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치앙마이가 어디야..?"
치앙마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나와 달리 남자친구는 이미 치앙마이에서 한 달 살이를 했었다.
"태국에 있잖아. 한 달 살이로 엄청 유명해. 물가도 저렴하고. 난 베트남이나 방콕(태국 수도)보다 더 좋더라고."
"왜?"
"그냥 잔잔한 시골 같아서 좋아."
사실 나와 남자친구의 여행 스타일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보통의 여행자와 조금 다른 편이다.
1) 다른 사람들이 많이 가는 관광지를 가지 않는다.
2) 현지 체험을 좋아한다.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식당, 공원 등 현지인 생활 밀착 장소를 선호한다.)
3) 출발하기 전에 미리 조사를 안 한다. 비행기 표 만 끊어 놓고 여행지에 가서 검색을 엄청 한다.
4) 그래서 예측 불허의 상황이 발생하지만,
뭐... 어떻게든 처리한다. 살려면 어떻게든 해결해야지 ㅠㅠ
이번 여행은 특히 남자친구의 어머니와 누나가 함께 2주간 동행했기 때문에 여행 초에 지나치게 많이 걷는 코스는 일정에서 뺐다.
치앙마이 한 달 살이를 직접 경험해 보니 여행을 가기 전,
더도 덜도 말고 딱 이 정도는 알고 가면 좋았을 것 같은 치앙마이 기초 정보를 이번 화에서 적어보려고 한다.
사실 남자친구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여행을 했기 때문에 이 원고의 5할은 남자친구 덕분이다. ㅎㅎ
1. 치앙마이 날씨
우리나라에서 겨울인 11월-2월이 치앙마이에 한 달 살이 하러 떠나기에 가장 좋다.
단, 11월~2월은 날씨가 가장 좋은 만큼 항공권을 예매할 때도 가격이 비싸다.
우리가 떠났던 3월~4월은 더운 정오엔 기온이 35~40도를 육박했다. 이 시기엔 항공권도 싸다.
이 시기에 치앙마이에 온다면 오전 시간 혹은 오후 6시 이후에 여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12시부터 4시까진 정말 더워서 어디도 움직일 수 없다. 너무 더울 땐 카페로 피신하는 방법도 있다.
2월엔 화전 (들판 불태움)으로 미세먼지가 심하다. 마스크를 꼭 착용하며 돌아다녀야 한다.
하루는 마스크를 안 쓰고 나간 적이 있었는데 목이 하루 종일 쾌쾌했었다.
의외로 맑은 하늘이 주는 감동이 크다.
항공비가 좀 비싸더라도 가급적 11월~2월에 떠나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가 3월에 여행을 가서 맑은 하늘을 본 것은 비가 오고 난 다음 날 하루~이틀밖에 되지 않았다.
하늘이 하얗게 보인다. 비가 온 날을 제외하곤 거의 하늘이 하얬다.
신발은 샌들 한 개를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난 운동화를 한 개 가져갔는데, 너무 덥고 매번 운동화 끈을 묶는 것도 번거로웠다.
신발은 크록스, 챠코는 추천하나 테바는 불편해서 추천하지 않는다.
무조건 편한 샌들을 신고 오는 게 좋다. 아저씨 샌들이 최고다.
2. 치앙마이 지역
한 달 살이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을 다음 그림과 같이 구역을 나눌 수 있다.
* 치앙마이 대학교
대학교지만 면적이 꽤 넓고, 공원이나 음식점 등 다양한 시설을 조성했다.
저녁엔 정문 앞에서 랑머 야시장이 열린다. 야시장 비교 콘텐츠는 다음에 다루겠다.
* 님만해민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가로수길 같은 곳이다.
세련된 카페, 음식점, 마야몰(치앙마이 최대 쇼핑몰)이 모두 이곳에 모여있다.
하지만 그만큼 다른 지역의 2~3배 정도 물가가 비싸다. 동양인들은 님만 해민에서 많이 묵는다.
* 싼티탐
싼티탐은 진짜 치앙마이 현지인과 한 달 살이를 하러 온 디지털노마드족이 많이 사는 로컬 지역이다.
동서양 할 것 없이 가성비를 찾는 사람들이 온다.
님만해민, 올드타운처럼 도로가 이쁘고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진 않지만 현지인의 진짜 생활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지역보다 물가가 저렴하므로 장기간 숙박을 할 것이라면 이 지역을 추천한다
* 올드타운
우리나라의 인사동 같은 느낌이다.
활기차고 아기자기하게 로컬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인사동이 서울의 진짜 모습이 아니듯
이곳은 진짜 로컬의 모습이 아니고 관광객을 위해 어느 정도 연출된 곳이다.
이 지역엔 서양인이 많이 거주한다.
야시장, 카페 등 다양한 상점이 있어서 자주 방문하게 된다.
* 나이트바자
치앙마이에서 매일 저녁에 열리는 상설 야시장이다.
먹을거리, 기념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다.
후에 따로 야시장을 비교해 볼 것이지만 상설 야시장에선 색다른 제품을 찾기 어렵다.
계속 둘러보다 보면 아까 봤던 익숙한 물건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냥 평범한 야시장으로 보면 될 것 같다.
3. 치앙마이 물가
치앙마이의 물가는 보통 한국 물가의 1/3로 대체로 저렴한 편이다.
* 밥 (팟타이 등 기본적인 음식)
- 현지인 가격 : 1,650원~2050원
- 관광객을 대상으로 파는 곳 (평균) : 2천 원
- 비싸게 파는 곳 (님만해민) : 5천 원
* 숙소 - 비싼 호텔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일박에 만원 정도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숙소를 싸게 예매하는 방법은 다음 챕터에서 설명할 것이다.
* 간식, 커피
천 원~2천 원 정도로 좋은 카페에서 간식과 커피를 마실 수 있다.
* 과일 - 길가에서 한 봉투에 800원 정도에 판다.
생과일의 퀄리티는 매우 높다. 하지만 땡모반 등 길거리에서 파는 과일 주스는 잘 골라야 한다.
길거리에서 파는 과일 주스는 시럽을 많이 넣는 경우가 많아서 과일의 상큼함을 느끼기 어렵다.
과일주스는 시럽을 빼달라고 하거나 생과일주스 전문점에서 먹도록 하자.
(그렇게 비싸지 않다. 2천 원 정도).
3. 치앙마이 언어
태국어를 쓴다. 무슨 소리인지 전혀 유추되지 않는다.
태국어와 영어를 병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못 알아듣는다고 봐야 한다.
구글 이미지 번역기를 써도 번역이 정확하지 않고 50% 정도만 알아듣는 것 같다.
태국 사람들이 영어를 잘 알아듣는다고 들었는데, 체감상 50% 정도만 알아듣는 것 같다.
젊은 사람의 경우엔 꽤 알아듣지만 연세가 있으신 경우 거의 못 알아들으셨다.
특히 택시 기사님들이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아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태국인에게 뭔가 부탁할 일이 생기면 젊은 사람을 찾아보자.
젊은 사람의 경우 웬만하면 영어로 통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너무 걱정하지 말자.
아래 세 단어만 알면 어떻게든 통한다.
"코쿤카" (여) or "코쿤캅" (남) = 안녕하세요.
"싸와디카" (여) or "싸와디캅" (남) = 감사합니다.
"마이싸이팍치" = 고수 빼주세요.
치앙마이엔 외국인이 많다.
올드타운 쪽으로 가면 절반은 태국인, 절반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국인과 대화하게 될 경우가 생긴다.
인사만 해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니 용기 내어 말을 걸어보자. 경험상 한국인을 많이 좋아했다.
4. 불교, 입헌군주제
전체 인구의 95%가 불교를 믿는 나라이다. 어디를 가도 사원이 많다.
지나가다가 주황색 승복을 입은 스님을 자주 마주칠 수 있다.
태국은 입헌 군주제이지만,다른 입헌군주제 국가와 달리 국왕의 권한이 상당히 크다.
공공시설 곳곳에 국왕의 동상이 설치되어 우상화를 하고 있고
가게에도 국왕의 사진을 걸어놓는다.
마치 우리나라 어르신들이 가게에 박정희 대통령 사진을 걸어놓는 것과 비슷하다.
Tip)
한국인이 이해하기 힘든 기이한 문화가 있다.
태국에선 왕족을 보면 기괴한 자세로 엎드려야 한다.
외국인이라고 예외는 없다.
공식 석상에서 사진을 찍을 때도 무릎을 꿇은 채 찍어야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게 무슨 짓인가 싶지만...
왕실 전통이라고 한다.
국왕에게 존경을 표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존중하자.
+)
현재 국왕은 와치랄롱꼰 인데, 선왕이었던 푸미폰 아둔야뎃은 전 국민에게 존경을 받지만 현재 왕은
네 번의 결혼과 후궁 책봉 등 문란한 사생활로 논란이 많다.
5. 치안
생각보다 가게가 늦게 열고, 일찍 닫는다. 우리나라는 10시 정도면 음식점이 문을 여는데
태국은 12시~1시가 돼야 문을 여는 경우를 많이 봤다.
카페도 저녁 6시면 문을 닫는다. 치안은 생각보다 안전한 편이지만,
저녁이 되면 거리에 불이 많이 꺼져있어서 혼자 걷기 무섭다.
가급적 저녁엔 혼자 다니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 달 동안 생활하며 마주친 태국 사람 중에서 불친절한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6. 수질, 정전 & 와이파이
* 수질
치앙마이에 오기 전에 치앙마이 수질이 안 좋으니 필터를 챙기라는 후기를 많이 봤었는데..
필터를 사용하진 않았지만 수질이 나쁜건 못 느꼈다
한국에서도 타 지역으로 여행 가면 물갈이를 했었는데 치앙마이에서 피부가 뒤집어지거나 배탈난 적은 없다.
* 정전 & 와이파이
한 달 살이를 하는 동안 비가 오고 난 후에 정전이 2번 났다.
우리가 거주하는 콘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아예 싼티탐 지역 거리가 전부 정전이 났다.
이런 경우가 꽤 잦은지 콘도에서는 "우리도 언제 복구될지 몰라" 식의 반응이었다.
이때 콘도 안에 와이파이도 끊겼었다.
몇 시간 지나니 알아서 복구가 되긴 했다. 비가 많이 오면 언제든 정전이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하자.
여행하는 마케터 이야기
진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