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어둔 창문 너머 매미 소리가 시끄럽던,
2019년 7월 27일의 일기_
살갗마다 맞닿는 공기에는 물기가 가득하고 창문을 열어도 후덥지근한 바람이 들어오는 여름이다. 이상하게도 더운 날엔 특히 불을 쓰는 음식을 찾게 된다. 게다가 방금 핸드폰으로 스치듯 본 게살 크로켓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던 참이었다. 어쩌겠는가? 부엌으로 향할 수밖에.
양파는 잘게 다지고 게맛살은 0.5 cm 크기로 썰어 준비한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를 색이 나지 않에 볶다가 버터를 넉넉하게 넣어 녹여준다. 거기에 우유와 밀가루를 넣고 덩어리 지지 않게 섞다가 게맛살을 넣고 소금 후추 간을 한다. 질퍽할 정도로 농도를 맞춘 속은 적당한 용기에 담아 실온에서 한 김 식힌 뒤 냉장고에 넣어 손으로 모양이 잡힐 정도로 굳힌다.
그동안 잠시 여름 이야기를 해보겠다. 나는 끈적한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여름을 선호하지 않지만 특유의 분위기는 좋아하는 편이다. 파랗게 물기를 머금었지만 흐려졌다가도 어느샌가 다시 맑고 청량해지는, 그런 변덕스러운 아이 같다. 기분이 가라앉은 날에도 금세 투명해지는 여름 하늘을 보면 덩달아 힘이 난다. 나무에 녹음이 수그러들고 붉은빛이 맴돌기 시작하면 알게 모르게 아쉽기도 하다.
굳힌 속은 원하는 크기로 뭉친 다음 계란물을 입히고 빵가루를 묻힌 뒤 예열해둔 기름에 튀겨준다. 한 여름날 뜨거운 기름 앞에 서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다가도 이내 노릇하게 올라온 튀김을 보는 순간 금세 잊어버린다. 반을 가르면 버터를 잔뜩 머금은 뽀얀 속살이 '바삭' 소리를 내며 드러난다. 적당히 기름을 털어내고 좋아하는 접시에 마음껏 담자.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탄산음료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