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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생각 Oct 17. 2019

우리아이가 다른 아이에 비해 느린 것 같다고 느껴질 때

발달장애 아이를 만날 확률은 수능 1등급을 맞는 아이를 만날 확률과 같다

  발달장애라는 용어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진다. ‘장애’라는 단어 자체에서 엄청난 무게감이 다가오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학교에는 100명중 4명의 비율로 발달장애(발달지연) 아동이 있다고 한다. 100명중 4명이라는 비율은 수능 1등급이 4%임을 고려할 때 비슷한 비율이라고 볼 수 있다.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겠지만, 교육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점점 더 그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또한 느껴진다.

출처: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17/03/145831/)

  발달장애에 대해서 대략적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발달장애는 사실 엄청난 장애가 아니다. 해당하는 나이에 이루어져야 할 발달이 잘 되지 않는 것으로, 해당 연령의 정상 기대치보다 25%정도 뒤쳐져 있는 경우를 말한다(서울대학교 의학정보, 네이버건강백과).


  발달장애라고 할 때 단순히 ‘자폐아’를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발달장애는 자폐성 장애를 포함하기도 하지만 ‘지적 장애’ 또한 포함하는 다소 넓은 범주의 장애이다. 우리가 쉽게 알고 있는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벽을 계속 두드리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자폐성 아이들이 발달 장애에 포함된다. 그리고 친구를 좋아하고 어울리고 싶어 하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지능이 조금 떨어지는, 아이큐가 50~70정도인 ‘지적 장애’ 아이들도 발달 장애에 해당된다.


출처: 장애등급판정기준(보건복지부고시 제 2018-151호)

  유치원 현장에서도 발달장애 아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물론, 발달장애 혹은 발달지연 판정을 받아 특수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아직 특수교육 대상자로 판정을 받지 않고 일반 학급에서 생활하는 유아들도 많다. 그리고 어리기 때문에 발달장애로 판정해주지 않는다. 교사들은 일반 아이들과는 조금 다르지만 아직 판정을 받지 않은 아이들을 “경계선에 있는 아이”라고 부르며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께 치료센터를 가보기를 권유하기도 한다.


  교사로서 경계선 상에 있는 아이를 학급에서 보조 선생님 없이 지내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공립기관에는 더욱이 보조 교사가 없기 때문에 교사 한명이 모든 아이들을 교육하고 보살펴야 한다. 경계선상에 있는 아이가 있을 경우, 그 아이를 데리고 일 년을 가기가 매우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벅찬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아이와 일 년을 함께 가야한다는 것 역시도 알기 때문에 그 아이가 일 년 동안 좀 더 많이 성장하고 조금이라도 변화하기를 기대한다. 또한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이 느껴지고 좀 더 많은 치료와 지원을 받아 그 다름의 갭을 줄일 수 있게 하기를 원한다.


   ‘어머님,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달라요. 정식으로 센터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시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라고 말하기까지 교사는 수없이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부모님들의 경우, 특히 유아기 부모님들의 경우 우리 아이가 단순히 지금 조금 느릴 뿐이고 조금 더 자라면 다른 아이들과 같아 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계선상에 있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의 마음을 모두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아이가 좀 더 성장하고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교사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그 성장의 갭이 더 커지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치료를 권하고는 한다.


  ‘본인의 입으로 어려움을 말하지 못하는 장애’가 발달장애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해서 성인의 역할이 더더욱 중요하다. 사회적 시선이 두려운 것 또한 이해하고, 우리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는 것 역시 이해한다. 하지만 유아기에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적절한 교육과 치료를 하는 것이 그 두려움과 희망보다 더 중요하다.

출처: https://pixabay.com/ko/photos/

   ‘단순히 말만 느린 것’, ‘단순히 이해만 잘 못하는 것’ 이라는 말은 부모가 생각하는 자기 아이에 대한 합리화가 아닌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말이 느린 것은 인지가 느린 것이며 더불어 사회성 또한 느려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 비해 느리거나 다르다고 느껴질 때, 빨리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최선책이다. 부정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빨리,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아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교사 역시 경계선 상에 있는 아이를 만났을 때 그 아이를 위해 ‘과연 내가 진정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 아이에게 최선은 무엇일까’를 항상 고민할 것이다. 꼭 ‘장애’로 명명되지 않아도 ‘특수교육 대상자’로만 선정이 되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바우처가 있다는 것, 최근 장애 검사를 비싼 돈을 들이지 않아도 ‘꿈고래 부모협동조합’과 같이 좋은 사회적 기업이 있다는 것 등을 교사 또한 스스로 숙지하고 이러한 정보를 함께 부모님과 공유하며 나누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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