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ing Internet-Native Economies 번역서
들어가기 전에
이번에도 역시 a16z의 아티클입니다. Mirror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Patrick Rivera의 “Designing Internet-Native Economies: A Guide to Crypto Tokens”라는 글로, 2021년 6월 15일에 포스팅된 글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이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대체 가능한 토큰(Fungible Token)과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NFT)의 차이, 구별되는 기능, 실제 사례
전통적인 경제 구조와 토큰 경제 구조의 차이
NFT가 제공할 수 있는 여섯 가지 효용
Web3형 생태계의 작동 원리
다양한 예시와 함께 쉬운 언어로 쓰인 글이니, 머릿속에 부유하던 관념을 저자와 함께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편하게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크립토’와 관련해 가장 자주, 중요하게 논의되는 주제 중 하나는 크립토 덕분에 크리에이터와 커뮤니티가 그들만의 인터넷 네이티브 한 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경제 구조를 구축하는 핵심 요소는 바로 수년 전 ICO(Initial Coin Offering) 붐 당시 오명을 얻고 말았던 ‘토큰’이다. 사실 토큰은 크립토 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 단위이며, 오픈 네트워크 구조에 참여하는 유저, 개발자, 투자자, 서비스 제공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메커니즘이라는 점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관련 논의)
하지만 토큰이란 건 정확히 무엇일까? 단순하게 설명하면, 토큰은 블록체인이라는 글로벌 P2P 네트워크상에 존재하는 코드일 뿐이다. 하지만 화폐라는 관점에서 토큰은 다른 형태의 화폐와 달리 디지털-네이티브 하고, 프로그래밍 가능하며, 크립토 지갑과 개인키(Private key)에 의해 보호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소위 암호화폐(Cryptocurrencies)라는 것도 토큰의 한 종류일 뿐이다.
토큰은 크게 대체 가능(Fungible)하고 교환에 사용되는 것과 대체 불가능(Non-fungible)하고 고유한 것, 두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된다. 점차 더 많은 창작자와 커뮤니티가 그들 만의 크립토 경제를 구축함에 따라, 이들은 대체 가능한 토큰을 활용해 상품을 교환하고 가치를 저장하며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다. 한 편,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NFT)은 수집품, 보상, 업적 체계 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활용되며 사람들에게 정체성과 지위, 소속감을 부여해 줄 것이다.
게임 업계는 이를 잘 알고 있다. Fortnite와 같은 게임은 대체 가능한 토큰(VBucks)과 대체 불가능한 토큰(스킨, 화장품, 이모티콘 등)을 활용해 풍성한 인터넷 기반의 경제를 만들었다. 2020년 기준, 게이머들은 FarmVille에서 가축을 사고, Fortnite에서 스킨을 구매하고, Candy Crush의 추가 생명을 사는 등 게임 내 상품에 대한 구매로 540억 달러를 지출했다. 그러나 이 정도는 사실 토큰의 잠재적인 가능성에 비하면 시작에 불과하다.
최고 수준의 크립토 프로토콜, 소셜 앱, 온라인 커뮤니티, 마켓플레이스를 만들며 자체적인 인터넷 네이티브 경제를 구축하고 싶다면 이 대체 가능한 토큰과 대체 불가능한 토큰의 상호 작용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애초에 인터넷 네이티브 경제는 왜 필요할까?
대부분의 전통적인 경제 구조는 설계 시 인터넷을 염두에 두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현대의 경제는 다음과 같은 여러 이슈를 갖고 있다 :
접근성의 부족 : 전 세계의 성인 중 17억 명이 은행을 이용하지 않는다. 이는 사람들이 사업을 하고,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고, 기업가적 위험을 감수하는 능력을 제한하고 있다.
비효율 : 높은 신용 카드 수수료와 높은 이자율은 저소득층의 경제 참여를 어렵게 한다.
불투명성 : 은행은 굉장히 복잡한 구조로 작동하기 때문에 그들의 재무 건전성과 리스크를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시민들은 그저 정부가 통화 정책, 자본의 통제, FDIC(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 미국 연방 예금보험공사)와 같은 보험 운용을 통해 모두의 경제적 가치를 유지시켜 줄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 물론 우리는 그것이 항상 우리를 위해 작동하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이런 한계는 경제의 성장을 감소시키고 불평등을 증폭시킬 뿐이다. 점차 많은 경제 활동이 온라인으로 이동함에 따라 생산적인 경제 구축을 위해 인터넷 기반의 도구가 필요하다. 예컨대 많은 사람들이 은행 계좌는 없어도,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폰을 갖고 있다.
바로 이 지점이 크립토 네트워크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들은 현대적 유형의 생산, 유통, 무역 및 소비를 작동시키는 암호학적(예:제3자 없는 보안), 경제적 측면의 기본 요소들을 제공한다.
대체 가능한 토큰과 대체 불가능한 토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하자.
전통적으로 화폐는 세 가지 주요한 목적을 갖고 있다:
원활한 무역을 위한 교환 매체
시간 흐름에 대해 부를 저장하기 위한 가치 저장소
표준화된 가치 측정을 위한 회계의 단위
경제는 경제의 성장을 주도하기 위해 공장, 과학 연구, 기술 개발, 공공 기반 시설 등의 생산 자산에 돈을 투자한다. 소비자들은 삶을 즐기기 위해 평면 TV, 명품 지갑, 운동화와 같은 상대적으로 “비생산적인” 제품 역시 구매한다.
크립토 경제도 비슷한 역학을 따른다. 자금은 화폐 발행 정책에 기반해 순환되고 생산 자산과 비생산 자산의 스펙트럼에 따라 재투자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실행 코드는 2,100만 개의 비트코인만을 발행할 예정이며, 네트워크 보안에 기여한 채굴자에게 보상을 제공하고 다양한 사용처에서 비트코인이 당사자 간 전송될 수 있도록 한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화폐는 이더리움에서 지원하는 대체 가능한(교환 가능한) 토큰의 표준인 ERC20에 의해 제공된다. 한편, 상품은 대체 불가능한(고유한) 토큰의 표준인 ERC721에 의해 제공된다. 이런 토큰은 일반적으로 NFT라고 한다. (Semi-fungible 토큰을 위한 ETC1155 표준도 있지만, 이 글에선 좀 더 단순한 구분을 위해 ERC20 및 NFT만을 다루고자 한다.)
ERC20 토큰은 인터넷 네이티브 화폐의 한 형태로 제공되는 것 외에도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특성 덕분에 형평성, 유틸리티, 거버넌스라는 세 가지 용례를 제공하며, 많은 토큰들이 이 요소들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토큰의 분류 체계에 대해 깊이 파고들기 전에 이 사용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자.
지분형 토큰은 자산, 또는 자산 풀(Pool)의 소유권을 나타내는 대체 가능한 토큰이다. 이 토큰은 참가자로 하여금 네트워크에 희소한 자원(Resource)을 제공하도록 장려하는 데 사용된다. 크립토 네트워크에서 희소한 자원이란 자본, 개발자, 고객, 크리에이터, 컴퓨팅 파워 등을 의미한다.
지분형 토큰 시스템을 설계할 땐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프로토콜에 필요한 희소 자원은 무엇인가?
누가 그 희소한 자원을 갖고 있는가?
어떻게 그들에게 상호협력(Positive-sum)적으로 인센티브를 줄 것인가?
지분형 토큰을 사용하여 이해관계자들이 희소 자원을 제공하게끔 장려하는 프로토콜의 한 예시로, 이더리움에서 토큰 스왑을 위한 탈중앙화 거래소를 제공하는 Uniswap이 있다. 전통적으로 중앙화 된 거래소는 어떤 주문을 실행할 것인지 결정하는 매칭 알고리즘을 사용하며, 이는 투명성, 감사의 여지는 물론 커뮤니티의 소유 권한도 없는 검은 상자와 같다. 그러나 오픈 소스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로 구동되는 Uniswap을 사용하면 누구든 자신의 주문이 어떻게 실행되는지 개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Uniswap의 목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의 어떤 토큰 쌍(Pairs)에 대해 최고의 거래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은 이런 토큰들을 가진 유동성 공급자(Liquidity Providers, LPs)들로 하여금 그들의 토큰을 누구나 거래할 수 있는 자산 풀에 예치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이 프로토콜은 LP가 속한 풀에서 발생하는 거래의 수수료를 지분에 맞게 LP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기여를 독려한다. LP들이 토큰의 쌍(Token pair)을 풀에 예치하면, 프로토콜은 LP에게 거래 수수료에 비례하는 만큼의 “풀 토큰(Pool token)”을 제공한다.
이 경우, LP들은 네트워크를 위한 희소 자원(예: 자본)을 제공한 대가로 지분 토큰(예: 풀 토큰)을 지급받는 형태로 인센티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유틸리티 토큰은 스마트 컨트랙트 또는 오프 체인 시스템(예: Discord)에서 특정 기능을 획득할 수 있게 해 주는 대체 가능한 토큰이다. 유틸리티 토큰을 오프 체인에 적용하는 것은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하여 그 기능이 온 체인에서 적용될 때 가장 가치 있는 경향을 갖는다.
유틸리티 토큰 체계를 설계할 땐 다음 질문을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리가 해결하려는 핵심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를 위해 그것을 해결하는가?
어떻게 하면 그들의 문제 해결을 상호협력(Positive-sum)적으로 도울 수 있는가?
유틸리티 토큰의 사용 예시와 그에 따른 암호화폐 경제의 사례는 다음의 것들을 포함한다 :
자동화 & 신뢰 최소화 대출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전통적인 거래소에선 공매도나 레버리지와 같은 트레이딩 전략을 탈중앙화/신뢰 최소화된 방식으로 수행할 수가 없었다. 이들 거래소에선 중앙화 된 거래 상대방이 신용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청산이나 결제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과 같은 블록체인에서는, 탈중앙화 된 대출을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프로토콜이 거래자로 하여금 그들이 가진 토큰을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담보로 예치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통해 거래자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잠금 해제하게 되는 것이다. 탈중앙화 된 대출의 담보로 사용되는 이러한 토큰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자동화된 기능성을 잠금 해제한다는 점에서 유틸리티 토큰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Compound는 이런 대출 프로토콜을 Ethereum상에서 구축한 프로토콜의 한 사례다. 사용자가 Compound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Compound의 거버넌스 내에서 투표를 통해 담보로 승인을 받은 토큰 중 한 종류를 예치해야 한다. 이런 토큰은 현재 ETH, DAI, USDC, BAT, UNI 등이 포함된다. 사용자가 담보를 예치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이 부여되며, 거래자들은 이더리움 상에서 레버리지 된 롱 포지션을 취하기 위해 Compound를 활용하게 된다. 예를 들면, 그들은 ETH를 담보로 예치한 뒤 USDC 또는 DAI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을 빌리고 그것으로 다시 ETH를 구매한다. 당신은 숏 포지션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만약 대출에 대한 이자가 제대로 지불되지 못하거나, 예치된 담보의 시장 가치가 일정량 이상 감소할 경우 Keepers라고 불리는 자동 봇이 거래 수수료를 줄여버리는 방식으로 포지션을 청산하도록 유도하게 된다.
커뮤니티 접근성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할 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문제란 결국, 스팸은 제한하고, 회원들은 온전히 몰입할 수 있게 유도하고, 그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인 관점의 참여 요인을 만들어, 커뮤니티가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Friends With Benefits은 예술과 크립토의 교차 지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토큰화가 적용된 Discord 서버이다. 이 서버에 접근하려면 크립토 지갑에 60 $FWB(전용 토큰)를 보관해야 한다. 현재 이 금액의 가치는 $500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상의 진입 장벽은, 보통의 공개 서버였다면 순식간에 늘어났을 스팸을 막아주는 “작업 증명(Proof of work)” 성격의 역할을 해 준다. 또한, 이 토큰은 커뮤니티의 활동을 조율해 주는 메커니즘의 역할도 해 준다. $FWB토큰으로 인해 커뮤니티가 활기차게 운영되면, 이 커뮤니티에 접근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며 자연스럽게 $FWB의 가격이 상승하고, 기존 구성원들의 보유 자산 가치는 높아지게 되는 식이다.
점차 많은 커뮤니티가 토큰화를 적용함에 따라, 우리는 장기적인 인센티브를 보장하기 위해 커뮤니티 내에서 권리 부여의 명세(Vesting Schedule)나 토큰의 잠금 기간(Lockup)을 활용하는 멋진 사례를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지분형 토큰은 프로토콜 참여를 장려하고, 유틸리티 토큰은 프로토콜의 기능을 잠금 해제하는 동시에 참여자 사이의 조율을 용이하게 한다. 하지만 프로토콜은 이런 활동들이 투명하게 잘 작동하도록 실제로 어떻게 통제할까? 바로 거버넌스 토큰을 사용하는 것이다.
거버넌스 토큰은 투표 권한에 대해 소유하고 있는 비율을 의미한다. 다만 프로토콜을 구성하는 대다수의 회원에게 있어, 프로토콜의 최신 개발 관련 내용을 늘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프로토콜은 회원들 중 토큰 보유자들이 그들의 투표권을 믿을 수 있는 대리인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거버넌스 토큰 시스템을 설계할 땐 다음의 질문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우리 커뮤니티가 관리해야 할 공공재는 무엇인가?
거버넌스 토큰은 어떻게 발행되어야 하는가?
공정하고, 유연하며, 투명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거버넌스 토큰의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매개변수(Parameter) 설정과 업그레이드
크립토 네트워크는 스마트 컨트랙트로 작동한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대출 프로토콜에서 이자율을 계산하거나, 스테이블 코인이 자동으로 발행되는 규칙을 구현하거나, 토큰 간 교환 시 환율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로직을 실행한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처음 배포되면, 어떤 취약지점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특정 당사자에게 관리자의 권한이 부여될 수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상용 단계에서 충분히 테스트를 거치고 나면, 통상 핵심 팀이 프로토콜을 마음대로 업데이트할 수 없도록 관리자 권한이 다시 제거된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프로토콜은 여전히 업그레이드와 개선이 필요하다. Uniswap의 사례를 보면, $UNI의 보유자(Holders)들은 프로토콜에서 거래 수수료의 0.05%를 LP들이 아닌 $UNI 보유자들에게 리디렉션 하게끔 ‘수수료 스위치’를 켜는 것에 투표할 수 있다. Compound의 경우 $COMP 토큰의 보유자들은 프로토콜의 대출을 위한 새 담보 토큰의 예치 비율에 대해 투표할 수 있다.
최근 Yearn이라는 DeFi 프로토콜 커뮤니티는 현재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정교한 탈중앙화 거버넌스 시스템 중 하나를 제시했다. 이 제안은 $YFI(Yearn의 토큰)의 보유자로 하여금 Yearn 프로토콜의 예산 관리, 개발 로드맵, 투자 전략과 같은 특정 영역의 위원회를 직접 선출하게 하는 방식이다.
위의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듯 대체 가능한 토큰은 상품의 교환, 가치의 저장 및 온라인 커뮤니티의 조율을 위한 훌륭한 도구이다.
그러나 경제, 회사, 프로토콜은 성장을 위한 자금을 지원해 주는 ‘비즈니스 모델’ 이 필요하고, 사람들은 관계의 구축과 목적의식의 공유를 위한 도구가 필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NFT가 등장하게 된다.
고차원적으로 표현하면 NFT는 블록체인에 저장된 고유한 디지털 토큰을 일컫는다. 이미 이 영역의 다양한 활동과 흥미진진한 사례들에 대해서는 누구나 많이 알고 있겠지만, 더 큰 차원에서 이해하기 위해 고민해 보자면 — 사람들이 가상 상품의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의 영역에서 효용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정체성과 소속감
지위
개인적 의미
관계 형성
수집 욕구
특수 능력
이 각각이 크립토 경제에서 NFT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정체성과 소속감은 같은 역사의 공유와 스토리텔링이 제공하는 감각에 의해 촉진된다. 이러한 정체성과 소속감을 부여하는 것에 있어 대가로는 종교 집단이 있다.
크립토펑크는 크립토 커뮤니티 내에서 거의 준 종교와 같고, 크립토펑크를 소유한다는 건 크립토 씬의 역사적인 유물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신호와 같다. 이 아티팩트를 비싼 값에 팔기보다 직접 소유하여 크립토펑크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남기를 선택하겠다는 신호인 것이다. 크립토펑크의 소유자(HODLers)들은 그들이 누구인지 알리기 위해 프로필 사진을 크립토펑크로 변경한다. 물론, 누군가는 크립토펑크 NFT를 판매하고 그가 갖고 있던 기존 신원의 상실을 알리기 위해 프로필 사진에서 크립토펑크를 삭제하기도 한다.
지위는 가격과 희소성에 의해 결정된다. Louis Vuitton 가방이든 Lambo 가방이든, 어떤 매개를 활용해 지위적 신호를 발산하는 것은 인간 본성의 핵심 부분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지위는 보통 팔로워 수와 좋아요, 공유, 리트윗 등과 같은 참여활동의 지표에서 비롯된다. 이런 지표들이야말로 어떤 기업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가상 화폐’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좋아요’와 ‘팔로워’를 현금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비즈니스에 정통한 크리에이터들은 그들의 실제적인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는 자체 브랜드 스토어 운영, 상품 협찬, 강의 판매 등을 위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다.
하지만 만약 ‘좋아요’를 직접 돈으로 환전할 수 있다면 어떨까?
나는 크립토 기반의 소셜 앱들이 끝내 비디오 게임에서의 배지나 아이템처럼 느껴지는 새 형태의 “대체 불가능한 좋아요(Non-fungible likes)”를 만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 예를 들면 Snap의 Spotlight라는 새 프로그램은 인기 있는 콘텐츠(릴스, 쇼츠 같은 Short form video)를 만든 크리에이터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그 과정은 불투명하다.
대신, 크립토 기반의 소셜 앱에서는 소비자가 맘에 드는 콘텐츠에 투표를 하고, 1위를 한 크리에이터가 NFT로 보상을 받고, 이 NFT에 전체 상금 풀의 일정 지분을 부여할 수 있다. 이 프로세스는 온 체인에서 크립토 토큰과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해 수행되기 때문에 커뮤니티 주도적이고, 각각 독립적으로 검증될 수 있다.
현재 최고의 크리에이터들은 중앙화 된 플랫폼에서 비효율적인 가상 화폐(예: 좋아요/팔로우)와 현금으로 보상을 받는다. 미래의 크리에이터들은 개인 키를 통해서 커뮤니티 중심의 NFT를 직접 소유하고, 이를 직접 돈으로 교환할 수 있을 것이며, 결국 새로운 형태의 지위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인 의미는 감상적 가치(Sentimental Value)와 개인화(Customization)에 의해 좌우된다. 많은 사람들이 아기 시절의 장난감, 트로피, 혹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 특별한 반지와 같은 것들을 갖고 있다. 단식을 도와주는 앱 서비스인 Zero는 24시간, 혹은 5일 연속 간헐적 단식에 성공할 경우 이정표에 도달했다는 의미를 담아 특별한 배지를 제공한다.
마찬가지로 크립토 프로토콜 역시 온 체인 활동에 기반한 이정표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NFT를 발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Rabbithole은 업계에서 선도적인 DeFi의 프로젝트와 협력하여, 특별한 NFT나 프로토콜 토큰을 보상으로 제공하는 퀘스트를 만든다. 이런 방식은 특별한 NFT를 위해 온 체인 퀘스트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유저들이 어떤 프로토콜에 재미있게 온보딩 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프로토콜의 고객 확보를 돕는다.
또 다른 사례는 Uniswap의 v3 프로토콜이다. 이 프로토콜은 유동성 공급자(LP)가 풀에 유동성을 예치할 때마다 특별한 NFT를 제공한다. 이 NFT들은 LP들이 어떤 풀에 예치했는지, 유동성 커브의 범주 중 어디에 있는지 등의 여러 요인을 반영하여 자동으로 생성된다.
나는 추후엔 누군가의 중요한 온 체인 활동 내역을 기념하는 NFT 컬렉션이, 트로피 케이스나 워크인 클로젯의 인터넷 버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일본의 사업가들은 서로 선물을 교환하며 신뢰를 쌓고 존경심을 표시한다. 트위치의 시청자들은 스트리머에게 이름이 불리기를 기대 하며 친밀감의 표시로 팁과 선물을 보낸다. 크립토 경제에서, 이런 팁과 선물은 온라인 관계 형성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웹 2.0은 결국 팔로우, 좋아요, 댓글의 개수와 같은 사회적 그래프가 핵심이었다. 웹 3.0은 당신이 구매한 NFT, 투자한 프로젝트, 획득한 소셜 토큰들과 같이 사회적 + 경제적 그래프가 핵심이 된다. Crunchbase에 등록된 회사의 프로필은 경제적 그래프의 초기 예시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은 거의 대부분의 스타트업에 대하여 누가 투자했는지, 얼마나 투자했는지, 펀딩 라운드가 언제 있었는지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다.
크립토 네트워크의 모든 거래가 온 체인에 기반한 덕분에 우리는 소셜 앱, 온라인 커뮤니티, 마켓플레이스 등에서 풍부한 경제적 그래프를 구축할 수 있다. 점차 우리는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그리고 온갖 참신한 프로젝트를 위해 탄생한 크립토 버전의 Crunchbase를 보게 될 것이다. Mirror에서 소설, 뉴스레터, 크리에이터 레지던스 등의 창조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해 준 토큰화 된 크라우드 펀딩은 이러한 경제적인 관계를 잘 보여준다.
비록 사람들의 관계를 지나치게 금융화 할 위험이 존재하지만, 많은 사람들 이 이러한 경제 그래프를 통해 개발된 끈끈한 유대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NFT가 가능하게 한 새로운 형태의 관계로는 개인 대 개인(peer-to-peer) 자격 증명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개인의 특정한 자격을 증명하는 주요한 출처는 대학의 학위, 근무 회사, 소셜 미디어 영향력, 그리고 레퍼런스이다. 이것들은 아주 비효율적이며, 완벽히 정확하지도 않고, 납득 가능한 정보가 되기까지 아주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함께 일한 최고의 백엔드 개발자에게 “최고의 백엔드 개발자” NFT를 보낼 수 있다면 어떨까? 혹은 이사회 구성원에게 “큰 도움이 되는 VC” NFT를 줄 수 있다면? 이런 배지를 NFT로 발급할 때의 이점은, 그 배지가 어떤 사람에게서 왔는지 특정할 수 있으며 희소성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예: 당신이 어떤 종류의 배지를 딱 3번만 발급했다면, 그 배지를 가진 사람들의 능력이 어느 정도로 희소한 지 알 수 있을 것). 나는 누군가를 고용한다면 대학 학위보다는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추천 요소를 발급받았는지를 보고 싶다.
나는 이런 종류의 NFT가 새로운 형태의 관계 그래프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것은 결국 채용 공고, 콘텐츠, 데이팅 등의 수많은 영역에서 더 뛰어난 추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비니 베이비든, 포켓몬 카드든, 수집품은 지위와 경쟁에 대한 우리의 타고난 욕망을 자극한다. 크립토 프로젝트에서 수집 욕구의 핵심은 컬렉션이 식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NBA Top Shot은 쇼케이스 기능을 통해 이를 달성했다. 심플한 툴을 제공하여 쉽게 컬렉션을 만들 수 있게 해 주고, 프로필 페이지에 그 컬렉션을 디스플레이해 준 것이었다:
Mirror에서 우리가 열광하는 한 가지는 “디지털 책장”이란 기능이다.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는 대신, 각기 다른 가격과 희귀 등급(예: 골드, 실버, 브론즈)으로 구매하여 수집한 다음 이를 자기 프로필에 공개되는 컬렉션으로 전시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처럼 NFT를 잘 활용하면 Chris Dixon의 글 “NFT와 1천 명의 진짜 팬”에서 묘사된 것처럼 크리에이터들은 시간에 따라 더 나은 방식의 수익 창출을 만들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NFT가 위 예시처럼 크리에이터를 위한 개선된 수익 창출 방식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큐레이터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예상한다.
만약 Spotify의 유저들이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에 투표를 하고, 탑 큐레이터들은 현금과 Spotify의 주식을 섞어서 보상으로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Pinterest가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가져가는 보상만큼, 같은 형태로 최고의 Pinner(큐레이터)들에게 보상을 제공한다면 어떻게 될까?
더 많은 디지털 미디어들이 기본적으로 NFT가 됨에 따라 최고의 노래, 비디오, 뉴스레터, 팟캐스트 등의 콘텐츠를 큐레이팅 하는 자들은 그들의 NFT 컬렉션을 번들로 묶고, 라이선스 비용 또는 이용에 따른 로열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큐레이터 경제가 탄생하는 것이다.
아주 먼 옛날, 저 멀리 떨어진 메타버스 세계에서- 게임 업계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유저에게 ‘특수 능력’을 판매하는 것임을 알아차렸다. 이 능력이란, 어려운 레벨을 건너뛸 수 있게 해 주거나 게임에서 쉽게 이길 수 있도록 능력치를 향상해주는 것 등이 포함되었다.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앱 카테고리인 데이트 앱도 비슷한 접근법을 따른다. 데이트 앱에서의 특수 능력이란 더 많이 ‘스와이프’하며 사람들을 여러 명 살펴볼 수 있게 하는 능력이나, 더 가시성을 향상해 더 많은 매칭으로 이어지게 해 주는 것 등이 포함된다.
LinkedIn 또한 프리미엄 가입자에게 더 많은 검색 결과와 고급 분석 기능을 제공하며 이 접근 방식을 따른다. 돈을 내고 특수 능력을 얻으면, 유저는 더 빨리 일자리를 찾거나 적합한 지원자를 채용할 수 있다.
크립토 세계에서 NFT는 소수의 파워 유저에게 유명 커뮤니티의 모더레이터로 임명하는 것과 같은 특수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수여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NFT를 써야 할까? NFT를 활용할 때 장점은 NFT의 소유자가 중앙화 된 개체로부터 러그 풀(가치를 이용, 착취하고 도망가는 것) 당하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스마크 컨트랙트는 독립적으로 검증 가능한 논리를 기반으로 작성된 규약만을 실행한다.
거버넌스 메커니즘에 따라 커뮤니티는 누가 모더레이터가 되는지, 어떤 권한을 가질지, 어떤 경우 퇴임시킬지 등의 근거 조항을 결정할 수 있다. 누가 “초권력”을 갖고 누가 갖지 않는지를, 중앙화 된 기관 대신에 커뮤니티가 결정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크립토 네트워크는 안전하고 투명한 인터넷 기반 경제를 가능하게 한다. 크립토 경제의 기본 가치 단위는 토큰이다. 대체 가능한 토큰은 돈, 지분, 유틸리티 및 거버넌스라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하고 사람들에게 정체성, 지위 및 소속감을 줄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이다.
여전히 크립토 경제는 높은 트랜잭션 수수료나 투박한 온보딩 과정처럼 많은 도전 과제들이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크립토는 비주류 활동의 영역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훨씬 많은 기관들과 기술자, 기업가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영역으로 변모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린 암호 화폐, 탈중앙화 금융(DeFi) 및 크립토 예술을 볼 수 있었다. 이제 곧 있으면 크립토-소셜 네트워크, 크립토 커머스, 크립토 전문 회사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크립토 경제를 설계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할 때 나는 종종 Ethereum의 공동 설립자인 Vitalik Buterin의 다음 인용문을 생각한다. “내게 있어, 크립토의 목표는 모든 신뢰에 대한 필요성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크립토의 목표는 사람들이 누구를 믿어야 할 지에 대해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암호학적이고 경제적인 정보의 기본 요소에 접근권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음 10년은 이런 경제적이고 암호학적인 기본 요소를 사용해, 투명하고 공평한 인터넷 기반 경제의 새로운 세대를 설계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