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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생각 Feb 15. 2019

남자, 여자를 알아가는 것도 결국 배우는 것이다

콜버그의 성역할 개념의 발달로 알아보는 아이의 성에대한 인식 변화

“저건 여자야. 여자가 남자 옷 입은 거야.”

유치원에서 연극을 보는 와중에 재미있는 얘기가 들려왔다.

여성 배우분이 경찰 옷을 입고 남자 목소리를 내는 부분에서 어린이들이 소위 말하는 아는척을 하는 것이였다.

일곱 살 어린이들은 자신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저 경찰은 여자라며 얘기했고, 동생들에게 속지 말라고 말하고는 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여섯 살 동생들의 반응이었다.

여섯 살 동생들은 스스로 혼란스러운 듯 “저게 여자라고?”라며 물으며 의아해 했다.

여섯 살에게 직접 “저 사람은 여자일까 남자일까?” 물어보니 답변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그렇다면 다섯 살은 어떤 반응이었을까?

다섯 살에게 똑같이 물어보니 답변은 정말 간단했다.

아주 당당하게 “남자요.”라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이 에피소드는 다섯 살, 여섯 살, 일곱 살이 성별에 대해 판단하는 수준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사례이다.

성에 대해 인식하는 것을 우리는 당연히 태어날 때부터 얻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성 조차도 인식하지 못한다.

자라면서 점점 자신이 어떤 성별인지, 성은 어떻게 구분되는지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성 역할 개념이 어떻게 발달되는지를 연구한 학자가 있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본 학자인 콜버그(Kohlberg)이다.

콜버그는 성역할 개념의 발달단계를 성 정체성 단계, 성 안정성 단계, 성 항상성 단계로 나누어 어떻게 성에 대해 인식하고 개념화해 가는지를 연구했다.

먼저 성 정체성 단계는 영아기로 자신이 남성, 여성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단계이다. 다음으로 성 안정성 단계는 남자는 크면 남자가 된다는 것은 알지만, 외형이 변화하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단계이다.  마지막 단계는 성항상성 단계이다. 성 항상성 단계는 외적인 모습으로도 성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단계이다. 위의 일곱 살 어린이들이 이 단계에 해당한다.


간단하게 유아들의 표현으로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반응이 나올 것이다.

- 성 정체성: 남자도 크면 여자가 될 수 있어!

- 성 안정성: 남자도 파마하면 여자가 될 수 있어!

- 성 항상성: 남자가 파마해도 여자는 절대 안 돼!

이렇게 유아들의 성에 대한 인식도 발달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남장한 여자를 보더라도 다른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콜버그의 발달 단계를 알고 보면 아이들이 성에 대해 얘기할 때 어떤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성별이 여자라고 가정할 때, 아이에게 "머리를 싹둑 잘라서 남자로 변신해야지"라고 말해보자. 그리고 아이가 어떤 반응을 하는지 살펴보면 우리 아이의 성 개념에 대한 발달 수준을 아주 간단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면 아이를 잘 알기 위해서는 내가 많이 알고, 많이 관찰하는게 최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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