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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G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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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Jul 09. 2024

추켜세우거나 미워하지 않고

그저 바라봄

그날은 날파리를 다섯 마리는 넘게 잡고 있었어요. 깔끔한 남편과 닮아진 그녀 이제 한 마리도 놓칠 수 없거든요. 검색해 보니 덥고 습한 장마철엔 날파리가 많대요. 아이들은 티브이를 보고 있었죠. 익숙한 그릇을 정리하려다 갑자기 눈물이 났어요.


유치하죠.

그날 낮까지만 해도

가족을 섬기리라

이웃을 섬기리라

낮아지리라

낮아지리라

기도했던 여인이

이제 자기가 불쌍하대요


그래도 다행이죠.

애처롭게 쓰던 시나리오가 아니에요.

예전 같은 신세한탄이나 불평불만은 아니죠.


그저 죽어야 할 자아에 대한 연민이에요.


유치한 작은 아이...

주목받고 사랑받고 특별하고 싶던 자아에게

작별을 고해요.


눈물이 뚝뚝 떨어지지만

슬프기보단 시원해요.

자리를 내어주면 더 큰 품에서 쉴 수 있음을

작은 아이도 알고 있어요.


섬기리라 섬기리라 했던 기도가

홀로 무색해지는 저녁


울던 그녀는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다 말고

무언가 떠오른 듯 손에 낀 고무장갑을 벗어요.


나란히 앉아있는 아이에게 다가가

볼을 비비며 괜한 뽀뽀를 해요.



익숙해지네요.

내가 나를 바라봄이.


추켜세우거나 미워하지 않고

그저 지켜봄이.


가끔은 기뻐하고

가끔은 울어줘요.


못난 나도 잘난 나도 애쓰는 나도

모두 나라서 있는 그대로_


그러면서 친해지고 편해져서

자꾸 만나고 싶어 고요함을 부르네요.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있으니,

미약한 사랑이나마 돌려드리고 싶어요.


비 내 다음날 아침


아름다운 이 세상을 보세요!

청명한 새소리 들리시죠?


당신을 노래합니다.


사랑하는 당신께

아름다움을 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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