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정성스럽게, 보내는 것이 최우선
휴직한지 1주일 째이다. 일상을 바쁘게 하지만 정성스럽게 보내고 있다. 지인들도 만나고, 엄마랑 여행도 가고, 서점에서 책도 읽고, 센터 운동과 홈트, 러닝도 열심히 하고 있다. 요일별 루틴을 계획했고, 그대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매일 돌발 상황이 생겨서 완전히 지키지는 못하지만 큰 줄기는 따라 가려고 애쓰고있다. 우울감을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는 루틴을 만들어서 그걸 지키는데 있는 것 같다. 일단 정한 루틴은 생각 없이 그대로 따라서 해보는 것이다. 물론 시간의 변경이 있을 때마다 유혹이 든다.
'가지말고 그냥 누워서 쉴까? 5분만 쉬어도 되지 않을까?' 하고 눞게 된다면 그건 최소 30분은 누워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면 계획 한대로 생각없이 발을 움직이는 것이 현명하다. 다만 발이 움직여지지 않거나, 짜증이나 화가 날려고 할 때는 반드시 누워서 쉬어야한다. 그건 몸의 에너지가 떨어졌다는 신호다. 그걸 무시고 계속 움직이면 탈이 난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기분까진 아니였는데, 다른 사람을 만날 약속이 아니라 혼자 서점에 가는 것이 약속이였기에 내적 갈등이 생겼었다. 그럴때 친정엄마가 시간이 된다며 거기가 어디든 같이 가자 하셨다. 덕분에 서점에 다녀올 수 있었다.
서점에서 책의 목차를 구경하면서 내가 쓰고 싶은 책은 어떤 책일까 구상하고 있는데,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교육 담당하는 분이셨는데, 회사에서 심리 상담을 지원 해주려고 한다며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기꺼이(?)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복귀할 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없는 상태에서 휴직을 시작했기에, 돌아가려면 심리 상담을 받고 좋아졌다는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 심리 상담을 통해 지금 아픈 마음을 치유 해야, 다른 팀으로 이동하더라도 민폐를 끼치지 않을 것 같다. 회사에서 나오는 지원은 무조건 하고 봐야지! 싶은 마음도 든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지원 해준다고 하는 건, 내가 그래도 회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팀장이 말해왔던 말- 너는 버리는 패가 될 수 있어-이 가스라이팅이구나. 하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여전히 내 핸드폰에서는 구글 챗이 울리고, 메일이 들어올 때마다 알람이 뜬다. 한번씩 메일함에 들어가서 스팸성 메일을 지우고있다. 팀장의 챗이 울릴 때마다 사진이 같이 떠서 심장이 쿵, 마음이 덜컹 거리면서 두려움이 고개를 든다. 그럴때, 내용을 확인하고 나에게 하는 말이 아니란 것을 확인하고 나면 안심이 되었다가, 바로 이어서 불안한 마음이 든다. 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 없이 역시 열심히 일하는 구나. 여전히 자기 중심적이구나.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도 - 회사니까 - 마음이 이상하다. 하지만, 왜 그런지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쓸모 없을 까봐 불안한 것이니까. 깊게 생각해도 불안만 키울 뿐이다. 이렇게 생각을 멈추기 위해 글을 쓴다. 쓰고나면 개운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