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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곰 Nov 03. 2024

진짜(?) 작가가 되었다
: 첫 책을 출판하기 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있지만 이번엔 진짜 작가가 되었다. 지난 10월 30일 내 인생의 첫 번째 책이 출판된 것이다. 


'나의 프로방스 일기 : 남프랑스에서 살았던 5년의 기록'


책 제목이다. 다소 길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제목이 붙여졌다.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서 공부하면서 썼던 일기가 무려 6권이나 된다. 먼지만 쌓여있던 그 일기장을 다시 집어 들면서 나의 지난 시간을 다시 되돌아봤다. 힘들었던 시간이 많았다고 믿었던지라 다시는 보지 않으려고 했던 나의 기록들이었다. 그러나 꾹꾹 눌러쓴 일기의 한 글자, 한 단어, 한 문장이 읽혀질 때마다 잊고 있던 행복한 기억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외딴곳에서 혼자 외롭게 살았지만 행복한 순간이 꽤나 많았구나." 나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누그러트리며 이 기록들을 세상에 공개하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 


무작정 써 내려갔던 일기장을 내 노트북에 옮겼다. 문장을 다듬고 조금 더 정제된 단어를 찾아 바꿔 썼다. 완성된 에피소드는 약 30개 남짓. 그곳에서 살면서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한국과 프랑스를 바라봤던 나름의 주관적인 시선도 끄집어냈다. 글을 옮겨 적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기준은 단 한 가지였다. '다른 도시 (파리, 리옹 등)에서도 알 수 있는 내용은 빼자. 이 책을 읽고 남프랑스에 다녀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하자.'


이제껏 책을 내본 적이 없었기에, 이 글의 경쟁력과 가치를 주관적으로 판단하여 출판 기획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대형 출판사뿐만 아니라 소형 출판사까지 약 40군데에 원고 투고를 했다.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며 출판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출판사는 총 3곳이었다. 그중 두 군데는 작가가 일부 금액을 투자해서 반자비 출판을 희망한 곳이었다. 


내가 선택한 출판사는 '프로방스 출판사'였다. 내가 살았던 동네와 똑같은 이름이라서 조금 더 눈길이 갔다. 프로방스 출판사에서는 기획 출판을 해주겠다고 했다. 이른바 작가의 부담 없이 출판사의 온전한 투자로 책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출판사에서 내 글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엇보다 작가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세상에 내놓기에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나는 지난 7월 여름, 출판사 대표를 만나 계약했다. 


그리고 정리했던 원고를 다시 고쳐 출판사로 보냈다. 나는 최종 인쇄 전까지 출판사를 미안하다시피 괴롭혔다. 표지 수정만 4번을 했고, 원고 수정만 7번을 했다. 컴퓨터로 보는 원고와 인쇄해서 읽는 원고는 확실히 달랐다. 그때는 보이지 않던 어색함이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이는 경우가 허다했다. 


내가 갖고 있던 외장하드 8개를 뒤져 책에 넣을 사진을 골랐다. 그렇게 처음에 꺼내 놓은 사진만 500장이 넘는다. 최종적으로 책에 삽입된 사진은 100여 장이다. 10장 정도를 빼고 나머지 대다수는 내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노랗고 파아란 프로방스의 정취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을 넣었다. 

2024년 10월 30일. 나의 첫 책이 출판됐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서 신간 코너에 내 책이 쌓여있는 걸 보고 울컥했다. 아, 나도 작가가 되었구나-


표지는 내가 살았던 기숙사 건물이다. 그곳에서 3년을 살았다. 나는 책 표지를 보자마자 온갖 감정과 추억에 휩쓸려 책을 바로 펼쳐보지도 못했다. 그만큼 소중하고, 아름다웠고, 대차게 앞으로 나아갔던 나의 모든 시간이 담겨있다.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한 책이 아니다. 바쁜 일상에서 하늘마저 쳐다볼 수 없는 이 사회에서, 조금이나마 프로방스식의 여유를 갖고 책 속에 빠져봤으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이 있다. 많은 사람이 내 책을 사랑해 줄까? 얼마나 팔릴까? 그것보다 한 사람이라도 내 이야기에서 희망과 도전을 찾았으면 좋겠다.





저의 첫 책, '나의 프로방스 일기' 는 온라인 서점 뿐만 아니라 가까운 대형 서점에도 모두 입고되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626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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