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소리, 프뢰벨, 발도르프 등 지구상 최고의 교육프로그램과 교구를 내 아이에게 다 해줘야 할 것만 같다.
뇌가 완성되기 전에 자극을 줘야는데 마치 '자극중독증'에 걸린 것만 같다.
이런 신념에 의해서
'내 아이도 혹시 천재 아니면 영재일지도 몰라' 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열심히 애한테 투자를 한다.
영재교육이란 '선천적으로 우수한 소질과 재능을 타고난 아동이나 청소년을 위해 마련된 특수교육'으로 평범한 아이와 다른 방법으로 교육함으로써 그 아이의 내면에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다. 외국 영재교육은 '창의력'을 키우는 데 중점한다. 여기서의 창의력은 남과 다르게 나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갖추고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영재교육은 다르다.
한때 유행했던 영재발굴 프로그램이나 가끔 연예인들 아이들이 영재라고 나오는 것을 보면 대부분 이런 경우다.
"10세에 5개국어를 하는 아이"
"미분 적분을 벌써 푸는 7살 아이' "원서로 된 대학 교재로 공부하는 과학천재"
"그 어려운 파가니니 바이올린을 치는 천재 소녀"
"그 어려운 라흐마니노프 곡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천재 소년"
"초등학생인데 대학교 월반한 아이"
물론 이 아이들도 영재다. 그런데 우리 나라 영재들의 공통점은 유달리 '빨리'에 집착한다.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말하고 빨리 뭘 하면 곧 영재다. '다르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아이가 내 기준에서는 영재이고 천재인거 같은데 말이다. 결국 대한민국에서는 '영재교육 = 선행학습'으로 만들어지는 영재가 무수히 많다. 우리 먼 친척중에도 중학생인데 한의대인가 어디를 벌써 들어간다고 자연스러운 칭찬같은 압박같은 독특한 친척 근황을 아버님이 말씀해주신다. 속으로 생각했다. 대놓고 말하면 말대꾸가 되어서.
"아니 무엇을 위해서 대체 빨리 못 들어가서 안달인거지?
한의대 들어가서 남들보다 몇 년 일찍 개업한다고 그 어린애한테 누가 침 맞으러 간다고.
의사라는 직업은 사회성도 중요한데.
어떤 목적을 위해서 왜 저렇게 빨리 빨리 하는 것이지?"
나는 솔직히 이해가 안갔다.
과연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주변에 보면 엄마들도 하는말이 이렇다.
"요즘은 왜 이렇게 영재가 많아?"
영재교육 기관에 들어가기 위해 영재 사교육을 따로 미리 할 정도다.
많은 엄마가 그래서 자식에게 가능성의 '싹수'가 보이면 선행학습을 시킨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내 아이가 천재 영재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아이였음을 실감하지만 그래도 이쪽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다시 평범한 아이들의 세계로 내 아이를 보내기가 어렵다. 이 쪽 세계의 달콤함이 있으니까. 천재가 아니어도 영재가 아니어도 스마트한 아이이면 이제 '노력'으로 커버하자고 한다.
'타고나지 않았어도 환경과 후천적인 노력이 중요해.'
그래서 엄마들은 이제 '노력형 천재'를 독려한다.
여기에는 과잉투자가 포함된다.
"요즘 엄마 보면 사채없자 같아"
2014년에 SBS에서 방연된 <부모 VS 학부모>라는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학생의 말이다.
이 장면에 나온 학생은 많이 찌들어보인다. 차라리 소리지르며 화내고 반항하면 차라리 괜찮은데 그저 어린 나이임에도 '존버'하는거 같다.
고등학교까지 부모 밑에서 존버하는 아이들은 정말 많다.
"내가 너한테 들인 돈이 얼마인데"
부모의 이 말에 담긴 그 애달픔을 알기에
그래서 나름 수지는 맞춰줘야 할 거 같아서 대학 들어갈때까지는 애들도 존버한다.
엄마들은 더 특별한 묘수를 찾아 헤멘다.
정말 인기 많았던 드라마 SKY캐슬에 나왔던 입시코디 김주영쌤같은 존재가 사실인지,
이런 거 우리 아이는 어떻게 받게 할 지 많은 엄마들이 한 동안 찾았다.
컨설팅 코칭을 하고자 하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아마도 이런 마음이 조금은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받지 못하는 고급 정보와 전략을 얻고
아이가 삶이 바뀌길 바라는 ...
컨설팅과 코칭 또는 사교육이 우리 아이의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확 바꿔 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들이 많다.
공교육은 기대 않는데 사교육에서는 효과를 많이 보길 기대한다.
당연하다 이건 돈이 걸린 문제이니.
그런데 그거 아는가?
쓰앵님은 학생을 골랐다는 것!
즉, 곽미향과 예서가 고른게 아니라 김주영쓰앵님이 애초에 '될만한' 학생을 골라서
입시코디를 해준거였다.
정말 공부 못하고 준비도 안된 애들을 인생역전 시켜준게 아니란 것이다.
예서는 솔질히 말해서 김주영 쓰앵님 안만났어도.
아니면 다른 누구를 만나도 어차피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 갈 아이였다.
실제로 대치동 유명학원이나 학생부종합전형 기관들은 들어가기전에 내신성적과 스펙을 보고 컨설팅 해줄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거른다. 중하위권은 알아서 걸른다. 사실 중하위권 아이들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데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반포기 상태가 된다. 사회도 그렇고 학생들 스스로도 그렇고.
다시 냉철하게 이런 질문을 해보자.
사교육을 받아서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되어 좋은 대학에 들어간 것일까?
타고 난 머리좋은 아이가 사교육을 받아 좋은 대학에 들어간 것일까?
우리는 안다. 답은 후자라는 것을. 만약 전자가 답이라면 사교육 받은 아이들은 다 성공해야 하지 않은가?
대치동 상위권 아이들은 그래서 학원이 만들어준게 아니다. 대부분 이미 공부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거나 우수한 성적을 가진 아이들이 많다. 학군이 좋아서, 학원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미 자수성가한 전문직 부모님 밑에서 책을 한자라도 더 보는 지적인 부모님들 밑에서 원래 뛰어난 아이들이 모여있으니 그에 맞는 수준의 학원이 들어섰던 것이고 아이들이 뛰어난 만큼 부모의 교육열 또한 유난히 높아 이 모든게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던 것이다.
그래서 슬기로운 엄마라면
첫째 대치동 목동 평촌 그 쪽으로 가면 우리애도 가서 잘 할거야 하는 맹목적인 그 환상부터 버려야 한다. 더 높은 수준의 학생들과 함께 하면 실력이 더 늘거 같아서 비싼 사교육 기관을 선택하는 부모도 많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뱁새가 황새들과 지냈다고 실력이 향상되지는 않는다.
둘째 '내 아이는 공부로 승부를 볼 수 있을까?' 를 냉철하게 봐야 한다.
실제 등급과 성적과 아이큐와 집중력 성향을 봐야긴 하지만 객관적인 기준으로는
중학교 내신으로 명문학군 기준 3등급, 비명문학군 기준 1-2등급 안에 들어야 한다.
이런 소수를 제외안 다수에게 2-3년 선행은 불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행을 해야겠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수학강사님 '삽자루 선생님'의 말씀을 잘 새겨듣자.
"선행학습은 1학기 때 배울 것을 겨울방학 때 미리 훑어보는 정도면 돼요.
중학생에게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쳐봐야 달달 외우는 것밖에 안 되죠.
수학은 얼마나 많이 아는지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잘 이해하고 그것을 응용할 수 있느냐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가 못 따라간다고 애를 잡들이 하지 말자.
대부분 의미없는 헛된 과열일 뿐이다. 중학생이 고등학생 수학 못 따라간다고 애가 기죽을 일이 절대 아니다.
될놈될
'될 아이는 어떻게든 된다.'
이 말이 참 무책임 할수도 있지만
진짜 해보니 정말 이런걸 어떡하겠는가..
이 될놈될이 공부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 내 아이에게 펼쳐지도록 마음을 열고 응원할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