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세상보다 더 넓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 걸
(감정) #무지
그때는 몰랐지
그 순간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는 걸
새가 알을 깨고 나왔을 때 그리고 개구리가 우물을 뛰어나왔을 때와 같은 느낌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 반복되는 삶 속에서 유레카! 를 외치는 순간은 많지는 않을 것이다.
인생 처음으로 가슴 뛰도록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 이후로 스스로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과 새로운 환경을 마주하려고 노력했었다. 지금부터 유레카를 외쳤던, 아무것도 몰라 무지했지만 무지했어서 용기 낼 수 있었던,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의 그 시작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나는 왜 말하지 못했을까?
결국 종점으로
바야흐로 고등학교 2학년 때로 돌아가본다. 18년 동안 살면서 버스를 혼자 타본 적이 없었다. 보통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굳이 버스는 타지 않아도 되었다. 어렸을 때는 융통성이 하나도 없었다. 우선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집, 학교, 도서관이 전부였다.
그러던 중 근처 도서관은 모두 문을 닫아, 걸어서 1시간 반 정도를 걸어야 갈 수 있는 거리의 도서관에 가게 되었다. 한 번도 그렇게 먼 거리를 혼자 가본 적이 없어 걱정되었지만, 도서관이 아니면 집중이 안되었기 때문에 걱정 반, 설렘 반의 가슴을 안고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걸어서 가려고 하였으나, 7월 한 여름이었으므로 너무 더워서 걸을 수가 없었다. '그래, 이번 기회에 버스를 혼자 타보는 거야!' 이렇게 야심 차게 편의점에서 버스카드를 사고 3천 원 정도 충전해서 뿌듯한 마음으로 버스를 탔다. '생각보다 별거 없네?'라는 생각과 함께 심장이 다시 두근거렸다. 그런데 도착지까지 거의 도착했을 무렵,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었다. 바로 버스를 어떻게 멈춰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버스 안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 버스가 멈추는지 보고 배울 수도 없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이렇게 내려야 하는 버스정류장을 모두 지나치고 종점까지 가게 되었다. 버스기사 아저씨는 차고지에 가까워질수록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분명 '왜 내리지 않지?'라는 눈초리였을 것이다. 이렇게 30분을 더 지나 종점에 도착해서야 무사히 그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다. '나는 왜 내려야 한다고 말하지 못했을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신 있게 말하는 용기가 아직 부족했었다. 다만, 겉으로는 티를 내기 싫어서 버스기사 아저씨를 향해 애초부터 종점에 오려고 했다는 듯한 제스처와 여유가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큰 마음먹고 다른 동네에 있는 도서관에 가려다가 버스여행이 되어 버린 셈이다. 지금은 이런 상황이 왔을 때 '그래, 이런 게 여행이지. 오히려 좋아!'라고 생각하며 웃고 넘어가겠지만 그 당시에는 온 세상이 무너지는 듯했다.
처음이 어렵지 그다음엔..
그렇게 다시 반대편에서 20분 정도 기다렸다가 도서관 가는 버스를 타게 되었다. 나의 불안한 눈빛을 보았는지 버스기사 아저씨는 "학생, 어디로 가나?"라고 물었고, 개미똥구멍 같은 목소리로 "**도서관에서 내려요."라고 말했다. 버스기사 아저씨는 "그럼 5 정거장 뒤에 내리니까 꼭 눌러요."라고 말해주셨다. 그때서야 '아 저 벨을 눌러야 다음 정류장에서 내릴 수 있었구나..'라고 알게 되었지만, ** 정류장이 다가왔을 때 긴장하는 바람에 또 벨을 누르지 못했다. 허허.. 버스기사 아저씨는 "아니! 학생! 여기서 내리려고 했던 거 아니여? 왜 벨을 안 눌러 벨을!"이라고 호통을 치셨고, 눈이 번쩍 떠졌다. "죄송.. 합니다..!" 그리고 쫓기듯이 버스에서 내렸다. 왜 버스기사 아저씨는 항상 화가 나있는 걸까? 아무튼 이 이야기는 너무 부끄러워서 주변에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친구에게 말하게 된다. 그 친구는 "정말? 그걸 몰랐다고? 에이 장난이지?"라고 놀라며 옆을 지나갔다.
내가 버스를 타지 않았다면..
버스사건 이후, 심장이 벌렁거려 도서관에 도착했을 때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보고 온 것과 같이 머리가 띵 했다. 내가 몰랐던 무엇인가를 알아낸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겠구나. 이제부터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겠다고 되뇌었던 잊을 수 없었던 사건.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것들이 정말 많잖아?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겠어.'
그 뒤로 난 다짐을 했다. 더 많은 경험을 해보기로. 그리고 그게 내 자산이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 대학생이 되었는데.. 대학생 때 그 다짐을 직접 실행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바보가 용감하다고 대학생 때부터 무모한 도전이 시작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