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억울한 천재 이야기 1 _ 니콜라 테슬라
매드 사이언티스트
테슬라는 1899년 콜로라도 주에 있는 스프링스 연구소에서 번개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자신이 개발한 송신기를 활용해 40미터에 달하는 인공 번개를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는 동네 사람들로부터 미친 과학자라는 오해를 사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연구실에서 들려오는 엄청난 굉음과 불꽃, 심지어 동네 전체의 정전 사태까지. 이 정도면 골칫거리를 넘어서 공포였을 듯하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테슬라는 인류에게 무료로 전기를 나눠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테슬라는 지구를 전류가 흐르는 하나의 거대한 자석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이 자석의 힘에 따라 전기의 성질을 띠는 입자들이 지구 외부를 껍질처럼 덮고 있음을 알아냈다. 만약 한쪽에서 전파를 보내면 껍질처럼 덮인 층에 전파가 반사되어 멀리까지 전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원리로 전 세계에 무선 에너지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테슬라는 ‘와덴클리프타워’라는 거대한 탑을 세워 엄청난 양의 전기(번개)를 만들고 이 전기를 세계 곳곳으로 보내려고 하였다.
테슬라는 이 거대한 탑을 만들기 위하여 조지 웨스팅하우스와 모건의 투자를 받으려고 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든 엄청난 전력을 전 세계에 무료로 나눠줄 것이라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모건은 투자를 중단한다. 다른 과학자들도 이 타워는 지구의 자기장을 건드려 지구를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결국 투자를 받지 못한 테슬라의 와덴클리프타워는 파괴하기로 결정이 되었다.(말하자면 실험실의 모든 집기에 빨간 딱지가 붙는 식으로, 완전히 망한 것이다. 그런데 이 와덴클리프타워는 얼마나 튼튼하게 만들었는지 망치로는 도대체 부서지지 않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켜야 했다고 한다)
이 일로 테슬라는 크게 상심한다. 경제적으로 빈털터리가 되어 허름한 모텔에서 지내는 것은 물론이고 끼니를 해결할 수 없을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무한 에너지를 전 세계에 무료로 나누겠다는 그의 꿈과 희망을 세상은 완고하게 짓밟았다는 사실을 그를 깊은 좌절에 떨여뜨렸다. 테슬라는 자신을 실패한 과학자라고 깎아내리며 하는 일 없이 공원을 어슬렁거렸다. 그러다가 만난 비둘기와 사랑에 빠져 (응?) 비둘기에게서 위로와 안식을 얻었다. 그렇게 힘을 얻었던 것인지 테슬라는 “진정 실패한 과학자란 연구를 포기한 자”라고 일갈하며 우주와의 통신 연구, 무선 조종 로봇 배, 하늘을 나는 자동차, 날개 없는 터빈 등을 만들어내는 발명가의 삶을 끝까지 살아간다.
괴짜, 사이비, 마법사, 아무튼 천재
니콜라 테슬라는 오스트리아 제국(현재의 크로아티아)의 스밀랸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세르비아계 오스트리아인인 테슬라의 아버지는 그리스정교회 사제였다. 사실 테슬라에게는 테슬라보다 몇 배는 천재인 형, 다니엘이 있었다.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영특한 형이 어릴 적 불의의 사고로 죽고 난 뒤 테슬라는 아버지로부터 정교회 사제가 되어야 한다는 심한 압박을 받는다. 그러나 테슬라는 성경보다 과학책과 발명을 사랑하는 아이였다.
다니엘의 죽음이 테슬라에게는 큰 충격이었는지 테슬라는 어른이 되어서까지 병적인 공포증과 강박증을 갖게 되었다. 예를 들면 여성들의 진주 귀걸이에 소름끼쳐 했고 길을 걸을 때는 걸음 수를 세면서 걸었다. 밥을 먹을 때는 음식의 부피를 계산하지 않으면 음식 맛을 느낄 수 없었고 다른 사람과의 신체 접촉을 극도로 싫어해서 상대방의 머리카락조차 만지려고 하지 않았다.(이쯤에서 테슬라가 왜 비둘기와 사랑에 빠졌는지 조금 이해가 된다) 결국 테슬라는 죽을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았다.
또한 테슬라는 어릴 때부터 눈앞에 강한 빛이 번쩍이며 여러 이미지가 보이는 경험을 자주 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무엇인가를 집중해서 생각할 때 이러한 현상이 계속 일어났는데, 테슬라는 눈앞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오히려 활용하여 생각만으로 많은 발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능력은 그에게 수많은 발명을 해낼 수 있게 하였고 현실에 구현하지 못한 그의 발명을 기록한 방대한 분량의 노트는 후대의 과학자들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미국 FBI가 테슬라 사후에 그의 노트를 전량 수거하여 일부만 유족에게 돌려주고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설도 있다)
수많은 발명에도 불구하고 가난에 시달리다 죽은 과학자
소켓볼이라는 것이 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아프리카 아이들이 낮 동안 소켓볼을 신나게 발로 차면서 놀면 구르는 동안 충전이 되어 밤에 조명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적정기술로 만들어낸 공이다. 지구의 일부는 번쩍이는 야경으로 빛 공해에 시달린다고 아우성칠 때 지구의 어디는 전기 공급이 되지 않아 문명사회로 발전하지 못하는 곳도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테슬라의 와덴클리프타워를 생각하며 그의 신념을 떠올린다. 우리가 잘 아는 ‘발명왕’ 에디슨과 전류전쟁을 벌였을 때 테슬라는 교류의 우수성을 알리고 대중에게 보급하기 위해 교류 사용에 대한 특허권을 포기했다. 또 테슬라는 세계 최초로 무선통신을 개발했음에도 테슬라의 제자였던 마르코니가 영국에서 공식 특허를 먼저 얻어 많은 돈을 벌어도 무선통신 기술이 인류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며 며칠 속상하고 말았다고 한다.
테슬라의 와덴클리프타워가 성공했다면 어땠을까. 전기가 돈으로 구입하는 상품이 아니라 공기처럼 무상으로 공유하는 자원이 되는 세계. 그럼 이 더위에 에어컨도 실컷 틀 수 있을 것이고 인류가 땅속에 묻힌 화석연료를 파내어 지구의 대기를 오염시키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와덴클리프타워 프로젝트가 문제점이 많았건, 테슬라가 허황된 몽상가였건, 테슬라를 응원하고 싶다. 신이 실수로라도 그런 인간 한두 명은 만들어 두어야 이 세상에도 기적과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