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를 하다 보면 항상 같은 유형이 나오는 건 아니었다. 과거 다크 했던 시절, 텐션이 올라가 있던 때 등 다른 유형이 나올 때가 있었지만, 나는 전형적인 INFJ이다.
최근 반복적인 검사를 통해서도 INFJ만 연속으로 나오는 걸 보면서 도대체 내 유형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 결과를 보면서 위로받고 깊은 공감을 했다.
내 주변에는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 없으며 그동안 삶에서도 잘 만나지 못했는데 MBTI 결과를 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극소수에 속하는 유형이기도 하다. 스스로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 이건 가족과 친한 지인들에게 질문해도 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답변이 돌아온다. 내가 어떤 사람인 것 같은지 질문을 해보면 그 종류가 여러 가지이다.
혼자 있을 때면 생각이 무척이나 많고 꼬리에 꼬리를 물어 확장되어 어느 순간 유니버스가 형성된다. 장르는 다양하다. 판타지, 드라마, 스릴러 등 그때마다 다르다. 사람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분석하고 관찰하게 된다. 일관된 자세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보다 거의 대부분 상대방의 기준에 맞추어 대화를 이어나가고 관계를 그때그때 정립한다. 이런 작업은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기에 사람을 만나는 건 무척이나 피곤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여러 사람을 만나는 건 녹록지 않은 미션이다. 내 자신이 INFJ지만 이 유형은 참 별나다. 혼자서 손절하고 또 손절한다. 상대방은 그 이유를 알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굳이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나만의 '선'이라는 기준이 있는데 상대방이 그 선을 넘는 걸 유쾌하게 넘기지를 못한다. 가족이나 친한지인도 라인의 기준은 다를지라도 마찬가지다.
INFJ 대부분은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뚜렷한 답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 일대일 만남을 알게 모르게 선호하는 건 INFJ들의 공통적인 특성인 것 같아 위로받았다(유튜브 INFJ 댓글 모음을 보고..)
아이러니하게도 본업은 INFJ 유형이 그다지 선호하는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 1가지가 생긴 건 정말 다행이다. 통계적으로 INFJ가 극소수의 유형이라고 하는 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것 같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와 같은 INFJ 유형을 만나는 날이 온다면 무척이나 반가울 것이다.