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보니 울고 있었다.
꿈을 꿨다.
엄마와 오빠가 내게 한 말 때문에 눈물이 안 멈췄다.
휴학을 하고 쉬고 있는 나에게,
"너는 그 과를 왜 그만둔 거니?"
- 그냥. 맞는 애들도 없고 다 좀 그러네.
"에휴.. 진짜 안쓰럽다 안쓰러워."
- 엄만 내가 안쓰럽고 불쌍해?
"그래. 안쓰럽고 불쌍해. 어떻게 휴학을 할 수가 있냐. 멀쩡하게 잘 다니면 되지"
- 아니 살다 보면 쉴 수도 있는 거잖아. 오빠 안 그래?
나는 분명 오빠를 보고 말했는데, 오빠는 엄마를 보면서 대답한다. 꼭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거 같다.
"음... 맞아 안쓰러워."
"응. 그렇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을 그저 지켜보기만 하며 아무 도움도 주지 않는 선생님을 보는 느낌이었다. 격려의 말을 듣고 싶은데 듣지 못하는...
꿈에서 깬 뒤에도 눈물을 또 흘렸다.
맞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많고, 나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1년 쉬는 게 안쓰러운 눈빛을 받으면서까지 지탄받을 일은 아니다. 잠깐 쉬는 게 뭐 어때서.
평소에 이런 눈빛을 받지 않았던 건 아닌데, 그렇다고 잔소리만 백날 들었던 건 아니다.
나 혼자 어느새 부담이 쌓였나 보다. 생각을 하다 보면 깊게 파고드는 스타일이라 우울의 늪을 파고 또 팠었다.
거기에 안쓰럽고 불쌍하다는 말이 더해지니 참았던 감정이 폭발했던 것 같다. 요즘은 이 말들이 듣기만 해도 화가 난다.
덕분에 아침부터 촉촉하게 눈물로 시작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