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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G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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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Jul 15. 2024

쉼 속에서 고개 드는 심술

더 이상 어쩌지 못하고 밖으로 나왔어요.

넘치는 영감은 어떻게든 되겠지요.


오늘 나의 글이 책으로 묶이든

아스라이 사라져 기억에서조차

잊히든 나는 상관치 않겠어요.


과거도 미래도 없고

지금 여기뿐이라면

이 순간에 전념한 나의 기록은

가장 선명히 아로새겨져

아까울 것도 아쉬울 것도 없지요.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흐린 상태로 바람이 살랑 불어오면

나는 떠오르는 생각을 다 못 적고

그럴듯하게 공개하지 못했더라도

괜찮아요.


그러나 비가 오면 또 어떤가요.

우산 속에서 속삭이는 빗소리를 들어야죠.

아침에 우산을 두고 간 아이를 위해

함께 쓸 우산을 들고 나왔답니다.


벅찬 영감이여.

그만,


쉼 속에서 고개 드는 심술이

걸음을 자꾸 멈추게 하네요.


하지만

이제 산책을 나설 시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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