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뿌리와날개 Sep 05. 2024

나는 SOLO 22기, 독일 돌싱녀들은 울지 않는다

한국의 이혼녀들은 왜 우는 걸까?

나는 솔로 22기, 돌싱특집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다들 재미있게 보고 계신가요?


거의 1년 만에 돌아온 이번 나는 솔로, 출연진 소개를 보다가 문득 10기, 16기 돌싱특집의 자기소개와도 오버랩되면서 이혼, 특히 애 딸린 이혼녀에 대한 한국과 독일의 분위기가 이렇게 다르구나! 하고 한 번 더 느끼게 돼서 우리 채널에서 한 번 다뤄보고자 합니다.


국제연애나 국제결혼 하신 분들, 그리고 국제이혼을 앞두신 분들 중에서 아직 유럽의 정서를 잘 모르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분들을 청자로 두고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가장 눈에 띄었던 건 한국의 싱글맘들은 이혼과 자녀에 대해서 많이 슬퍼한다는 점이었어요. 아이가 만 열 살이 될 때까지 독일에서 9년 동안 싱글맘으로 살아왔고, 또 다양한 연령대의 싱글맘들과 교류를 했던 제 입장에서는 이게 가장 두드러진 차이라고 느꼈습니다.


독일뿐만이 아니라 유럽의 정서는 대체적으로 So what?이에요. 그다음은 이성교제에 있어서 자녀를 가진 상대방에 대해서, 특히 양육 중인 여성에 대해서 상대 남성은 물론 당사자조차도 아이의 존재 유무를 부담스럽게 생각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먼저 이혼과 자녀 양육을 한국인들만큼 비극적으로 느끼지 않는 유럽인들의 정서에는 이런 밑바탕이 있습니다.


첫 번째, 어딜 가든 내가 이혼했다고 밝힐 일이 잘 없습니다.  몇 년을 알고 지내도, 내가 일부러 말을 하지 않는 한 아무도 나의 가족관계에 대해서 캐묻지 않습니다. 타인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기본 중의 기본매너예요.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우리도 초면에 “얼마 버세요? 왜 연봉이 그것밖에 안돼요?” 하는 말 하지 않잖아요. 똑같습니다. “결혼하셨어요? 근데 왜 이혼하셨어요?” 는 그런 느낌이에요.


질문은 원래 권력자가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면접을 볼 때도 고용주가 질문을 하는 거고, 아이와 어른 사이에서는 어른이 너 몇 살이니, 이름이 뭐니 하고 묻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아무리 스스로 당당하려고 해도 일단 누군가 나에게 뭔가를 묻는다는 건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순간적으로 대답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심리적 압박도 들고요. 더군다나 이게 내 마음에 생채기를 낸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공공연히 받을 수 있는 사회라는 거 자체가 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만들어요.


그런데 유럽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 만나는 사람, 처음 가는 자리에서도 나를 소개할 때 이혼한 과거로 인해 주눅 들거나 위축될 일이 없습니다.








두 번째, 결혼할 때나 아이를 출산할 때 이미 이혼과 한부모의 삶을 계산에 넣습니다. 남성도 그렇지만 특히 본인의 몸을 통해서 직접 출산하고, 높은 확률로 양육을 담당하게 되는 여성들은 거의 백이면 백, 이걸 밑바탕에 깔고 가요.


그래서 동거하는 사이에 아이를 낳게 되면 장기적으로 양육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처음부터 엄마 성을 아이에게 주고요, 결혼을 해도 주머니를 따로 찹니다. 제도는 제도일 뿐 결혼이 두 사람의 사랑이나 유대관계를 특별히 더 견고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결혼해서 잘 사는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결혼생활을 30년 넘게 하고 있는 사람들, 심지어 50대, 60대, 70대 독일인들에게 물어봐도 비슷비슷하게 대답해요. 이게 아마 결혼제도를 바라보는 한국과 서구사회 시선의 가장 큰 차이점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연애를 하시는 한국 분들이 남녀를 불문하고 반드시 알아두셔야 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 그리고 이들이 이렇게 나도 언제든 이혼하고 한부모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머릿속에 각인하고 사는 이유는, 그런 문화를 이미 복지 시스템으로 잘 보완해 주는 사회에서 살고 있고, 그 제도가 다시 사람들의 인식도 바꿔놓았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유럽인들은 결혼 안 하고 동거만 하고 산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굳이 인과를 따지자면 유럽에 동거가 만연해서 결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이혼이 워낙 흔하니까 굳이 골치 아프게 서류에 사인을 안 하려고 하게 된 것에 가깝습니다.


이런 케이스들이 자꾸 늘어나니까 결혼제도의 테두리 안에서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와 양육자, 보통은 여성이 되겠죠? 이런 사람들이 늘어나고 사회가 혼란스러워지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제도적으로 보완을 하기 시작한 거고, 또 이렇게 복지 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보니까 이런 가정들도 경제적으로 무너지지 않을 수 있고, 또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다 보니까 다시 정서적으로도 무너지지 않게 된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 다시 개인의 책임감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요.


그 개인이라 함은 보통 전통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식구들을 책임지던 남성들이죠. 내 아내, 내 자식이 이혼으로 인해서 경제적, 사회적으로 받는 대미지가 그다지 크지 않다 보니까 그들에 대한 도덕적 의무감이나 책임감을 비교적 쉽게 벗고 나 개인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팽배해진 겁니다.


여성에게 끼친 영향도 있는데 이건 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설명해 드릴게요.








우리가 사는 세상은 워낙 복잡 다양해서 수학처럼 1 더하기 1은 2라고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저는 여기서 제가 생각한 세 가지 이유를 들어드렸지만, 한 가지 사회 현상이 발생하는 데에는 그보다 훨씬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른 시각, 다른 분석도 나올 수 있고요. 그래서 그 점 염두에 두고 들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이성과 연애하는 것, 그중에서도 소위 말해 ”애 딸린 이혼녀“를 바라보는 한국과 서구사회의 시각에도 큰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나는 솔로 10기, 16기 그리고 22기까지 돌싱특집을 쭉 보니까 한국 남성들이 아이가 있는 여성과의 연애를 망설이는데에는 보통 세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아이에게 아빠 노릇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심리적으로 부담스럽고, 남의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는 것 같고, 마지막으로 아이 때문에 자유롭게 연애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몸매나 성적인 부분을 염두에 두거나 자녀의 성별을 신경 쓰는 남자들도 있겠지만, 이건 논외로 하겠습니다.


독일에서 남자아이를 돌 때부터 혼자 키워오면서 싱글인 남자들과 데이트도 해보고, 연애도 해본 입장에서, 또 주변의 많은 독일인 싱글맘들의 일과 사랑, 그들의 삶까지 가까이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잘 설명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다 보니까 길어져서 다음 영상으로 이어 가겠습니다.


쫌 겪어본 싱글맘의 국제결혼과 이혼상담소, 그럼 다음 영상에서 봬요!


https://youtu.be/4itSKjFJVEU?si=gvxWuYJM2lf-2npc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