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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붐 Feb 05. 2021

#2 오늘도 게하로 출근합니다.

진상의 끝은 어디인가

진상의 끝은 어디인가


#1 내가 스텝을 하기 전의 일이라 어떤 내막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게스트하우스 내에서 큰 소란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당사자들의 얼굴을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잊을 수 없었겠지. 그 문제의 게스트는 남성들이었는데 여성분들에게 행한 불쾌한 언행이 문제 되었다고 들었다. 워낙 다사다난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큰 소란이 일 정도였으면 문제의 심각성이 컸나 보다. 그날은 사장님이 바빠 게스트 안내부터 파티 준비까지 나와 다른 스텝들이 준비를 했었다. 파티가 시작되고 한 두명씩 파티원들이 공용 주방에 모여들 때, 공용 주방 입구에서 사장님이 한 무리의 게스트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계셨다. 그리곤 그 게스트들을 조용히 불러 복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뭔가 심상치가 않아 보였다. 갑자기 그 남성분들이 고성을 지르며 사장님에게 따지듯 달려들어 뭔가 사단이 생긴듯하여 나가 보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남성들은 과거 게스트하우스 내 소란을 일으켰던 장본인들이었고 이를 사장님이 알아보신 거였다. 큰 소란이 일어나면 파티 중인 게스트들에게 피해를 줄까 싶어 사장님은 전액 환불해드릴 테니 조용히 나가 달라고 했다. 그러나 그 게스트들은 적반하장으로 왜 나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만약 본인이 나가야 한다면 전액 환불은 물론이거니와 당일 숙박비를 추가로 달라고 하였다. 하하. 돌겠네.


#2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한지 한 달쯤 되었을까. 짧은 시간이라면 짧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기간 동안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을 볼 수 있었다. 웬만한 진상들에겐 면역이 되어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경기도 오산!

게스트하우스로 출근을 한 후 공용 주방에서 시리얼로 아침을 먹고 있었다. 

한 게스트에게서 카톡이 왔다.


 '누가 방에 토를 했어요!' 


시리얼을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카톡을 보낸 게스트가 있는 방으로 뛰어갔다.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역겨운 냄새. 한 게스트가 본인의 침대에 토를 해놓았다. 그리곤 친구의 2층 침대에 같이 누워 핸드폰을 보며 히히덕거리는 게스트들. 하하. YOU WIN!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이 그 광경을 보고 벙찐 우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으며 그녀들은 자기들끼리 히히덕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더랬다.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본인이 새벽에 토를 했단다. 그리고 빨리 치워달랜다. 참다 참다 한마디 했다. 치우는 건 저희가 치워드리는데 그래도 본인 행동에 대해 사과는 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그들은 정말 강했다. 저희가 세탁비도 드리는데 왜 사과를 해야 하죠? 



지금 이 순간에도 온갖 인간군상을 목격하고 계실 전국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들께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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