의 시작은 이 게시글이다.
이 게시글을 올리고 하루도 채 안돼 대표님에게 연락이 왔고
오프라인으로 처음 만난 자리에서 가볍게 새로운 요식업 브랜드 기획을 함께 진행해 보기로 결정 했다
대표님께서 프로젝트 의뢰 금액은 어느 정도 되겠느냐 물어보시길래
‘저도 요식업계가 처음이기도 하고 한 번 증명해 보고 싶어서 무료로 해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사실 무료로 한다는 건 도박이긴 한데, 대표님의 인상이 너무 좋았고 난 베팅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해당 프로젝트를 하던 시기에 나는 본업이 있었다.
패션업계에서 BX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퇴근을 하고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첫 번째 브랜드 기획은 성공적이었다. 물론 여전히 매물이 없어 쉽게 시작하지 못하는 컨셉이지만 보는 사람마다 ‘와 귀엽다’, ‘생기면 꼭 갈 것 같은데?’라고 한 마디씩 해줬고 특히 대표님이 마음에 들어 하셨다.
그렇게 첫 프로젝트를 끝냈던 2023년 3월즈음 본업이 재미 없어졌다.
채용 제안을 받아서 들어온 곳인데 그에 따른 배려가 없는 곳이었고, 책임감을 가지면서 일을 하고 싶었는데 모든 결정권이 대표에게 있어 그저 일만 하는 기계가 된듯한 느낌이 컸다.
딱히 연봉이 높은 것도 아니었기에 퇴사를 빠르게 결정했고 넥스트 스텝에 관련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A. 요식업 대표님에게 C레벨로 현재 연봉보다 높게 합류제안하기
B. IT 대기업에 어떤 포지션이든 지원해서 경험하기
어차피 두 계획 모두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높진 않을 것 같아서 모두 시행해보기로 했다.
C레벨 제안은 승인됐지만 7월부터 합류를 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고
카카오는 본사 어시스턴트 최종면접까지 가게 됐다.
(어시스턴트는 대게 1차 화상면접 후 합격이 결정되지만 내가 지원한 파트만 2차 대면 면접까지 봤다)
최종적으로는 카카오는 최종면접에서 탈락됐다. 탈락 이유를 복기해보자면 이미 경험이 너무 많은 디자이너라 오히려 사측에서 어시스턴트로 일 시키기가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냥 나의 최종적인 역량이 카카오의 방향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인데 최종까지는 갔으니 전자가 맞는 것 같다
그렇게 7월 1일부터 서울숲을 베이스로 다양한 요식업 브랜드를 전개하는 스튜디오ㄱㄱ에 총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로 합류했고 합류하자마자 시작한 메인 업무는 이렇게 3가지였다.
1. 회사명 '뭉즈'에서 '스튜디오ㄱㄱ' 리브랜딩 작업 (홈페이지, 명함, 키컬러, 키벨류, 굿즈 등)
2. 기존 브랜드 디자인 에셋 리디자인 (로고, 캐릭터, 패키징, 유니폼 등)
3. 크리에이티브한 요식업 브랜드 기획 (유럽풍 베이커리, 일본 스키야키 전문점 등)
크리에이티브 총책임자란 과연 무엇일까?
기획, 브랜딩, 마케팅, 디자인 등 모든 영역에서 소비자가 크리에이티브함을 느낄 수 있도록 보수하고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입사를 한지 벌써 4달이 지났는데 현재까진 너무 만족스럽게 회사를 다니고 있다.
자유로움과 등가교환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이 꽤나 매력적이다
얼른 내가 기획한 브랜드가 세상에 공개 됐으면 좋겠다.
만약 이 글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받게 된다면
다음 편에는 요식업 회사에서 노션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이야기를 쓰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