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과 내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싶었던 마음이 공존한 모로코 여행기. 지금 이 순간에도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나의 마라케시 여행기.
연초 한해 여행 계획을 짤 당시 나의 우선순위는 무조건 모로코였다. 이미 몇 번 다녀온 남편의 입바람도 크게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유럽 아닌 다른 대륙, 그것도 아프리카 대륙으로의 여행이 간절했다.
거기서 안전을 비롯한 여러 요소들을 기준으로 고르고 골라 남은, 유일하고도 간절했던 선택지가 모로코였다.
그 결과 파리 다음으로 내 인생에서 가장 최고의 여행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마라케시다. 그 이유가 녹아든 찬양과 마땅한 그리움의 고백 시작.
한국, 외국인을 포함한 내 주변 친구들 중 모로코 여행을 다녀온 이들의 수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나도 적더라. 무엇보다 테러 관련해 안전하지 않은 무슬림 국가라는 우려가 지배적인 탓이겠지만 무엇이든, 어느 곳이든 실제로 겪어보지 않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솔직한 말로 언어가 되지 않는 누군가가 나 홀로 모로코 여행을 한다면, 순간순간 의도치 않게 겁먹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건 전혀 다른 문화와 풍경에 압도되어 긴장한 탓도 있겠지만, 대화 없이 표정과 행동만 보고 그 사람의 속내를 알 수는 없으니 어느 여행이든 마찬가지리라. 내 경우 불어를 하는 덕분에(모로코는 프랑스 식민지였다.) 모든 것이 쉽고 친절하다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그들의 표정에서 느껴지던 친절, 길을 가다 건네는 미소 및 말들이 너무나도 따스했다.
남편은 10살 때 첫 마라케시 여행을 했단다. 그리고 그때의 문화 충격과 풍경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단다. 우리 애들은 각각 만 3살 반, 2살 때 마라케시를 마주했다. 그리고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첫째 아이는 마라케시를 가고 싶다고 꽤나 자주 언급한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모로코 풍경을 보자마자 모로코라는 사실을 알아채고 반가운 목소리 가득 묻어난 정답을 외쳐대는 아이. 그만큼 어린아이의 머릿속에도 오래도록 각인되기에 충분한 여행이었음이 분명하다.
아직까지는 유럽에 비해 많은 정보도, 다녀온 이도 없는 지금. 모로코와 마라케시가 앞으로 더 유명해지기 전에 기록하는 나의 여행기. 어떠한 가이드북도 없이 온전히 내가 찾고 발견한 모로코와 마라케시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