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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생각 Oct 17. 2019

유튜브에 빠진 아이, 읽기 회로가 사라진다.

책보다 동영상을 좋아하는 아이. 과연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스크롤은 어떻게 해? 게임할 수 있어? 와이파이는?”

“아니, 이건 책이야.”

출처: 레인스미스(2011). 그래 책이야,  문학동네.

10년 전만 해도 이런 내용이 담긴 동화가 등장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어린이’ 그리고 ‘전자기기’는 둘 간의 연관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기만 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어린이와 전자기기는 이제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고, 어린이들은 더 이상 책보다 유튜브 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 시대가 왔다.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유튜브의 동영상을 자연스럽게 재생하는 모습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미디어는 자연스럽게 일상이 되었고, 유튜브를 보게 해준다면 밥도 잘 먹고 말도 잘 듣는 아이로 변신하는 모습도 봤을 것이다. 우는 아이, 떼쓰는 아이에게 최고의 약은 핸드폰이 되었고,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의 편의에 의하여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건네어 주고는 했을 것이다.

  책에서 지식을 찾고, 책에서 즐거움을 발견했던 시대는 끝이 나고 있다. 지금 성인들이 정보를 찾기 위해서 ‘네이버, 다음, 구글’ 등의 인터넷을 이용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 초등학생들은 ‘유튜브’를 가장 먼저 이용한다고 한다. 지식인에서 정보를 찾고 글을 읽으며 이해했던 시대와는 다르게, 동영상을 통해서 영상을 시청하고 정보를 얻는 시대로 변화한 것이다.


  시대가 변화했으니 책을 읽지 않고 동영상을 계속 보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책을 읽는다는 것이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에 불과한 것이라면 교육자들은 책 읽기를 강조하지 않을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기초적인 해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도로 정교한 읽기 회로를 발달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책을 읽음으로써 유추의 과정, 추론의 과정, 공감의 과정, 배경 지식의 처리 과정 등의 다양한 과정 등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수준 높은 지적 처리 과정을 더해가고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지 않고 자란 아이들은 이러한 지적 과정들을 겪지 못하며, 변형된 읽기 회로를 가지게 된다. ‘다시, 책으로(매리언 울프)’에서는 뇌에 읽기 회로가 사라지고 있음을 말하며 깊이 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다.

  책을 읽고 몰입하고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뇌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끊임없이 텍스트를 읽고 글을 읽는 과정에서 길러지고 발달되는 것이다. 만약 책을 읽지 않는다면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다양한 사고를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심지어 지난 20년간 젊은 사람들의 공감 능력은 40퍼센트가 감소했고, 특히 지난 10년 사이에 급격하게 감소했다고 한다(매리언 울프, 다시 책으로). 이렇게 공감 능력과 같은 고등 사고를 책을 읽지 않음으로써 점점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아이가 좀 더 수준 높은 지적 수준을 가지게 하고 싶다면 책을 읽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로써 우리 아이가 똑똑하고 현명하게 자라기를 모두가 바랄 것이다.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책을 읽게 하는 것이다.


  밤새도록 책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끼던 밤. 책을 더 읽고 싶어서 엄마 몰래 읽던 시간들. 우리가 경험했던 책과의 소중한 시간들을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해야 한다. 읽는 뇌를 더 이상 잃어버리기 전에 오늘이라도 유튜브 대신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밤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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