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남해읍 사거리 2층 술집에 가면 온 테이블에 20~30대 젊은이들이 그득하다. 남해에서 태어나 부산, 거제, 진주, 창원에서 학업 또는 직장 생활하는 친구들이다. 그렇게 남해에 사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다가 일요일 오후에 본인들이 생활하는 도시로 돌아간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이렇게 오는 친구들을 남해 사람이라 해야 하나, 부산사람이라 해야 하나. 명절도 아닌데 일주일에 한 번씩 이렇게 자주 온다는 것이 신기하다. 고향이라서 또는 남해가 쉼을 주는 휴양도시라서 자주 오는 것도 있겠지만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면서 행정구역상의 지역구획이 희미해졌다. 집과 일터, 취미와 휴식처, 장보기와 같은 생활권으로서 '정주'생활보다는 생활'거점'의 점들을 여러 개 찍어놓고 점프하며 산다. 행정구역으로서 지역구획이 희미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