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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생각 Dec 17. 2019

착한 마음씨에 대한 부모들의 착각

보상을 위해서만 착한 행동을 하는 아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제가 친구한테 양보했어요.”
“친구한테 장난감 빌려줬으니 스티커 주세요.”
“제가 친구한테 먼저 줄서라고 했어요. 젤리 받을 수 있죠?”
유치원에서 하루에 적어도 세 번씩은 들을 수 있는 얘기들이다. 친구에게 양보하는 마음은 멋진 마음이지만, 매번 어린이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칭찬과 보상을 받으려고 한다. 가끔 이러한 행동들은 친구에게 정말 배려하고 양보하는 착한 마음에서 생겨난 것인지, 보상을 받고 싶은 마음에서 생겨난 것인지 혼동이 될 때가 있다.

출처: 언스플래시

보통의 부모라면 우리 아이가 인성적으로 훌륭한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 친구에게 뺏기고 사는 것도 싫지만, 그래도 뺏으며 나쁜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라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착한 친구야.’라는 평을 듣기를 기대한다.


최근 유ㆍ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인성교육을 강조하며 법적으로도 인성교육법을 만들어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렇게 인성을 강화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 아이가 ‘보상을 받기 위해 선행을 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두 가지 마음이 교차할 것이다. ‘우리 아이가 그래도 친구에게 양보도 하는 착한 아이네.’라는 생각과 ‘그냥 스티커나 젤리를 받기 위해서 양보하는 행동이 아닐까? 인성적으로 발달한 것이 아닌 보상을 위해서만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착한 마음에 대해서도 물론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아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자들은 착한 마음도 나이에 따라 발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이론에 따르면 1수준은 ‘인습 이전 수준’으로 벌을 회피하기 위해서나 상과 칭찬을 받기 위해 도덕적 행동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2수준이 되면 ‘인습 수준’이 되어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규칙과 질서를 따르기 위해 도덕적인 행동을 한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3수준이 되면 ‘인습 이후 수준’이 되어 개인적인 양심의 원리에 입각하여 도덕성이 발달된다고 한다(김춘경 외, 2016 - 상담학사전).

출처: 언스플래시

이렇게 나이에 따라 착한 마음도 발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 아이가 하는 행동을 자세히 관찰해 본다면 어떤 단계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보상을 위해서 선행을 베푸는 행동도 발달에 맞게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며, 발달 단계 중 하나라고 인식하면 될 것이다. 보상을 바라는 행동들에 대해 아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보상과 함께 적절한 상호작용을 해주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글을 읽는 목적이 아이를 좀 더 잘 키우기 위해서라는 것을 인식할 때, 바라보고 인정해주는 것에서 넘어서 발달을 촉진해주기 위해 부모와 교사가 조금의 자극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심부름 했으니까 아이스크림 사주세요.”라고 아이가 말한다면 이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되, 항상 부연 설명을 해주는 것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00이가 심부름을 해줘서 엄마의 마음이 정말 기뻐. 엄마를 위해서 심부름을 해주는 마음이 정말 예쁘구나. 도와주는 마음이 멋져서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거야.”라고 말이다. 그러다 보면 아이스크림이라는 보상 다음으로 칭찬에 대한 보상의 가치를 알게 되고 점점 보상이 없이도 착한 마음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이의 도덕성이 조금 더 발달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왜이렇게 착하기만 하지’라고 걱정하기 보다는 칭찬해주고 뿌듯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모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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