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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아 Nov 19. 2021

손해 보지 않는 연애, 그런 게 존재하긴 할까요?

그런 게 있다면, 이 세상에 사랑은 없을 거예요.

 음, 어떤 연애를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손해 보는 연애를 하고 있다.'라고 답할 거고, 덧붙여 '손해 보는 게, 연애의 규칙이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하나하나 다 따지고 충분히 계산적으로 행동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게 ‘연애’라는 거 아닐까요? 그리고 뭐든 다 따지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건 사랑이 아닐 거예요.


말하기 정말 부끄럽지만 저는 그동안 단 하나라도 손해 보지 않으려는 연애를 해왔어요. 연애 관계에서 항상 ‘슈퍼 甲’의 입장에 있었고, 제 지인들까지도 남자친구들의 편을 들 정도로 극악무도한 연애를 했거든요. 상대방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무기로 삼아, 정말 유치하고 미성숙한 연애를 해왔던 거예요. 이런 연애를 수년간 반복하다가 전 남자친구와의 이별 과정에서 많이 배웠고 그만큼 성숙해진 것 같아요.


전 남자친구는 마지막 이별의 순간, 저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


“절대 착해지지 마. 언제나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이 모습 그대로 있어줘. 그래야 내가 널 잡지 않은 걸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

이 말은 그가 저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말이었고, 그는 정말 많이 울었어요. 사실 이런 비슷한 뉘앙스의 말들은 연애하면서 많이 들어왔는데 한 번도 마음에 와닿거나 미안했던 적이 없었거든요..? 근데 그날은 유독 마음이 저릿하더라고요. 밤새 생각해 본 결과, 답은 하나였어요. ‘나는 마음을 다해 그를 사랑해 주지 않았다.’


잘못해도 넘어가 주고, 실수해도 봐주고, 알면서도 속아주고-

상대를 사랑한다면 이런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한데, 전 그동안 그런 마음보다는 나의 자존심을 챙기는 게 중요했거든요. 내가 그동안 잘못 생각했다고 정리되니까, 스스로 많이 부끄러웠고 죄책감도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내가 사랑을 주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내게 사랑을 주던 사람들이 떠나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사랑을 ‘주고받는’ 연애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아직도 실수와 배움을 경험해요.


도아의 말처럼, ‘데이트 통장, 반반 결혼, 반반 육아, 셀프 효도’ 등 요즘 참 많은 이슈가 있어요.

‘동등’이라는 기준이 이상한 잣대로 폄하되며 생겨난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심지어 상대방의 생각을 검증(?)하려는 목적으로 악의적인 질문을 던지며 대답을 기다리기도 해요. (이건 제가 최근에 겪은 일이예요.) 서로 사랑하니까 맞춰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왜 그 말에 이어지는 대화가 ‘니가 여자라서, 넌 부담이 없으니까, 넌 개념녀네 아니네’로 이어지는 걸까요?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다들 날이 서있는지 모르겠어요. 서로를 배려하는 게 이리도 힘든 일일까요?


사랑의 감정에서 나오는 마음의 행동까지도 계산하고 평가받아야 하는 현실이 참 애석하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 이 시기를 통해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겠죠…? 머릿속에 수백 개의 물음표가 떠다니지만, 그 사이에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느낌표에 더 집중하며 사랑하는 매일을 보내려고 해요. 도아도 느낌표로만 가득 찬 하루가 되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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