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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용 Jul 18. 2022

지역의 예술보다는 지역의 풍경

<슬로모션: 남해 보호수> 展 프리뷰 행사

2022년 상반기 돌창고 방문객 데이터를 보니 관광객은 줄고 지역주민은늘었다.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으니 매출이 줄긴 했으나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손님이 생겼고, 도시에 살다가 남해로 이주한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나고 자라 생활하고 있는 젊은 친구들도 자주 방문한다. 남해 출신 돌창고 팀원들이 많으니 친구 만나러 와서 자연스레 어울리고 인사 나누고 장난치며 소식을 주고받는다. 돌창고가 특별하고 특이한 공간보다는 이렇게 '일상적 공간'이 되어 오래오래(100년?) 존재하고 싶다. 돌창고가 지역의 '예술'로 서있기보다는 '풍경'으로 스며들고 싶다.


보호수 전시 프리뷰 행사 뒤풀이(마을 사람, 이주민, 작가, 여행객 모두 함께)

이렇게 자주 방문하는 지역 젊은이 중 한 명이 와인을 파는 식당을 오픈한다며 메뉴 시식회에 초대했다. 샴페인과 와인도 실컷 먹고, 메뉴들도 모두 맛보았다. "도시에서는 구하기 어렵고 비싼 식재료인데 남해에서는 쉽게 구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오히려 '올리브 오일'이나 '소금', '치즈'를 고급으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눴다.

14도씨의 메뉴 후보

이 식당은 남해읍 중심 사거리 2층에 자리하고 있는데 밤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으니 햄버거 파는 친구, 커피 하는 친구 등 관심사나 하는 일이 비슷한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자신의 업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자신이 가진 시행착오를 다시 시작하는 친구에게 풀어놓았다. 지역에서 비슷한 업종을 한다고 경계하거나 질투하기보다는 시작을 돕고 그가 자리 잡으면 마음을 모아 또 새로운 것을 함께 만드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작은 파이 pie를 나눠먹기보다는 아직은 젊은 우리들이 지역의 파이를 크게 만들며 가능성을 키워나갔으면 한다. 협업은 '친분'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서로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어야 하기에 오래도록 업을 지속하며 '잘'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이제 겨우 7년 차에 접어든 돌창고가 오래가고 싶은 간절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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