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교육을 준비하는 교육 담당자들은 종종 상위 리더와의 이해도 차이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곤 한다. 리더들 중 일부는 오프라인 교육 때의 관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교육의 온라인 진행’만 생각한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강의를 Zoom에서 하면 되는데 뭐가 그렇게 힘드냐는 관점이다.
하지만 언택트의 패러다임은 완전 다르다. 오프라인 교육을 구성원, 콘텐츠, 플랫폼 차원에서 살펴본다면 교육을 진행하는 담당자들은 오프라인 강의실 중심의 과정(교과목) 담당자였다. 물리적 공간이 존재하고, 교수자와 학습자가 존재하며 ‘손에 잡히는’과정을 컨트롤하면 되는 오프라인 과목의 담당자였다. 또한 콘텐츠도 해당 과정에 대한 콘텐츠만 준비하면 되었는데, 강의안이나 출력 교재 정도면 충분했다. 플랫폼의 중요성도 크지 않았다. 학습자의 출결이나 과제 제출 여부만 확인할 수 있는 기능만 있다면 큰 문제가 없었다
.
하지만 언택트에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언택트에서 교육담당자의 역할은 완전히 다르다.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 전·후의 여정을 채워야 하는 콘텐츠 큐레이터이자, 총괄 PD의 역할이 요구된다. 또한 출력 교재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마이크로러닝 형태의 콘텐츠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습 플랫폼은 더 이상 출결 관리 기능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전-중-후 교육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학습경험플랫폼(Learning-eXperience Platform: LXP)의 역할까지 확대되었다.
이는 모두 언택트 교육의 어려움과 과정 기획자가 해결해야하는 페인 포인트와 관련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학습자들을 자리에 앉히고 물리적으로 강의를 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 수 있었는데, 언택트의 경우는 학습자를 자리에 앉힐 수 없다. 즉, 카메라를 꺼버리면 참여하게 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없다. 또한 오프라인 과정에 비해 피로감은 높지만 몰입도는 낮은 경우가 많다. 급히 처리해야할 업무 등 교육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너무 많고 노트북 등 스마트 기기가 주는 피로감도 큰 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교수자와 다른 학습자와 함께 있다는 느낌이 없다는 점이다. 즉, 언택트 상황에서의 학습 실재감이 부족하기에 학습자들은 학습에 몰입하기 어렵다.
세계 최대 규모의 HR컨퍼런스인 ATD 2021에서는 언택트 시대의 교육에 대한 변화(Beyond Classroom)를 세 가지로 제안한다. 첫째는 커리큘럼의 변화이다. 오프라인 교육에서는 몇 시간 과정 중심의 강좌로 진행되었지만, 언택트 러닝에서는 몇 주 동안의 학습 여정을 기획하여 학습자 중심의 실제적인 학습이 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둘째는 공간이 강의장이라는 물리적인 장소에서 학습자라는 학습이 실재 일어나는 존재적 공간으로 이동해야 한다. 물리적인 공간은 사라지고 학습의 대상이자 주체인 학습자만 남았다. 셋째는 교육 담당자의 역할 변화이다. 교육 담당자는 학습자에게 무엇을 제공하는 존재가 아니라, 학습자의 입장에서 학습을 촉진하고 도울 수 있는 존재로의 역할이 변화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